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에 펼쳐진 장관을 보고도 믿지 못합니다.
멀리 히말라야 산줄기를 따라 선명하고 고운 능선, 능선을 살짝 덮은 새하얀 눈,
어디가 하늘이고 호수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맑고 투명한, 그 위로 날렵하게 오고가는 보트 시카라!
하지만 아름다운 전경 뒤 어두운 그림자가 있으니 종교분쟁으로 악의 다툼은 끝이지 아니합니다.
1948년 인도 독립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지리한 분쟁은 1990년대, 이 땅 전체를 피로 물들게 했고
특히 1995년 트레킹을 즐기던 영국인 여행자 납치 살해사건은
한때 지상낙원의 대명사이던 이곳의 관광업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습니다.
이지역 사람들 90%가 무슬림(=이스라엘)
이곳에 분쟁이 끝이지 아니한 이유는 파키스탄 소유, 인도소유도 아닌 오직 카슈미르 독립 국가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깊은 역사까지는 알리 없지만 자주 국가를 주창하는 사람들,
불현듯 일제치하 독립 투쟁을 하던 우리 조상들이 떠오릅니다.
그런 분들이 계셨기에 우리가 있으리!
# 달 레이크
18km²의 면적을 자랑하는 광활한 호수, 스리나가르의 상징입니다.
인구 100만을 헤아리는 거대도시의 모든 생활하수가 달 호수와 호수의 물이 빠지는 젤룸강으로 흘러들지만
수온이 낮은 탓에 호수 속 수초가 눈에 보일 만큼 깨끗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늦은 저녁 거대한 폭우가 한바탕 쏟아져 이른 새벽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단숨에 그칩니다.
일종의 대기순환 같은 건데, 그렇다보니 낮에는 청명하고 깨끗하며 맑고 투명합니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호흡 자체가 산뜻하며
몸 안에 있는 독소가 제거되고 좋은 기운만 북돋아줘 머리가 맑고 상쾌합니다.
▶ 뉴 굿럭 하우스보트
뒤가 넓은 방, 우리 일행이 머문 방이고 앞쪽에 있는 방은 하루 2000루피나 하는 럭셔리 호텔급,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비교 극과극!
방 2, 부엌, 거실, 화장실, 세면실, 한집 차림입니다.
# 하우스 보트
글자 그대로 물 위에 있는 집, 이곳의 가장 큰 수입원이자 매리트입니다.
전쟁이 끝이지 않다보니 제한 구역이 넓으며 볼게 없는 건 아닌데 굳이 보지 않더라도
하우스보트에서의 생활만으로도 충분히 특별합니다.
참고하세요!
하우스보트마다 가격은 흥정하기 나름, 땅에 있는 숙소와 구조 자체는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 일행이 머문 곳은 "뉴 굿럭 하우스보트"
후기를 보고 찾아간 곳인데 굿 초이스!
1인당 400루피인데 350루피까지 D.C (2014.6월 기준)
대학에서 MT온 것처럼 넓은 방에서 남5 여3 같이 사용
아침 저녁 포함(아침-토스트,쨈,달걀,카슈미르티/ 저녁-달,커리,라이스,야채샐러드)
와이파이되지 않음, 인터넷 카페이용
하우스보트 이용시 가장 큰 문제는 식사,
하우스보트마다 시카라(배)를 한두 개씩 가지고 있는데 미리 말해두면 육지까지 데려다줍니다.
올 때는 시간이 맞으면 머물고 있는 곳의 하우스보트를 타고 올 수 있으나
대게는 대기하고 있는 유료 하우스보트를 타고 들어와야 합니다.
식사 때마다 매번 나갈 수도 없고, 그렇기 때문에 하우스보트 흥정시 식사가 제공되는지 반드시 묻고
그 외로 시카라 이용 건이나 기타 부수적인 요금이 부과되지 않는지 꼼꼼히 따져보시기 바랍니다.
# 홈스테이 기분
이 곳에 머물면서 집주인 아저씨께는 파파, 사모님께는 마마라 불렀습니다.
파파마마 슬하에 4남매가 있는데 자매는 예쁘고 사내는 멋지며 연예인 뺨치는 출중한 외모를 지녔습니다. 하하
호기심도 많고 심성도 곱고! 비록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눈빛과 마음으로 소리 없는 대화를 나눴습니다.
또 마마는 매일 아침 저를 안아주셨습니다. 물론 제가 일부러 안긴 것도 있지만
집에 계신 어머니가 생각나 얼토당토 않은 애교를 부렸습니다.
머무는 동안 자식처럼 친근하게 대해주시고 카슈미르식 이름도 지어주셨는데,
제 이름은 '자이둔'
올리브나무의 일종인데 아름답고 고귀하다는 뜻을 지녔다는!
왜 이리 지어주셨냐고 여쭈었더니 feeling이라는 답을 주셨던 마마!
▶ 집뿐 아니라 상점도 있고 슈퍼말고도 의류, 미용실 등 업종도 다양합니다.
▶ 뭍에서 대기하고 있는 시카라
이것은 관광용으로 규모도 크고 화려하며 천장이 있지만
개인 소지용 시카라는 천장도 없고 작으며 정원이 성인남성 기준 3~4명까지 수용가능합니다.
▶ 우리 일행이 머문 방
낮에는 시원하여 통풍이 잘되고 채광이 좋습니다.
반면 밤에는 서늘하고 추우며 침낭 사용이 불가피하고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이라면 침낭에 담요까지 덮어줘야 합니다.
담요는 제공됩니다. 참고로 저는 옷을 여러겹 껴입고 침낭 안으로 쏘-옥, 담요를 머리끝까지 덮고 잤습니다.
낮에는 바람막이 하나 두르고 다녔습니다
▶ 뒤켠에 마련되 화장실,
한쪽은 화장실 겸 목욕실 또 다른 한쪽은 세탁실 겸 목욕실!
# 카슈미르티
한국의 서울특별시처럼 스리나가르가 잠무 카슈미르주의 한 지역인데 이지역에서 나는 티가 정말 맛좋습니다.
허브차 아니요, 녹차 아니요, 그 어디서도 맛보지 못한 독특한 맛,
처음에는 설탕을 많이 넣어 달작지근한 맛이 강했는데 설탕을 빼고 마시니 그 본연의 맛이 깊고 풍부하며
함께 넣는 씨앗이 있는데 모양은 피스타치오에 가깝고 이곳 말로 꺼허므?라 부릅니다.
한 번 마시고도 그 맛을 잊을 수 없으니 누구라도 예외없이 중독되고 마는 치명적인 차,
꼭 한 번 맛보시라 강력 추천합니다. 참고하세요!
▶ 카슈미르 티
▶ 시나몬과 정체불명의 씨앗
카슈미르차에는 이 세가지만 넣고 한솥 끓이는데 도저히 믿기지 않는 맛이 나덥니다.
▶ 현지식 가스렌지
첫 날 블랙퍼스트를 만들어 주시겠다더니 런치가 될 때까지 깜깜무소식,
그 연유가 궁금하여 부엌 내방, 이유는 여기에 있었습니다.
전기로 사용하는 로스터기인데 토스트 낱개를 일일이 앞뒤로 굽고 계셨던 거,
먹을 사람이 장정 8명이니 한 명당 3~4장씩만 해도 30장!
다음날부터는 저희도 일손을 도왔습니다. -폰으로 찍어 화질이 좋지 아니합니다.
# 생각일기
그 누가 이곳을 지옥이라 했던가!
물론 싸움이 일어나고 있는 지역은 일체 가지 않았기에 다 알 길 없으나
현지인이 생활하는 일상 속 풍경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으며 사진으로 다 담아내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방에서 뒹굴뒹굴
밖에 나와 테라스에서 멍때리기
지나가는 관광객 구경하기
작대기 하나 들고 낚시하기
거울보다 뛰어난 반영의 호수 바라보기
호수 위 water lily
향긋한 레몬향
모든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