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이즈미르 교환학생]_#45 트라브존 여행 3편, 흑해 이야기
바다 색깔 때문에 흑해인가?
▲ 흑해
흔히 흑해라는 지명은 바다 색깔이 검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딱히 근거가 있는
사실은 아닙니다. 오히려 정치적이고 문화적인 의미로 흑해라는 지명을 이해하는 것이 옳겠습니다.
흑해는 유라시아 대륙과 서쪽(주로 오랜 시간 동안 러시아)과
에게 해, 나아가 지중해를 잇는 통로이자 그 자체가 주요한 바다이기도 했습니다. 실크로드도 트라브존 일대를 거쳐 지나갔으며, 제노바를 주축으로 이탈리아
도시 국가들이 흑해에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동부 사태 이전에는 흑해 크루즈 여행도 인기있는
관광상품이었습니다.
중요한 만큼 갈등도 심했습니다. 고대부터 지금까지 흑해를 완벽하게 통제한 국가는 없었습니다. 어느 한쪽의 통제는 곧 다른 나라에게 심대한 타격을 의미했기 때문입니다. 제정러시아가
흑해의 크림반도를 점령하기 위해 시작된 크림전쟁, 1차 세계대전 때 연합국이 흑해를 통해 제정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벌어진 갈리폴리 전투 등 흑해는 지정학적으로 매우 복잡합니다
흑해라는 지명은 바로 이러한 배경에서 연유합니다. 흑해 주변의 불안한 상황을 은유적으로 검은
바다라고 부르는 것, 별도로 오스만 제국 시기 이후 방위적인 의미로 북쪽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흑해라고
불렀던 것이 오늘날 흑해로 남았다는 설도 있습니다.
흑해 해안가를 쉽게 걸을 수 있는 트라브존
▲탁 트인 흑해바다
이와는 별도로 흑해 해안가를 바라보며 정말 탁 트였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트라브존에서 정면으로
흑해를 바라볼 때, 아마 맞은편이 러시아가 아닐까 하는 막연히 추측도 해보았습니다.
▲ 해안과 도심을 연결하는 육교
사실 트라브존은 해안을 따라 평지지대가 넓고 길게 조성되어 있으며, 내륙으로 갈수록 고지대를
형성하고 있는 도시입니다. 그래서 주요 대로와 도시 중심지는 주로 해안가에 있습니다. 해안가-대로-시내-거주지로 구성된 트라브존이기 때문에 주로 자동차를 이용하여 해안으로 방문합니다.
물론 육교를 잘 정비하여 도로를 도보로 오고 가며 해안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이동 자체는 크게 불편하지 않습니다. 또한 해변가 근처에 카페도 조성되어 있어 경치를 감상하여 휴식을 취할 수도 있어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해안가가 활용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한강 공원처럼 해변가가 잘 정비되어 있다는 점도 트라브존의 매력입니다. 비가 온 직후여서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가벼운 운동과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해변가에 간단한 시설들을 배치해 두었습니다. 깔끔하게
정비된 도로도 인상적이었습니다.
▲ 해변까지 연결된 계단
▲ 가까이에서 본 흑해 바다
조금 더 가까이 내려가서 최대한 흑해를 가까이에서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해변에서 시내로 다시 걸어서 이동하기
▲ 해안가에서 다시 도시로 올라갈 때 찍은 성 소피아 성당
다시 해변가로 나와 대로로 나오면, 트라브존의 성 소피아 성당을 멀리서 볼 수 있습니다. 조금 많이 걷기는 하지만 해변을 거쳐 다시 시내로 돌아와 중심지까지 도달하여,
도시 곳곳을 둘러보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