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수스키입니다.
사실 매일 글 하나 올릴 때마다 한 20분 정도 걸려요... 저희 기숙사인터넷 진짜 쒯이거든요.
그래서 맨날 까페 같은 데서 글 쓴답니다. 오늘도 마찬가지. 애들이
공부 좀 하라고 하는데.. 유럽까지 와서 공부를 한다니.... 노노
다음학기 때 열심히 할래요 ㅎㅎㅎㅎ
마리랑 사이는 괜찮아졌어요. 하지만 마리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흠 예전으로 돌아가려면.
오케이. 천천히 다시 시작하고 있어요. 흠 한국같은 경우는 한번 크게 싸우고 나면 뭔가 더 끈끈해지고 그러지 않나요?
오늘도 레슬리가 술을 마시자고 하지만, 저는 돈이 없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진짜 제 간이 너무 불쌍해서 ㅠㅡㅠ 이제 좀 자제해야겠어요.
이러면서 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도 스웨덴 이어서 시작하겠습니당!! 음슴체!!
????
나는 이때까지 전혀 여권을 들고 와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함.
그렇다 나는 다른 나라를 가는데, 여권을 들고 오지 않았다.
필립이 갑자기 표정이 일그러지면서 "oh. no no no. this is not funny thing. so serious problem."
다시 돌아가서 여권을 가져올까 했지만 이미 5시간을 온 후라
최소 10시간이 필요했음. 하지만 3시간 후 크루즈는 출발.
갑자기 패닉이 찾아옴. 필립이 말하길
여권이 없으면 난 아무데도 갈 수 가없다고 함.
누구나 다 아는 얘기.
그때부터 나는 내가 낸 16만원, 그리고 버스비 택시비, 그리고 나혼자 돌아가는 길을 상상함.
생각만해도 끔찍한 일. 정말 그땐 정말 엄청난 공포감을 느꼈음.
친구들도 걱정하기 시작. 혼자 널 두고 어찌가냐며.
그래도 일단 크루즈 앞까지는 가보자는 결론.
필립은 ESN 담당자와 통화를 하기 시작함.
ESN 담당자도 황당한 시츄에이션. 한번도 그런 사람이 없었고 일단 유럽인들은 여권 없이도
자유롭게 다른 나라를 돌아다닐 수 있지만 나는 아시아인.
필립이 말하길, 메일로 여권을 꼭 챙기라고 보냈다 했지만, 사실 내 네이버 이메일은
내가 한국에서 해외사용차단을 눌러놔서 한번도 열어 보지를 못함. 고로 전혀 알 수가 없었음.
그래도 나만 빼고 다 여권을 가져왔으니 나의 잘못도 굉장히 큼.
패닉의 시작.
나만 빼고 다 들떠있었지만... 난 정신을 차릴 수 없었음.
ESN 담당자는 "일단 시도라도 해보자. 다른 나라에 가려면 여권이 필요하긴 하지만
어찌될 지 모르니 잠자코 한번 들어가 보자고 함."
난 사실 집으로 돌아갈 준비도 함. 도착한 그다니아에서 한 시간정도 더 가야
그단스크가 나옴. 그단스크는 발틱 해안에 붙어있는 항구도시. 여기서 크루즈를 타고
스웨덴으로 가야 함.
그단스크에 도착해서 시간이 남아 맥도날드에서 햄버거 먹는데.. 밥이 코로 들어 가는지 입으로 들어 가는지 알 수 가 없었음.
그냥 나는 여권이 없는 사람, 크루즈도 탈 수 없는 사람이었음.
정말 정말 정말 엄청난 두려움 속에 있었다 나는.
필립이랑 다른 한국애들은 괜찮다 괜찮을꺼야 설마 집으로 돌려보내겠어
하는데.. 아 전혀 나에겐 도움 안 되는 말.
(사진 출처: Baltic operation Facebook group )
그리고 생각해보니 왜 왜 ESN 프로그램인데 내가 7시간이나 버스랑 기차를 타고
그단스크까지 와야 했는지 궁금했다. 왜 우리학교 Main building에서 버스를 타고
그단스크까지 가는게 아니라 각자 이렇게 위험하게 와야 하는지.
그리고 알게되었던 나의 잘못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ESN 프로그램은 우리학교 프로그램이 아니였다
그단스크 대학과 칼스크로나 대학의 합작ESN 여행프로그램 ㅋㅋㅋㅋㅋ
그러니깐 그단스크 앞에서 모이지.... 그단스크 대학교 학생들에게는 그냥 걸어서 10분 거리. 우리
는 7시간...........................................난 그런 것도 찾아보지 않은 채 좋다고
지원하고.. 어휴 내 인생.
여기서 짧게 설명하는 그다니아와 그단스크.
잦은 외침과 주변국들 사이의 전쟁에 끊임없이 시달려왔던 폴란드. 비록 18세기 이후 당시의 열강들에 의해
나라가 멸망하는 비운을 겪기도 했지만, 그들 특유의 저력 있는 국민성으로 극복,
중세에는 발트 해 최고의 항구 도시였던 그단스크가 그 중심에 있당.
크루즈 여행이라는 특성상 폴란드로 들어가는 관문은 그다니아라는 도시였다.
폴란드 북쪽의 발틱 해에 자리한 항구 도시인 그다니아는 세계사에는 이미 997년도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도시다.
이 도시는 제2차 세계대전 전까지만 해도 발틱해에서는 가장 큰 항구였고, 현재는 상공업을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곳이다.
그다니아에서 발틱 해를 따라 이어지는 이 세 개의 도시들을 묶어 '포메라니아'라고 부르는데, 이 지역은 폴란드에서
최근 들어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곳인 동시에 문화와 관광을 중심으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발틱 해와 나란히 달리며 포메라니아 지역에서 가장 서쪽에 자리한 그단스크에 도착하자 중세 도시의 고전미와
현대 도시로 발돋움하려는 힘찬 기운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1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형성된 자유로운 도시의 모습은 구시가지에 집약되어 있다.
흔히 '왕도' 라 불리는 거리가 구시가지의 메인도로인데, 과거 왕이 입성하던 도로인 드루가 거리와 드루기 광장까지를 가리킨다.
17세기 초반에 세워진 '황금의 문' (정말 황금으로 만들어져 있음)은 드루가 거리에 진입하는 최초의 문이다. 어찌 보면 개선문과도 비슷하고,
혹은 이탈리아 건축 스타일의 아치형과도닮은 듯한 이 문을 통해 구시가지로 돌아서면, 확실히다른 세상에 와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마치 타임 머신을 타고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느낌이랄까.
그단스크의 구시가지에서만 느껴지는 독특한매력이 한껏 풍겨져 나오고 나온다는.
(기사 : COVERSTORY] 폴란드의 과거와 미래를 함께 보다 발췌 및 인용.)
(항구안에서 찍은 사진. 내 얼굴은 웃고 있지만, 웃는게 아니였음. 정말로 ㅠㅠ )
드디어 크루즈를 타는 시간이 다가오고.
모든 에라스무스 학생들은 크루즈를 타기 위해 항구로 들어섰다.
난 항구로 들어가자마자 필립과 함께 바로 ESN 담당자를 찾아감.
ESN 담당자애들이랑 인사하자마자 "너가 걔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권안가지고 온 동양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미 유명인.
그래 내가 맞다. 여권도 안 가져왔고. 지금 사실 정말 너무 무섭다.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 거냐
ESN 담당자애들이 말하길. 자기들도 확답을 줄 수 없다고 함.
Stenaline 담당자한테 여쭤봐 야할 문제이고. 너는 왜 다른 나라를 가는데 여권도 안 가져오냐고
넌 유럽인이 아니기 때문에 늘 여권을 소지해야 한다고.
그리고 아마도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스웨덴까지는 못 들어갈 것 같다고.
ESN 담당자 안나가 너랑 같이 크루즈에 남아있어 줄 거라고.
크루즈를 타는 건, 여권을 검사하지 않는 한에서 한번 시도해볼 수 있는 사항이고,
스웨덴에 도착했을 때 여권 없이 스웨덴 땅을 밟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문제는 만약에 가이드 투어를 마치고 크루즈로 다시 돌아올 때 여권검사를 하면 여권을 가지고 있지 않은
너는 스웨덴에서 단 한 발짝도 나갈 수가 없게 된다. 그러면 너무 큰문제가 생긴다는.
헐. 크루즈를 타도, 코앞에 있는 스웨덴을
그저 바라만 봐야 한다는.... 청천 벽력같은... 말
진짜 온몸에 힘이 쫙 빠졌다.
내가 쓴 돈들.. 택시비. 두번의 버스비... 그리고 발틱여행비...
모든 돈들이 스쳐 지나가고...
내 친구들은 여행 좋다고 웃고 있고. 필립은 여자들이랑 얘기하기 바쁘고
와 내 인생에서 이렇게 패닉인 적은 처음이었다.
만약에 만약에 내가 크루즈까지 못 타면, 밤 9시에 다시 버스를 타고 바르샤바로 돌아가야 한다
대책을 마련해야 된다 싶어서 무작정 거기 Stenaline 직원들한테 물어봄
"나 여권을 안 가져왔다. 혹시 크루즈 탈 때 여권검사를 하나 ?"
거기 담당자 왈 "당연히 검사한다. 너가 여권이 없다면 크루즈를 탈 수가 없다. 우리는
크루즈 탈 때 그리고 내릴 때 여권검사를 한다."
으아 !!!!!!!!!!!!!!!!!!!!!!!!!!!!!!!!!!!!!!!!!!!!!!!!!!!!!!!!!!!!!!!!!!!
더 패닉이 됨. 친구들한테 이 사실을 알리니, 제발 입 좀 다물고 있으라고 ㅋㅋㅋㅋㅋ
그냥 조용히 기다리고, 퍼트리지 말라고 그러다 일이 더 커진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한번 시도를 해보자고. 들어가다가 여권 검사하면 나오면 되는 거고 아니면 그냥
들어가면 되는 거고
대망의 9시.크루즈 타는 시간.
진짜 손이 덜덜 떨렸음. 필립이 옆에서 괜찮을꺼야 괜찮을꺼야 해주는데 개뿔. 너가 나였어 봐라
두둥. 들어가는 입구에서 표 검사를 하는데
거기에 내가 여권이 없다는 사실을 아는 stenaline 직원이 서있었음
헐... 입다물고 있을걸
그때 필립이 다른 입구를 찾아서, 다른 직원에게 표 검사를 맡도록 도와줌.
진짜 진짜 하늘이 도왔다. 와......... 여권검사를 하지 않음.
아마도 이건 단체 여행이다보니, 여권 검사 같은 형식적인 걸 생략하나 봄.
겨우 한 고비 넘김. 크루즈를 타긴 탔는데.. 진짜 스웨덴이 미친 듯이 가고 싶었다...
울고 싶었음. 내가 평생 동안 꿈꿔온 이 크루즈 안에서 마음이 전혀 편치 않다는 것이 너무 너무 슬펐음....
그래도 그래도 나름 크루즈 탔으니, 크루즈 구경시작.
크루즈는 100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배였음.
일단 짐을 풀어야 했음. 굉장히 작은 cabin
4명의 사람이 한방이었음. 우리 한국인 세명 그리고 한명 더.
굉장히 기대반 설렘반으로 들어간 cabin 에는 스페인에서 온 리띠아가 짐을 풀고 있었음.
리띠아는 마드리드에서 왔고 우치라는 곳에서 교환학생을 하고 있었음
서로 통성명을 하고 어느 정도 짐을 푼 다음에 좀 쉬려고 했는데
애들이 무슨 술을 까기 시작함. 들어오자마자 보드카 한 병씩 들이키더니
이미 어느 cabin은 완전한 클럽이 되어있고 다들 자기 방에서 술 마시고 춤추고 난리가 남.
이때부터 조금 패닉이었음. (이때까지는 아직 스페인, 이태리인이 어느 정도 미친 아이들인지 가늠을 하지 못했음. )
너무 시끄러웠는지 거기 있는 경비원들이 조용히 하라고 다들 방으로 집어넣음. 다른 승객들의 항의가 들어왔데나 뭐래나.
여하튼 크루즈는 출발하고. 점점 멀어지는 그단스크. 나 스웨덴 가게 해줘 ㅠㅡㅠ
의외로 배 안에서는 움직임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음. 그냥 평상시 가만히 있을때랑 느낌이 똑같았음.
일단은 cabin 안에서 파티 시작. 스웨덴은 나중 일. NO TOMORROW.(제 인생의 가치관이라는.)
To be contin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