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이즈미르 교환학생]_#5 왜 하필 터키야? (교환학생 완전공략!)
▲ 이즈미르경제대학교 전경 사진
제가 지금까지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왜 터키에서 공부하냐는 것입니다. 모두가
항상 물어봅니다. 그럴 때마다 난감합니다. 물론 진지하게
터키를 선택했고 만족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저 역시 처음부터 터키를 고민하고 선택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솔직하게 터키를 선택한 과정을 공유하며 교환학생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작성하고자
합니다.
▲ 터키 친구들과 함께
교환학생 제도에 대한
정확한 이해.
해커스 교환학생 길라잡이 게시판에서는 교환학생 제도를 “학생교환 협정을 체결한 외국의 자매대학에서 한 학기 또는 두 학기 동안 수학하여 학점을 취득하는 제도” 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로 본인이 재학하고 있는 한국의 본교가 외국 대학교가 자매결연이 되어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본인이 스페인을 가고 싶다고 해도 본교가 스페인의 대학교와 자매결연이 되어있지 않으면 교환학생으로 파견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학교의 자매결연 목록을 확인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저도 제 본교의 자매결연 현황을 살펴보다가 저희 학교가 터키 이즈미르경제대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었기 때문에 터키를 타진해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각 학교 별로 정해진 인원과 요구하는 조건도 다르기 때문에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목표를 잡는 것이 좋습니다.
교환학생제도는 다시 두 가지로 나뉩니다.
1. 정규교환학생: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바로 그 교환학생입니다. 1:1교환방식으로 등록금은 본교에만 납부하고, 해외에서 공부할 파견교에는 등록금을 납부하지 않습니다. 생활비만 본인이 부담하면 되기 때문에 당연히 선호도도 높고 인원이 제한되어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보통 학교 내부에서 어학점수와 학점을 바탕으로 한 서류면접, 영어면접의 경우 이 정규교환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경우가 많습니다.
2.
장학교환학생(혹은 자비부담학생): 이
제도는 학교마다 명칭은 조금 다릅니다만, 큰 틀에서는 비슷하게 운영됩니다. 우선 본교와 해외 파견교에 모두 등록금을 내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본교 등록금에 대해서는 장학금의 형태로 보전을 해줍니다. 실질적으로 학생은 해외 파견교에 등록금만 납부하도록
조정하여 학생의 부담을 줄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맹점이 하나 있습니다. 우선 학교마다 보전해주는 등록금이 다릅니다. 그래서 얼마를 보전해주는지를 꼭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해외 파견교의
등록금이 매우 비싸다면 결국 등록금경감의 의미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고민했던 영국 맨체스터대학교는 장학교환학생으로 파견되는 경우였습니다. 그래서 본교의 등록금은 감면되지만 맨체스터 대학교에 한 학기 등록금으로 약 1400만원을 납부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즈미르경제대학교의 경우 정식으로 교류를 맺어 정규교환학생으로 파견될 수 있었기 때문에 등록금을 납부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직전 학기에 장학금을 받고 등록금을 이월 했기 때문에 본교에도 등록금을 낼 필요가 없었습니다.
이때부터 저는 굳이 비싼 돈을 들여서 맨체스터 대학교에 가야 하는지, 학비는
하나도 들지 않지만 조금은 낯선 터키에 가야 할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현실적으로 본교에서
파견 가능한 자매교를 살펴보며 선택지를 줄여 나가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맨체스터 대학교의 경우 아이엘츠 6.5, 이즈미르경제대학교의 경우 6.0을 요구했기 때문에 조건 상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고, 저는 교환학생은
유럽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미국이나 중국, 일본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교환학생을 가기 전, 꼼꼼히 따져봐야 할 필수조건 세가지!
제도를 이해한 다음에는 꼭 이 세가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첫째, 학교의
교육 제도, 즉 영어로 수업이 얼마나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서 영어 수업은 단순히 일부 회화 과목 편성이 아니라 정규 수업을 기준으로 살펴보아야 합니다. 물론 본인이 제 2외국어를 배울 의지가 있거나 다른 어문 계열을 전공한다면
선택의 폭은 더 넓어질 수 있겠습니다. 다만 저는 일반적인 기준에서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맨체스터의 경우 당연히 영어로 진행되었는데, 이즈미르경제대학교가 특이하게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이때 저는 모국어로 영어를 쓰는 영국인들 사이에서 공부하는
것보다는, 똑같이 외국어로서 영어를 접하는 학생들과 공부하는 것이 더 낫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기숙사 사진
둘째, 물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한 달 생활비를 가늠해보아야 합니다.
영국의 경우 말할 것 없이 비싸고, 터키의 경우 굉장히 저렴한 것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저는 기숙사비용을 리라가 오르기 전에 현금을 확보해 두었기 때문에 한 학기 2인실 기숙사를 약 130만원만 지불하면 되었습니다. 취사는 할 수 없지만 일주일에 한 번 시트교체, 일주일에 두 번
기숙사와 화장실 청소, 항시 쓰레기통 교체라는 좋은 조건도 있었습니다.
셋째, 지리적
위치입니다. 여행을 위해 이동이 자유로운 곳이 좋습니다. 사실 여행을 위해서는 영국이 터키보다 조금 유리했습니다. 하지만 터키
역시 유럽과 가깝기 때문에 이것은 감안할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을 고려해보았을 때, 이즈미르경제대학교를 선택했고 지금까지 즐겁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한 학기 동안 공부하며 제가 느낀 점은 교환학생은 대학교때 꼭 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장 합리적이고 안전하게
해외에서 공부할 수 있는 경험.
왜냐하면 교환학생이 가장 효율적으로 외국에서 거주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자유여행이나 워킹홀리데이와 비교할 때 교환학생은 한국에서의 공백 기간 없이 해외에서 체류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정규 학기 내에서 교환학생을 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턴이나 해외취업과 비교할 때 교환학생은 진입장벽이 비교적 낮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제 면접과 서류를 거쳐야 하는 구직 과정보다는 일정 점수와 기준, 의지만
있다면 파견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교환학생으로서 고등교육기관인 대학교의 입학 허가서를 근거로 비자를
받기 때문에 비교적 수월하게 비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공부를 하면서도 방학과 학기 중 주말을
이용해 여행도 갈 수 있는 유연한 일정도 교환학생의 장점이라 하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교환학생 파견기간 때 학점은 pass처리 되기 때문에
평점처리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를 활용하여 집약적인 방식으로 교환학생을 잘 활용할 수 있습니다. 보통 한학기에 17학점을 인정받는데, 1년을 공부하며 전공과목으로 34학점을 pass처리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입니다.
자, 그래서 왜 터키야?
▲ CV 작성법을 배우는 English for
Career Development 수업
다 좋은 조건이지만
많은 전공 과목을 수강할 수 있어 터키를 선택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역사학을 전공하는데 이곳에서 전공
과목을 모두 영어로 공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도 취업을 대비한 수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제가 듣고 있는 과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지난학기에 들은 수업: Diplomatic History I, History of Political Thought, Ottoman
Diplomatic History, History of Civilizations I
이번학기에 듣고 있는 수업: Diplomatic History II, Turkish Foreign Policy, Turkish Politics. History
of Civilizations II, English for Career Development
즉, 저는 터키에서 가장 합리적인 선택지를 모두 누릴 수 있어서 터키를 선택했던 것입니다. 금전적으로 부담이 없으며, 유럽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이 있으며, 영어로 수업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며, 교환학생이라는 가장 합리적인
신분으로 과감하게 여러 과목을 들을 수 있습니다. 아마 제가 영국이나 다른 유럽국가를 갔더라면 쉽게
누리지 못할 이점들입니다.
터키에 가기 전에 준비했던
것들
교환학생이 결정되었으면 저는 꼭 세가지를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나라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만, 이는 개인 차가 있다고 여겨 굳이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첫째, 돈을
충분히 준비하세요. 부모님께 용돈을 받던 본인이 모으던
일정 규모의 현금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래야 규모 있게 지출을 조절할 수 있고, 종종 여행도 다니며 알차게 교환학생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최대한 부지런히 많이 벌어서 가세요. 교환학생 파견 기간 동안에는 많이 누리고 보고 배워야 합니다. 돈 때문에 걱정하는 시간을 없애야 합니다.
▲ 4개월 동안 Academic Writing을
수강할 때 작성했던 과제물
둘째, 영어를
꾸준히 준비하세요. 여기서 말하는 것은 공인어학점수가
아닙니다. 교환학생 선발을 위해 점수를 충족한 후, 영어
자체를 끊임없이 점검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무엇이라도 좋으니 출국 전까지 영어를 놓지 마세요.
실제로 저는 해커스 어학원 Academic Writing 주말반 수업을
4개월동안 듣고 갔습니다. 작문 자체를 꾸준히 하다 보니
오류를 줄이려는 습관이 생겨 수업을 따라가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발표나 토론을 할 때 유럽 학생들처럼
발음이 유창하지는 못하지만, 보다 짜임새 있는 문어체의 문장을 구사할 수 있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 해커스 지구촌 특파원 2기 모집 사진
셋째, 장학금과
해외통신원 제도는 꼭 알아보세요. 제가 지금 활동하고
있는 고우해커스 지구촌 특파원처럼 경험을 나누면서 배우고 경력도 쌓는 기회는 많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에요. 장학금도 생각보다 기회가 많습니다. 장학재단부터
지자체부터 꼼꼼하게 찾아보세요. 교환학생으로 해외에 거주할 때에도 수시로 점검하고 살펴보세요. 안될 것 같으면 직접 문의해보세요. 이렇게 움직이는 자세가 곧 금전적인
여유로 이어지기도 하고, 이 자체가 훌륭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적극적이고
먼저 다가가는 태도.
▲ 파키스탄에서 유학 온 오스만과 함께
▲ Turkish Night!
이제부터는 교환학생으로 지내면서 느꼈던 일화를 편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첫째, 먼저
인사하고 자신을 소개하세요. 실제로 OT에서 자기소개를
할 때 모두가 자신의 이름, 국가 전공만 말했습니다. 60명
정도 되는 국제학생들 중 절반이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때 저는 최대한 적극적으로 말했습니다. 한국에서의 전공은 역사학이고 터키는 많은 유산을 간직한 만큼 많은 기회를 얻고 싶어서 왔으며, 내 이름은 Wool Han인데 그냥 Wool로 부르고 스펠링은 W.O.O.L이라고 말하다 보니 어느 순간
모두가 웃고 있더라구요. 그리고 바로 친해졌습니다.
▲ 비자문제 해결을 도와준 터키인 친구들과 함께
둘째, 필요한
도움을 구체적으로 말하고 정중하게 요청하세요. 본인이 말하지 않으면 잘 도와주지 못합니다. 저는 비자를 연장하기 위해 관련 서류를 PTT(터키의 우체국)를 통해 보내야 했습니다. 제 상황을 설명하니 터키 친구들이 직접 이민청에 전화를 해주고 주소를 확인한 후, 본인이 동행까지 해주며 서류를 보내주었습니다. 덕분에 비자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 기숙사 로비에서 만나다가 우연히 친해진 친구들과 함께한 저녁식사
셋째, 자신을 잃지 말고 원하는 목표를 가지고 나아가세요. 그러면 친구는 생깁니다. 저는 기숙사 로비에서 혼자 이것저것 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기숙사에 거주하고 있는 터키인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며 친구가 되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기숙사 로비에 항상 앉아있는 한국인”을 다 알고 있었습니다.
▲ 처음에 아무것도 모르고 무작정 외우려고 달려들었던 교재의 흔적
넷째, 영어에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지만 결국 끝까지 노력하는 것도 영어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정말 어려웠고, 지금도 마음만큼 유창하지 못합니다. 처음에는 무조건 단어를 다 외워보겠다고 달려들기도 했습니다. 뜻과
철자는 물론 발음을 완벽하게 하지 못하는 경우, 가산명사 불가산명사가 구별이 불가능한 경우, 전치사 패턴을 모르는 경우까지 다 정리하겠다고 욕심을 부렸는데 교수님이 저를 이렇게 달랬습니다. “영어는 도구일 뿐이니 너무 예민하지 마.” 대신 꾸준히 노력하라고
하셨습니다. 외국인 교환학생은 누구나 다 이해해주려고 합니다. .
다섯째, 해외에서 중요한 것은 국격, 실력, 그리고 인격.
어쨌든 교환학생은 이방인입니다. 출신 국가에 따라 관심의 정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행히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나쁘지 않습니다.
이 상태에서 본인이 노력하고, 원만하게 친구들과 잘 지내면 적응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너무 겁먹지 마세요. 잘 모를 때가 어려울 뿐, 막상 와보면 이곳도 사람 사는 곳입니다. 용기 내어 도전하면 많은
것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조금 길게 적어보았습니다. 교환학생 준비하실 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