핀란드. 제가 처음으로 핀란드를 알게 된 것은 11년전, 그러니까 제가 초등학교 6학년때 자일리톨 껌 광고가 나왔을 때입
니다. 그때당시 한창 롯*인지, 어딘지는 모르지만, 핀란드 사람들은 자기 전에 자일리톨 껌을 씹고 잡니다. 휘바휘바 이런
광고였지요. 그때당시 애들이랑 축구하다가 골 넣으니 다들 주변에서 골 세레모니로 휘바휘바! 외쳤던 기억이 납니다.
그냥 핀란드란 나라는 저에게 있어서 북유럽에 있는 우리나라만한 나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그땐 아 그냥 그
렇구나 이런게 있구나 하고 제 기억속 안드로메다같이 사라졌습니다. 점점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고 핀란드란 나
라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들을 들으며 자라왔습니다.
여러분도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법한 얘기일 거에요. 세계적 학업 능력 평가에서, 우리가 2등인가 하고 핀란드가 1등인가
했답니다. 우리나라 교육관계자가 웃으며 “우리가 근소하게 졌습니다.” 라고 하였지만 핀란드 교육 관계자는 “아니요. 저
희가 큰 차이로 앞섰습니다. 그쪽 학생들은 울면서 공부하지만 우리 학생들은 웃으면서 공부하지 않습니까?
정말로 이런 대화가 이뤄 졌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지만, 그래도 부인할 수 없는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
는 것 같습니다.
또한 고등학생 시절 한창 미수다가 유행하면서 많은 외국인 유학생들이 스타덤에 올랐고, 그중 한명이 핀란드에서 온 ‘따
루’ 였습니다. 한국인 못지않은 입담으로 핀란드와 한국과의 차이를 자세히 알려주며, 저의흥미를 자극했지요. 과연 핀란
드는 어떤 나라일까, 북유럽에 위치한 선진국의 하나로서 과연 우리와 어떻게 다를지, 혹은 그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일종의 판타지? 같은 게 생기기 시작했고, 한번은 꼭 가보고 싶은 나라중 하나로
저의 마음에 자리 잡았지요.
또한 제가 정말 흥미 있어 하고 공부해도 질리지 않는 분야 중 하나가 영어였습니다. 한국에서 있을 땐 나름 주변사람들
에게서 영어좀 한다 소리를 들어봤고, 제가 정말 되고 싶었던 육군 어학병에 합격해서 군복무를 했습니다. 하지만 외국
에서 몇 년씩 생활한 많은 어학병 선후임들, 동기들, 그리고 정말 깔끔하게 회의를 통역해주는 통역장교들을 만나보니,
제 실력은 정말 새발의 피였다는 걸 느꼈지요. (그들의 실력은 거의 넘사벽 이었습니다.ㄷ ㄷ)
가끔 통역이나 번역 똑바로 못하면 옆에 있는 간부님이 쟤네들은 잘하는데 왜 넌 못하냐..식으로 말할때는 참 쥐구멍으로
들어가고 싶은 심정도 있었어요.
사실 제가 외국에서 살아본 게 방학 때 2개월 정도 다녀온 필리핀 어학연수가 전부였지만, 제가 정말 또 다른 꿈을 꾸기
위하여 그리고 그 꿈을 꾸기 위한 다음역에 다다르고 싶어서 외국에 나가고 싶었던 것도 솔직한 마음입니다. 그들처럼 되
고 싶고,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일(영어와 관련한 직무)을 하며 살고 싶단 소망도 있었구요.
그리하여 저희 집에서 지원해주기가 경제적으로 조금...어려운 어학연수를 제쳐두고 학교에서 제공해주는 핀란드 교환학
생에 지원해보기로 했습니다. 상병 꺾이기 시작 할 때부터 본격적으로 토플공부를 하고, 해커스 게시판 들락날락 하며 공
부법도 익히고 나름대로 학점은 괜찮았던지라, 해볼만 하다! 라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그리고....마침내 학교에서 합격통
보를 받았고, 지금 현재 핀란드에 왔습니다. 어찌어찌 하다가 오티부터 포스팅을 했었어야 하는데, 시간관계상...ㅠㅠ 하
지 못하였고 자주자주 재밌는 소식을 가지고 찾아뵙고자 합니다. 나름 병맛도 많이 가미해보고 사진도 넣어서 올려보도
록 할게요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는 아니고 이렇게 된이상 핀란드로 간다! 잘부탁드립니다.
<새벽비행기 타고 암스테르담 까지 가서 헬싱키로 가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