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이즈미르 교환학생]_#34 조지아 여행기 1편, 조지아 기본정보
주어진 기회를 제대로 활용해보자.
교환학생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여행을 쉽게 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해외에 거점을 둔 상태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즈미르에 오면서 몇 가지 확실하게 마음먹고 온 것이 있습니다. 남들이 가지 않는 곳, 잘 모르는 곳을 한 번 가보자는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알차게 시간관리를 하며 여행을 가보자는 목표도 추가했습니다.
▲ 터키 지도
그런 취지에서 본격적인 유럽 여행을 가기 전 터키 주변의 나라는 차근차근 여행하고 있습니다. 터키 내부 지역을 살펴보는 것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많은 나라들 중 고민하고 선택하여 러시아, 키프로스, 조지아, 우크라이나를 다녀왔습니다. 그 중, 이번에는 조지아 여행에 대해 다루어 보겠습니다.
미국 조지아주가 아니라 나라 이름 조지아(그루지야)
▲ 코카서스 산맥과 코카서스 3국
보통 조지아라고 하면 미국의 주를 떠올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당연히 여기에서는 미국의 주가 아니라 코카서스 3국 중 하나인 조지아를 말합니다. 코카서스 3국이란 코카서스(Caucasus 혹은 캅사스)산맥에 걸쳐 있는 세 나라를 말하며 각각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조지아를 지칭합니다.
그중 조지아를 선택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아제르바이잔은 입국 비자지용으로 26$를 지불해야 했습니다. 이 비용이 아까웠습니다. 미리 예약한다면 터키 국영 항공사인 터키항공으로 이즈미르-이스탄불을 왕복할 수 있는 비용이기 때문입니다. 비자비용까지 지불하면서 아제르바이잔을 방문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습니다.
아르메니아의 경우 터키와의 관계가 험악합니다. 1차 세계대전때 발생한 아르메니아 대학살 때문에 지금까지 사이가 좋지 못합니다. 게다가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의 관계도 매우 험악합니다. 그래서 터키에서 항공편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비교적 터키와 관계가 원만하면서도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과도 그럭저럭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조지아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현대까지 이어져왔던 조지아의 험난한 여정.
간략하게 조지아에 대해서 설명해보겠습니다. 조지아의 영토는 고대 로마의 세력권이었습니다. 서로마 제국이 멸망하고 동로마 제국이 동유럽~소아지아 지역에서 분전할 동안, 조지아는 티마르 여왕 때 전성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하지만 동유럽과 서아시아 일대를 오스만 제국이 점령하고 오스만 제국의 주요 적인 러시아 제국이 남하하면서 시기에 조지아는 러시아의 세력권으로 편입되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스탈린이 조지아 출신이지만 소련 치하의 조지아인의 삶을 그렇게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조지아의 수도인 트빌리시의 박물관들을 살펴보면 소련 치하의 억압된 분위기를 조명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소련 붕괴 후 1991년에야 소련에게서 독립하여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조지아가 되었고, 이때부터 터키와 국경을 맞대게 되었습니다.
전형적인 동구권의 모습을 느낄 수 있는 곳
▲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 시내
▲ 트빌리시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그리스 정교회 교회
▲크리스마스가 1월인 그리스 정교회
이런 맥락 덕분에 트빌리시 시내를 걷다 보면 흔히 알고 있는 동구권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스 정교회 교회, 약간은 우중충해 보이는 도시 경관, 그래도 건물과 야경은 훌륭하고 저렴하고 맛 좋은 와인, 다소 딱딱해 보였지만 굉장히 저를 환대해준 집주인까지, 종합적으로 흔히 떠올릴 수 있는 동구권의 이미지와 비슷합니다.
의외로 터키와 연관성이 높은 나라가 조지아.
조지아에서 신기했던 점은 환전소에서 터키 리라로도 조지아의 화폐로 바로 환전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만큼 터키와 꽤 밀접합니다. 우선 앞서 언급한 티마르 여왕이 현재 터키 흑해 연안에 있는 트라브존을 거점으로 설립된 트라브존드 제국을 지원한 역사가 있습니다. 트라브존드 제국은 4차 십자군 전쟁 때 십자군이 콘스탄티노플(비잔티움)을 점령하고 라틴 제국을 세워 동로마가 혼란스러울 때 세워진 제국인데, 이때 트라브존드 제국을 후원했던 나라가 조지아입니다. 후에 이 영토는 오스만 제국의 영토가 되었고, 현재까지 터키 땅으로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또한 터키와 조지아 모두 흑해를 맞대고 있으며 터키 동북부와 조지아는 실크로드의 주요 거점이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트라브존에서 버스를 타고 조지아의 바투미로 버스를 타고 국경을 통과할 수도 있습니다.
조지아 기본 관광 정보
▲숙소 근처에서 먹은 맥도날드 세트메뉴, 대략 4~5천원
조지아의 화폐단위는 라리로 1라리에 약 428원정도입니다. 물가는 저렴합니다. 여유 있게 식사를 해도 5천원 이내입니다. 박물관 입장도 국제학생증 ISIC 카드로 학생요금을 적용 받을 수 있었습니다. 구글 지도로 대중교통 정보도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었고 생필품도 저렴했습니다. 흔히 관광객들을 상대로 운영하는 시티투어 버스도 이틀동안 2만원 내외로 이용할 수 있었으니 여러모로 체감 물가는 비싸지 않았습니다.
교통카드를 구입하고 정류장에서 충전하여 사용할 수 있으며, 새벽에 공항에 도착해도 유심칩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새벽 3시 경에 도착했지만 공항에서 유심칩을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트빌리시 공항은 작기 때문에 쉽게 필요한 것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볼거리는 그렇게 많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시내를 넉넉히 둘러본다고 해도 2~3일이면 충분하다는 것이 제 감상이었습니다. 그리고 굳이 다시 와서 무언가를 자세히 살펴볼 유인 요소를 찾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보통 트빌리시에서 어느 정도 머무르고 다른 도시로 이동하거나 다른 국가로 이동한다고 합니다. 저 같은 경우 여유 있게 둘러보고 과제도 할 겸 5일을 체류했는데 굳이 5일까지 있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터키에서는 앙카라 공항에서 직항비행기가 있으며, 이즈미르에서 앙카라, 앙카라에서 트빌리시까지 환승하여 이동하였습니다. 공항에서 시내로 이동하는 것도 버스를 타고 1시간 이내면 이동할 수 있습니다. 치안도 나쁘지 않아 혼자 여행하는데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이상으로 조지아에 대한 기본 설명을 마칩니다. 다음 편에서는 트빌리시의 주요 관광지와 명소들을 다루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