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미르에서 유럽까지]_#20_다비드상에 담긴 정치적 함의
아침 8시 30분까지 박물관 앞으로 도착하기
이탈리아에서는 항상 아침에 일찍 일어났습니다. 관광지가 항상 혼잡했기 때문입니다. 최대한 많이 둘러보기 위해 부지런하게 움직였고, 매일 일찍 새벽에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이탈리아 여행은 제일 피곤했습니다. 피렌체에서도 예외는 없어 아침 6시 30분 정도에 일어나서 8시 30분까지 아카데미아 박물관에 도착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줄을 서서 들어가야 했습니다.
그 유명한 다비드가 있는 곳이 바로 아카데미아 미술관
▲ 너무나도 유명한 다비드상
갤러리아 아카데미아라고도 부르는 이곳은 수많은 미술품을 간직한 곳입니다. 가장 유명한 다비드상도 이곳에 있습니다. 개신교 성경에서 다윗으로 쓰이는 다비드는 돌을 던져 골리앗을 무찌른 인물입니다. 이 동상에는 당시 피렌체를 지배하던 메디치 가문을 몰아낸 피렌체 공화정부는 ‘성경의 다윗이 골리앗을 무찌른 것’과 ‘과두정이었던 메디치 가문을 타파하고 공화정을 이룩한 공화정부’를 동일시하고자 하는 정치적인 의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피렌체 공화정부는 미켈란젤로에게 이 작품을 의뢰한 것입니다.
성경의 장면을 묘사한 미술품들
피렌체를 시작으로 유럽의 미술관과 박물관에 가게 되면 성경의 장면을 묘사한 작품을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알아두면 유용할 것들을 모아서 간략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 Sacrifice of Issac
이삭을 번제로 바치는 아브라함을 묘사한 그림입니다. 구약 성경에 나오는 아브라함은 믿음의 조상으로 알려진 인물로, 아들을 바치라는 지시에 복종하여 망설임 없이 아들을 포박하여 칼로 찌르려던 장면이 성경에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삭이 아브라함이 100세 때 얻었던 아들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기꺼이 명령에 순종했습니다.
▲ Christ Entering Jerusalem
예루살렘에 입성한 예수의 모습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예루살렘에 나귀를 타고 들어간 예수에게 사람들은 호산나라고 외쳤습니다.
▲ Deposition of Christ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예수를 십자가에서 내리는 장면입니다. 예수의 십자가 수난과 부활은 개신교에서 제일 중요한 교리로, 이것에 대한 해석의 차이가 다른 교파와 개신교를 구분 짓는 기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Annunciation
annunciation는 일반명사로 쓰일 때 포고, 통고, 예고라는 뜻입니다. 여기에 the를 붙이고 대문자 A를 붙여 쓰면 천사가 동정녀 마리아에게 예수 잉태를 알린 것을 의미하는 뜻이 됩니다. 이처럼 앞서 언급한 deposition도 파면이란 뜻이 있지만 the Deposition라고 쓸 때에는 예수를 십자가에서 내린다는 의미로 활용됩니다.
▲ Baptism of Christ
세례 요한에게 세례를 받은 예수를 묘사한 그림입니다. 세례 요한에게 세례를 받은 예수는 비로소 공생애를 시작하게 됩니다. 피렌체의 수호성인이 세례 요한이기도 합니다.
넓은 박물관, 다양한 볼거리
조각, 악기, 성화 등 전시물들이 정말 많습니다. 아침 일찍, 정확히는 9시 전에 입장하였지만 한 시간도 되지 않아 박물관은 순식간에 사람들로 가득 찼습니다. 그래도 오전에는 비교적 여유 있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 욕심을 내면서도 다음 일정을 생각하여 완급을 조절하였지만 그래도 거의 세 시간 가까이 아카데미아 박물관에서 머무르며 작품을 관람했습니다.
▲ 악기와 성화를 다루고 있는 전시관
음악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 그렇다 치더라도, 성화나 조각을 자세히 살펴보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물론 조각은 설명 자체가 그렇게 충실히 적혀있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무언가 알 것 같은 조각상의 경우, 사진을 찍고 그 사진으로 구글 이미지 검색을 활용하여 자세히 살펴볼 수도 있었는데 시간상 그렇게 하지 못해 정말 아쉽습니다.
▲ 박물관 내부 모습
여유가 있다면 넉넉하게 시간을 잡고 둘러보는 것도 좋습니다. 다른 곳은 몰라도 피렌체는 르네상스의 본산인만큼, 박물관에 비중을 두고 살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례적인 호스텔 분위기, 그래서 시작하게 된 동행
아카데미아 박물관은 숙소와 가까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전에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호스텔에 잠시 돌아갔는데 거기서 한국인을 뵐 수 있었습니다. 신기하게도 10명 이내의 호스텔에서 한국인이 여섯 명이나 머무르는 경우였습니다. 저는 보통 한인 호스텔을 이용하지 않는 편이기 때문에 더욱 이례적인 상황이었습니다. 성악을 공부하며 자극을 받기 위해 여행한 경우, 문화예술에 관심이 있어 베네치아와 피렌체를 여행하는 분, 프랑스에서 교환학생을 마치고 귀국길에 여행하는 분, 휴식을 위해 피렌체에 오신 분도 있었습니다.
▲ 곱창버거 가게 외관
▲ 피린체의 명물 곱창버거
그중 한 분과 같이 우피치 미술관과 피티 궁전에 방문했습니다. 중간에 피렌체에서 유명한 곱창버거도 먹었습니다. 대략 4유로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대략 부드러운 족발을 씹는 식감이 나면서 양념이 자극적이지 않은 고기를 빵과 같이 먹는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두 개를 먹고 다시 우피치 미술관과 피티 궁전으로 향했습니다. 비로 이어 오후 일정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 우피치 미술관과 피티 궁전으로 가는 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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