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여행주제는?
딱히 없다. 그냥 싱가포르에서 유명한 곳들 돌아다닐 수 있는 시티투어
싱가포라 패스를 신청해서 옆방 형 두명과 같이 가는 거였다.
예전에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자식을 홀수로 낳지 마라.
친구끼리 모일때 홀수로 모이지 마라.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이유는 한명이 꼭 외톨이가 된다고
우리 일행은 세명.
나는 오늘 하루 외톨이였다.
홍홍
외로웠다.
싱가포르에는 친구 혹은 연인 아니면 가족끼리 여행을 온 사람들이 정말많았고
나처럼 혼자 여행을 온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막 그 끼리끼리들을 보면 괜시리 질투가 났다.
분명 내가 선택한 혼자만의 여행이고 혼자만의 여행의 장점과 그런 좋은 것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것들은 잠시 망각한채, '난 왜 혼자지?' '아 집에 가고싶다' '내가 대체 왜 여길 온건가?'
하는 생각들에 빠졌었다.
더 외로워졌다.
그래서 싱가포르의 이 곳 저 곳을 돌아다니면서 마주치는 사람들은
나에겐 마치 다른 종족일 뿐이었다.
마치 군계일학이란 말처럼 (실제 의미 말고 닭들 무리와 한마리 학처럼 )
지구인들틈에 혼자 놓여있는 한국이라는 화성에서 온 외계인같은 느낌이었다.
그나마 말 걸 기회가 있어서(티켓을 사거나 길을 물어볼때 혹은 가이드 설명들을때 등)
말을 걸어보면 마치 지구인과 화성인이 서로 대화가 안되는 것처럼
발음이 다르다보니 대화가 안된다. 정말 안된 건 아니고 불편이 많았다.
한 예로 덕투어를 했는데
가이드가 나보고 한국인이냐고 마이크로 큰 소리로 물어보더라.
맞다고 하니 안녕하세요 라고 말 걸면서 뭐라뭐라 물어보더라.
내 귀가 이거 뭐 청력 장애가 걸린 건지 발음이 달라선지
한마디도 못알아 듣겠더라.
왔~~~??? 을 세번 하고 세번 다시 말을 듣고도 잘 안들려서 그냥 고개만 끄덕였더니
다행히 넘어가더라.
그리고 가이드가 자꾸 사람들 하나하나 붙잡고 덕터 닥터 라고 하길래
'무슨 의사나 박사들만 우대해줄려고 그러나 ?'
'남의 직업을 왜 자꾸 물어보는 거지?'
하고 생각했었다.
근데...ㅋㅋㅋㅋ 참내
한 10번쯤 들으니까 '닥터'가 아니라
'덕투어'였었다.
또 가이드가 자꾸 설명 중간에 토토라는 단어를 말했었다.
'토토? 뜬금없이 도박은 왜?'
이 생각을 했었는데
참내
'토탈'을 말하는 거였었다.
암튼 무슨 싱가포르 현지인들 만나는 사람들이랑 거의 다가 이런 문제가 발생하니
혼자서 더 시무룩 해지고 말 수도 적어질 수 밖에
이러다 보니 나의 외로움은 막 극에 달하기 시작해버렸다.
너무 외로워서 무의식적으로 휴대폰을 자꾸 꺼내서 친구들한테 문자를 쓰다가
'아 군대 갔지' 하며 다시 휴대폰을 집어넣기를 수십번 반복했다.
외로웠다.
외롭다.
외로운게 너무 싫다.
필리피나 3 명 코레아노 2명과 동행을 했었지만서도
외롭다.
내일은 제발 외롭지 않은 여행이었으면 좋겠다.
호주 여행 광고에서 봤었던
A : This nothing like it, is it?
B : No~
이 대사를 꼭 써보고 싶다.
-미쳤다 지금 새벽 3시가 다됬는데 내일 5시쯤에 일어나야한다.
외로우면서도 졸리는 동원이의 일기
-글을 제대로 썻는지 하고자 하는 말을 제대로 전달했는지
여행에서 지금 무엇이 잘못이고 무엇이 잘하는 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