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 외국에서 '이국적이다'라고 느끼는 순간들: tea 문화를 통해
happyjee1 | 2016.08.19 | 조회 1993
'이국적이다'라고 느끼는 순간

처음 유럽 여행을 왔을 때는 길거리, 지하철에 서양인, 동양인이 다 섞여 있고, 인종과 피부색도 다양한 걸 보면서 '아 정말 내가 외국에 와있구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국 지하철에는 항상 검은 머리에 황색 피부인 한국인만 있었는데, 유럽 어느 지하철을 타든 금발 머리, 오렌지 계열, 흑발, 갈색, 초록색 등등 스타일과 머리색과 피부도 다른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게다가 지하철의 모습도 한국과 달라서 문 옆에 길게 마주보고 있지 않고, 기차처럼 2개씩 앞 뒤로 여러 개가 붙어 있기도 하고, 어떤 곳은 등을 마주대고 앉는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며 내가 여태 얼마나 한국의 지하철 모습과 사람들의 모습에 익숙해져있었는지를 느끼게 됩니다.

유럽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광장과 그 광장을 둘러싸고 앉아있는 사람들, 무언가 먹을 것들을 가져와서 앉아서 먹는 사람들을 보며 또 한번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됩니다.

여행을 할 때 어느 순간 그 나라에 익숙해져서 여행하고 있다는 것도 안 느껴지고, 모든게 익숙할 때가 있지만 가끔 '아 여행을 하고 있구나' 혹은 '이국적이다'라는 느낌을 주는 순간이 있습니다. 최근에 집에서 티를 마시다가 각 나라마다 티를 마시는 모습이 달랐던 걸 떠올리며 나라마다 이런거에서 차이가 있다는게, 정말 문화 차이가 있다는 말 그대로구나라는 걸 느꼈습니다.

영국

영국에서는 다들 아다시피 티 문화가 유명하고, 유명한 티 회사들도 많습니다. 처음 학교의 티 행사에 참석했을 때 가장 놀랐던 것은 티와 우유를 함께 준다는 것입니다. 학교 직원분이 우유도 주시며 조금 넣어 마셔보라고, 그러면 밀크티가 된다고 해서 뜨거운 티 위에 우유를 조금 부어보니 정말 더 부드럽고 맛있었습니다. 학교 친구들은 주전자에 티백과 우유를 함께 넣고 설탕을 조금 넣고 끓여서 밀크티를 만들어 먹는다고 합니다.



영국의 유명한 티 회사 포트넘 앤 메이슨인데 여기에 가면 여기저기 티를 직접 마셔볼 수 있는 공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티 맛도 다양하고 패키지도 다양합니다. 한국에 '차'하면 오설록이 생각나는데 오설록에는 이만큼 다양한 차를 찾기는 힘들겁니다...그리고 보통 티와 달달한 간식들을 함께 먹어서 유명한 티 회사에서는 디저트도 함께 팝니다. 쿠키, 초콜릿, 이런 것들이요. 왓포드에는 얼그레이 비스킷이 있는데 왓포드 구경갈 때 샘플을 몇 번 먹었는데 안 사온게 후회되네요..


친구들 선물을 사주려고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티 맛, 티백 종류, 패키지 무늬도 너무 다양해서 놀랐습니다. 영국은 정말 제대로 된 관광상품을 하나 만들었구나 싶기도 하고...



※ 애프터눈 티 세트



이건 학교 근처에서 친구들이랑 애프터눈 티 세트를 먹으러 갔을 때인데, 애프터눈 티 세트라는게 오후에 티와 디저트를 함께 즐기는 겁니다. 여기의 케익들은 다 너무 달아서 먹으면서 설탕이 몸에 쌓이는게 직접 느껴졌던게 기억나네요...하지만 그래도 맛있습니다. 영국에서는 역시 티와 우유를 함께 줍니다. 티를 컵에 따라 마신 후에 왼쪽에 있는 우유를 넣어서 마시면 밀크티가 됩니다.

런던 여행할 때 카페에서 티를 시켰는데 거기는 주문을 받아가는 곳 옆에 바로 우유가 세워져있더라구요. 그걸 보면서 여기는 티에 우유를 넣어 마시는게 이렇게 익숙한건가, 싶었습니다.


모로코
모로코에서 티를 마시며 '이국적이다'라고 느낀 순간은 사람들이 티를 정말 많이 마시고, 세게 마신다는 점입니다. 여기는 우유를 넣어 마시지는 않지만, 설탕을 듬뿍 넣어서 먹습니다. 모로코에서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티는 민트티인데, 설탕을 안 넣고 마시면 정말 씁니다. 대신 설탕을 듬뿍 넣어서 마시면 쓴데 달달한 맛이 납니다.
모로코 사람들이 이슬람 문화라 술을 안 마신다고 들었는데, 호스텔 직원분이 '위스키 마실래?'라고 하길래 무슨 말일까 했지만, 모로코 사람들은 민트티를 위스키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몸에 활력을 주고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 마신다고 합니다. 마시면서 왜 위스키일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뜨거운데 씁쓸함과 달달함이 함께 오고 마시고 나면 정말 카페인때문에 몸에 피가 빠르게 도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위스키라고 하나봅니다.


이국적임을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모습은 모로코의 이런 티팟을 볼 때 입니다. 그리고 모로코만의 디자인.. 접시와 컵.
이탈리아에서 모로칸 카페를 찾을 수 있었던 것도 지나가다가 티팟과 아래와 같은 모로코 분위기의 하늘색과 문양을 봤기 때문입니다.



자그레브

자그레브에서 티를 처음 주문했을 때 놀랐던 건 티에 설탕, 꿀, 레몬을 함께 준다는 겁니다. 레몬을 안 주는 곳도 가끔 있었지만 설탕과 꿀은 꼭 함께 주었습니다. 설탕을 같이 주는 곳은 많이 봤지만 꿀을 주는 곳은 처음 봤습니다. 자그레브에 사는 친구는 당연스럽게 꿀을 먼저 넣고 설탕을 넣은 후 수저로 저어서 마시더라구요.




신기해서 꿀, 레몬을 함께 다 넣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다 넣으라는 건지 꿀이랑 레몬 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넣으라는 건지는 모르겠네요... 사진에 흰색 종이 찢어진게 꿀입니다.

한국에서 티를 마실 때 꿀을 같이 넣어 마셔봤는데 역시 맛있습니다. :)

그 전에는 티는 그냥 잎만 우려서 마셨는데 이제는 기분따라 우유 넣거나 꿀을 넣기도 하니.. 이런 모습을 보며 티를 즐기는 방법이 늘었구나하고 괜히 뿌듯합니다. 그리고 여행한 나라마다 티를 다르게 즐기고 있고 그 나라에서는 그게 너무나 익숙하다는게, 어쩌면 당연한 건데 제가 '이국적이다', '다르다'라고 느끼는 걸 보면 이미 한국에서 마시던 티 문화에 정말 익숙해져있었다는 걸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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