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5일 토요일.
찌는 듯한 더위와,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것이 미친듯이 반복되는 .. 참 이상한 날씨 =_=
그런 날씨에도 불구하고, EN TAMA 칼릿지 마츠리(축제)의 준비는 계속 되었습니다.
EN TAMA (엔 타마) 란, Enjoy 魂(타마시) 의 줄임말로,
즐겁게 노는 영혼들 ~! 이라는 뜻이랍니다.
솔직히 마츠리. 마츠리. 이렇게 한달간 노래를 부르고 준비를 했지만, 큰 기대는 안하고 있었어요.
축제가 시험 끝나고 바로 다음 날인데다가, 학교 이벤트 참여성 제로에 가까운 뮤직 칼릿지만의 축제.
거기다가 소수만 알고 있었던 내용을 또 적어보자면,
사실 제가 소속되어있는 서클, 음악부가 엔타마 마츠리의 저녁 무대에서 연주를 하기로 했었거든요.
그래서 그걸 한달 정도 넘게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그 무대 계획이 취소가 되었습니다. =_=
저희 무대만 없어진게 아니라 그 저녁 무대의 순서가 싸아아아악~~~ 없어져 버렸어요.
그 얘기를 고문 선생님께 듣고 나서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 ............. 이거 .. 망하겠구나 ...........'
그렇게 제가 속으로 생각하든 말든, 달력의 날짜는 계속 넘어가고 마츠리의 준비도 착착 진행되기 시작했습니다.
저희 클래스는 가게를 하기로 했는데요. 유학생 중에 '린 시틴'이라는 타이완 학생이 있어서 (솔직히 별 관련 없이 그냥 갔다 붙인겁니다만ㅎㅎ) 타피오카 가게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 이름도. 타이완 본 고장의 맛. 타피오카. 라는 가게를 말이죠. ㅎㅎㅎ
두번째 사진의 간판은 저와 제 기숙사 단짝 마오쨩 둘이서 일요일의 모든 시간을 바쳐가며 만들었습니다 T_T
시험기간인데도 불구하고, 공부를 못하고 이 간판을 만든 정성 ......
하나 하나 색종이 오려붙이면서 제발 한 잔이라도 더 팔려라 ~ 하고 기도했어요 ㅋㅋ
전 날(24일)에는 학교에 와서 타피오카를 만드는 재료 + 냉장고를 업자에게 받고,
판매하는 애들은 고등학생 교복을 입어보는 (당일날 교복을 입고 팔거기 때문에) 패션쇼 시간을 가졌습니다.
보, 보면 아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 저, 저, 저도 .. 무려 일본 교복을 입고야 말았습니다;ㅁ;
교복을 입는게 대체 몇년 만인지 ... 얼굴 화끈화끈 거려가면서 애들과 신나게 사진 찍었어요.
애들이 저보면서 우와~!! 진짜 일본 고등학생 같애!!! 막 이러더군요ㅎㅎ 고등학생으로 봐줘서 고맙다T_T
고등학교 졸업한지 4개월도 채 안되는 따끈따끈한 아가들과 한국 유학생 이모님이 훈훈하게 사진을 찍고나서,
패션쇼 및, 전날 준비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나서 본방.
타이완 출신 조리장님 린군을 든든한 백으로 두고!!
얼마전에 머리 바꿔서 미즈시마 히로 닮았다는 칭송을 받고 있는 꽃미남 사장님 다나카쨩을 앞에 세우고!!
2009년 MD 1-2 클래스.
타이완 본 고장의 맛.
2호관 아래. (<< 이쪽이 진짜 가게 이름)
는 멋지게 출범했습니다!
맛은 칼피스맛. 콜라맛. 딸기오레맛. 밀크티맛.
가격은 150엔.
다양한 맛과 싼 가격으로 승부하는 멋진 가게입니다!!
........... 라고 기세 등등하게 출범했지만. 사실 이 다음부터는 사진이 별로 없어요 ...
솔직히 기대 이상으로 주최측(학교)의 준비가 너무 허술했고, 가게가 너무 쪼끄맸거든요.
무슨 손바닥만한 공간을 주고 거기다가 가게를 차리라는 것도 그렇고, 손님이 되어주었어야 할, 체험입학 온 고등학생들이 다 가고나서 영업 허가를 주고 T_T
아슬아슬하게 150잔 팔아야 간신히 이익이 나오게 계산을 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은 너무나 최악이었습니다 ..
주위를 둘러봐도 손님은 커녕 점원들 밖에 안보이고.
쨍쨍 내리쬐는 땡볕 밑에서 어서 오시라고 , 타피오카 맛 좀 보시라고 ~!! 아주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습니다ㅎ
2시부터 6시까지. 네 시간동안 땡볕과 오지 않는 손님들 사이에서 고군분투 했습니다.
애들은 애들대로 더위에 지쳐가고 ........ 저는 저대로 속상해서 울적했구요.
그렇게 4시간을 보낸 결과.
어떻게 됐냐면요.
200잔 팔았어요 ヽ(^。^)ノ !!!!!!!!!!!!!!!!!!!
아주 예상외의 수익이었습니다!!!!
중반부터 (교복 입은 여학생들이 판매를 시작하고 나서 부터ㅋㅋㅋㅋㅋㅋ) 아주 날개돋힌듯 팔려나갔습니다.
준비해두었던 음료들이 부족해서, 서둘러 편의점에 가서 다시 조달해오는 일들이 몇번이고 반복 되었어요~!
아직 회계가 안 끝났기 때문에 얼마나 더 이익이 남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대충 애들과 뒷풀이는 할 수 있을 정도??? 는 되는것 같아요~!
초반엔 너무 실망했었지만,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준비하는 과정부터 ~ 끝나는 과정까지 너무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특히, 애들이 한 가지 목표에 한 마음을 다해서 협력을 한다는 .. 그 과정이 너무 좋았습니다. 군더더기 하나 없이 일처리도 무난했구요.
또 하나의 큰 일을 겪고 나니 아이들 사이에서도 집단 의식이 돈독해진 느낌이라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물론 저에게도 ....
그냥 같이 공부하는 유학생이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클래스 인원, 친구가 되었구나. 라는 마음을 같게 하는 또 하나의 사건이었습니다.
참 재미있었어요~!!
방학이 끝나고 나서, 11월 달이면 카마타제(학교 전체 축제)가 시작되는데, 그때도 기대가 되네요>_///
.. 대신 ...........
참가는 좀 생각해봐야겠지만요^_^;;; 재미는 있었지만 .. 힘들었어요T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