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슬로베니아에 대한 글에서 멈추어서 거기서 이어나가겠습니다. 슬로베니아를 다녀오기 전후로 크로아티아의 자그레브, 스플리트, 흐바르섬, 두브로브니크를 다녀왔습니다.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의 자그레브는 버스로 4시간 걸릴정도로 가깝습니다.
자그레브- 여행이 아닌 정착
자그레브는 사실 관광할게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크로아티아를 오기 전에 부다페스트에서 넘어와 잠시 머물고 가는 도시로만 계획을 했습니다. 그래서 호스텔에서 예약을 할 때도 1박만 한다고 하였습니다. 1박만 한다고 하자 호스텔 아저씨가 왜 한국에서 온 사람들은 자그레브에 하루밖에 안 있냐, 후회할 것이다 이런 말을 해서 흔들리기도 했습니다. 원래 계획은 이 곳에 1박을 하고 다음 날 플리트비체를 다녀온 후 다른 도시로 이동하거나 하루 더 머물고 그 다음날 이동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도시를 돌아다니다보니 크로아티아에 사는 친구와 친해지게 되었고, 마음이 잘 맞아서 같이 돌아다니다보니 어느새 도시에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동안 그 친구와 동네의 커피숍을 매일 갔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중간에 도시를 구경하기도 했습니다.
그 친구한테서 배운 점은, 크로아티아의 언어와 보스니아의 언어가 비슷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단어가 조금만 다르거나 단어를 읽는 방법이 다를뿐 서로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고, 서로 대화를 하면 그 사람이 어느 지역에서 왔는지 알 수 있다고 했습니다.
예전부터 여행지에 가서 여행자처럼 돌아다니고 관광하지 않고, 그 곳에 사는 사람처럼 동네 카페가고, 영화보러 가고 이러면 어떤 기분일까 생각했었는데 제가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그걸 하게될 줄은 몰랐습니다. 막상 해보니 좋고... 나중에는 동네 사람들과도 친해지고 언어도 할 줄 알게 되고.. 동네에 매일 가는 카페도 생기고, 같은 트램을 타고 같은 카페에 가서 장소도 비슷한 곳에 앉고, 어제 먹어서 맛있었던 케이크를 또 시켜서 먹는.. 그런 재미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편하게 돌아다닌탓에 사진 찍을 생각도 거의 안 해서, 관광자의 마인드로 돌아다닐 때만 사진을 찍었습니다.
저의 호스텔이 있던 곳의 트램입니다. 항상 이 트램을 타고 시내로 나갔습니다. 크로아티아의 트램은 돈을 내야하지만 타는 주민들 모두 내지 않아, 저도 슬쩍.... 내지 않고 탔던적이 많습니다.
처음 자그레브에 저녁에 도착했을 때 숙소에서 시내로 가는 길에 있던 공원입니다. 사람이 많지 않은데 잔디가 넓고 나무가 무성하고 조명이 은은한 주황색이라 편안해지는 곳이었습니다. 나라나 도시에 처음 도착했을 때 편안한 분위기를 주는 장소를 발견하면 그 나라나 도시가 좋아지는데, 이 곳이 바로 그런 곳이라 자그레브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위에는 처음 간 후에 좋아서 몇 번 가서 다시 찍은 사진입니다. 이때는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고, 커플도 앉아있었습니다.
자그레브의 펍, 카페가 즐비해있는 구역의 근처에 있는 놀이터같은 공간입니다. 이 곳에 그네도 있고, 남자 아이들이 기타를 치고 있어서 앉아서 들었습니다.
이 곳은 아마 주요 기차역의 벽입니다. 벽에 ZAGREB라고 써있습니다. 도시에서 벽에 이런 그래피티가 그려져있는 걸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호스텔에서 나와서 버스 스테이션으로 가는 길. 이 길의 오른쪽 벽에는 그래피티가 끝없이 있습니다.
그 벽에 있는 그래피티 중에 하나가 위의 사진입니다. 색감이 예뻐서..
자그레브까지는 blablarcar를 타고 왔고, 그전부터 친구들에게 편지를 써주겠다고 약속해서 이 곳에 도착하자마자 엽서와 우표를 사서 썼습니다.
자그레브의 문양이 있는, 어떻게 보면 자그레브를 대표하는 건물입니다. 5일정도 자그레브의 관광이라곤, 젤라또와 숙소 앞 공원밖에 하지 못하고서 6일차에 드디어 관광을 시작했습니다.
이 곳은 위의 건물을 올라가기 전에 보이는, 자그레브의 도시 전경을 볼 수 있는 장소입니다. 이 곳까지 올라오는 푸니쿨라도 있어서 케이블카같이 생긴 푸니쿨라를 타고 올라오면 볼 수 있습니다. 유럽의 동유럽은 대부분 지붕이 빨간색이고, 이탈리아의 지붕들 역시 빨간색이었습니다.
위에는 지나가다가 발견한 펍같은 곳인데 안에 분위기가 좋아서 기억해놓고 다음에 가려고 사진을 찍어두었는데 결국 가지 못했습니다. 이탈리아 볼로냐에서도 가고 싶어서 사진을 찍고선 못 간 곳이 있는데, 가고 싶었을 때 바로 가두는게 좋은 것 같습니다... 나중을 기약해도 결국 잊거나 그 장소에 가기가 힘들어져서요.
자그레브에 처음 간 날, 젤라또가 맛있는 곳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서 먹었습니다. 유럽 어디를 가든, 맛있다고 유명한 젤라또집은 모두 다 맛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이탈리아가 제일 맛있습니다.
바르셀로나에 10일정도 있었을 때는 그래도 이곳 저곳 돌아다니고 근교도 다니며 나름 여행을 했는데, 이 곳에서는 8일정도간 정말 시내-호스텔만 돌아다니며 만난 사람들 계속 만나고, 간 곳 계속 가고... 마지막에는 정들고 살짝 지루하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지금은 그리워서 다시 가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