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고띠입니다 ^^
한국에도 장마가 시작됐다죠?
일본어로는 장마를 つゆ쯔유라고 합니다
일본의 장마..... 과연 듣던 대로입니다 ;;;
조금만 움직여도 온몸이 찐득찐득ㅠㅠ 땀이 송송 맺히네요
비가 오지 않아도 습도가 너무 높아서 뭘해도 금방 지쳐요
최근 장마와 함께 찾아온 급격한 체력저하로 인해
매일 곰한마리를 등에 업고 다니네요ㅠㅠ
오늘도 너무 피곤해서 4,,5교시 수업을 빼먹고 기숙사로 돌아왔습니다
한숨 자고 나니까 좀 낫네요 ㅋㅋ 역시 잠이 보약입니다 !
제가 살고 있는 곳이 香椎인데 (정확히 말하자면 카시이라고 하는데 그냥 카시라고 할게요 ㅋㅋ )
음 여러분이 잘 알고 계시는 후쿠오카의 시내인 하카타, 텐진과 가까워요~
버스타고 한정거장? 근데 그 한 정거장이 좀 길지만요 ^^;;
10분정도 버스를 타고 가면 바로 시내로 갈 수 있어요ㅎㅎ
저는 한국에 있을 때도 쇼핑을 그리 좋아한 편이 아니라서
일본에 와서도 시내구경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었는데
친구가 시내구경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가자길래 오케이 하고 따라나섰습니다 ㅋㅋ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친구가 아직 하카타라면 안 먹어봤으면 먹으러 가자고 해서
오늘의 메뉴는 하카타 라멘으로 결정되었습니다 !
제 친구는 지난 주에도 하카타 라멘을 먹었는데
그 진한 국물의 맛이 일주일 내내 생각났다고 하더라구요 ㅋㅋ
그런데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지라 다른 유학생언니는 그거 먹을게 못된다고 해서 ;;
그래도 하카타에 왔으니 하카타 돈코츠 라멘을 먹어봐야 되지 않겠어요?
일본에 온지 두 달이 넘어서야 겨우 하카타 라멘을 먹으러 갔습니다 ㅠㅠㅠ
워낙 빈곤해서 ㅠㅠㅠ ㅋㅋㅋ
저희가 토요일 점심 때 이치란을 찾아갔는지라 줄이 꽤 길었어요 ;;
그래서 은행에도 갈 겸 볼일보고 나서 점심시간 지나서 오자고 했는데
한 3시쯤에 갔는데도 역시나 줄이 길더라구요 ;;;
유명한 집은 다른가봐요 ㅋㅋㅋ
관광객들만 찾는 이름만 유명한 가게인줄 알았는데
오히려 일본인들이 줄 서서 기다리고 있더라구요~
제가 아는 일본인도 하카타라멘 엄청 좋아한다고 다음번에 이치란에 같이 가자고 한 적이 있었어요
라멘집 앞에서 나는 돼지육수의 냄새가 진하면 진할 수록 맛있는 집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이치란에서는 그렇게 냄새가 심하지는 않아서 혹시나 했었답니다 ㅋㅋ
그리고 우리나라의 음식이 아래로 갈수록 짜고 양념이 강해지는 것 처럼
일본도 마찬가지고 도쿄의 하카타라멘은 도쿄사람들 입맛에 맞게해서
후쿠오카 사람들의 입맛에는 별로 맞지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 그건 진짜 하카타라멘이 아니라나 ㅋㅋ
자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 미리 주문서를 작성합니다 !
주문서는 나중에 식당에 들어가서 점원에게 내면 된답니다 ~
어떤 내용이 있나 한번 볼까용 ? ^^
맛의 농도 , 마늘의 양 , 양파양, 영수증이 필요한가, 매운 정도, 면의 단단함
자기가 원하는대로 입맛에 맞도록 라멘을 먹을 수 있어요~
처음 온 사람들은 무난하게 모두 기본을 고르는 것이 좋다고 하네요 ㅋㅋ
저는 원래 돼지국밥, 갈비탕 이런거 엄청 좋아하거든요 ㅠㅠ 킬러예요 킬러
혼자서 학교 근처 돼지국밥 집 가서 먹고 올 정도로 ;; ㅋㅋㅋ
그래서 좀 진하게 먹을까 하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냥 모두 기본으로 질렀습니다
역시나 외국인 관광객, 특히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다보니
한국어로 상세하게 설명이 되어있네요 ㅋㅋ
아 위에 있는 주문서도 한국어용이 따로 있다고 하니까
혹시 모르겠다는 분은 카운터에 한국어 주문서를 따로 달라고 하면 될거예요 !
빠른 주문을 위해서 미리 밖에서 식권을 사는건데요
식권과 함께 아까 작성했던 주문서를 함께 내면 된답니다~
저는 당연히 기본690 엔 하카타라멘의 표를 뽑았답니다
좀 비싸요 ㅠㅠ 사실 텐진에 이치란보다 싼 라멘집도 많은데 ㅠㅠ
그냥 무난하고 모두가 추천한 곳을 원하시면 이치란으로 가시는게 좋은 것 같아요!
(캐널시티의 라멘스타디움과 이치란, 이 두 곳이 여행책자에 자주 나오는 라멘코스죠!
오늘은 저도 한국인관광객 느낌네요 ㅋㅋ )
약 40분 정도를 기다려서 드디어 이치란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ㅠㅠ 감격 ㅠㅠ
이치란은 일명 독서실라멘이라고 하는데 자리가 한사람씩 칸막이로 가려져있어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일본인의 이야기로는
이렇게 칸막이로 개개인의 자리를 나눈 이유는 다른 사람에게 방해받지 않고
오로지 라멘의 맛을 음미하는 것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하더라구요!
진짜 독서실에서 공부하는 것 처럼 라멘의 맛에 집중할 수 있어요 ~
그래서 독서실에서 먹는 컵라면이 맛있었던 이유가 ?! 고띠의 요상한 논리네요 ;; ㅋㅋㅋ
한사람씩 자리가 나눠져 있기 때문에 혼자 먹으러 오는 사람들도 꽤 많은 것 같더라구요
친구랑 같이 갔는데 뭔가 이런 칸막이가 거슬린다 하시는 분은
밑에 버튼을 누르면 칸막이를 없앨 수 있으니까 참고하세용 !! ㅋㅋ
자 물도 마시고~
식당에 들어와서 어떻게 주문을 하는지
세세하게 설명을 해 놓았어요~ 그림대로 따라하시면 된답니다 ^^
짜잔~ 드디어 하카타라면 나왔습니다 ㅠㅠ
이거이거 완전 제스타일입니다 ><
뽀얀 국물 보이시나요? 돼지육수의 깊은 맛이 먹으면 먹을수록 입안에서 맴돌아요 ㅠㅠ
아 저 깊고 깊은 돼지육수에서 헤엄치고 싶어라 ㅋㅋㅋㅋ
느끼한거 안 좋아하시는 분은 좀 안 맞을지도 모르지만 돼지국밥국물이라고 생각하시면 될거예요
면은 그렇게 두껍지고 않고 얇지고 않은데 탱탱한 느낌이예요
제가 한국에서 일본 라멘을 먹어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한국의 일식라멘이랑 비교는 못하겠네요
처음 먹어봐서 그런지 아 이게 바로 일본의 라멘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앞으로 자주 찾아올 것 같은 느낌이 .... ㅋㅋㅋ
헉 벌써 다 먹어버렸어요 ㅠㅠㅠ
아 조금 아쉬운데 어떻게 할까 하다가 면을 추가시켜서 먹었어요
저 좀 많이 먹거든요 ;;; 한국에 있을 때도 완전 많이 먹었는데 일본에 와서 살쪘어요 ㅠㅠ
그래도 맛있는걸 어떡해요 ㅠㅠㅠㅠ ㅠ
이런저런거 생각할 겨를이 없습니다 일단 그건 먹고 나서 나중에 생각하자구요 ㅋㅋㅋ
혹시나 면이 모자라다거나 다른 메뉴를 시키고 싶으면 어떻게 하나면요?
나무젓가락 종이를 유심히 살펴보세요!
그냥 쓰레기라고 생각하고 버릴수도 있지만 사실 요게 주문서랍니다 ^^
저는 부드러운 면을 추가했습니다~ 옆에 놓여져 있는 볼펜으로 원하는 걸 체크해서 점원에게 내면 돼요
역시 일본인답죠! 나무젓가락 종이도 주문서로 재활용하는 정신~
보통 사람은 한그릇으로 되던데 저는 한그릇이 좀 모자라더라구요 ;;
이런 생각이 나중에 큰 불상사를 가져왔습니다
생각보다 면이 쫄깃쫄깃해서 먹을 때는 배부른지 몰랐는데 면이 배 속에서 불더라구요 ;;;;
그래서 먹고 나서 한참 뒤에 걷기가 힘들정도로 배가 불렀어요 ㅠㅠ
결국 체했는지 집에 가서 토했습니다 ;;
※주의, 맛있다고 급하게 먹으면 저처럼 됩니다
맛을 음미하며 꼭꼭 씹어드세요 ^^ ;;
초등학교 6학년 졸업식 때 친구들이랑 짜장면이랑 탕수육 먹고나서
물 완전 많이 마시고 배안에서 불어서 정말 목구멍까지 차오른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밀가루의 위력을 알게 되었죠 ㅋㅋㅋ 그 기억을 잊고 있었네요 ㅋㅋㅋ
아 또 먹고 싶다 ㅠㅠ
다음엔 뭘 먹으러가나 고민해봐야겠네요 ㅠㅠ
후쿠오카에 오시면 꼭 하카타라면 먹어보세요 ^^ 안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