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왜 하필이면 그 주제가 제목이 Blame Canada 일까요? 캐나다가 도대체 뭘 잘못했길래? 게다가 South Park 의 어느부분이 특별히 캐나다와 연관이 있었을까요? 이 주제가는 이 포스팅의 끝에 올려드리겠습니다.
지난주에도 많은 얘기거리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지난주엔 어딜가나 Britain's Got Talent에 출연했던 Susan Boyle 얘기가 화제였죠. 영국의 탈랜트 쇼이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전세계인의 관심을 집중시킬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었죠. 그런데, 이 쇼의 미국 프렌차이즈인 America's Got Talent 는 제작년까지 3시즌을 지냈어도 별로 그닥 눈길을 끌었던 사람은 없었던것 같아요. 그닥 재미도 없었고, 가끔 민망하기도 했던 것 같고. 하여튼 그닥 크게 관심을 가지고 보진 않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이런 화제의 뉴스속에서 제가 발견한 꽤 재밌는 얘기거리가 있습니다.
Billy Bob Thornton 이라는 배우를 아시나요? 안젤리나 졸리의 전 남편이기도 하고, 오스카를 수상했던 경력이 있는 연기파 배우이기도 하고요.
이 친구가 배우이기도 하지만 Boxmasters 라는 무명밴드의 드러머이기도 합니다. 사실 헐리웃에는 이런 식으로 유명한 배우들이 상대적으로는 덜 성공적인 Rocker 캐리어를 갖고 있다는게 그닥 낯선일이 아닙니다.
이 밴드가 캐나다에 콘서트 투어를 했던 모양이에요. 아무래도 무명밴드의 유명인 드러머이다 보니, 스포트 라이트를 혼자 받게 되는게 팀 동료들에게도 미안했을테고, 싫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캐나다의 한 DJ 가 밴드의 음악적 역량과는 상관없는, Thornton 의 배우 경력위주의 소개말을 끝내자 여기에 발끈, DJ의 모든 질문에 동문서답과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심술끝에, "Canadian fans were like mash potato with no gravy" 라는 말을 해버렸다는 군요. 이거 우리말로 바꾸면, 마치 '캐나다인은 앙꼬없는 찐빵이다' 라고 말한것과 일맥상통 합니다. 당연한 캐나다인들의 공분을 사게 되었고 덕분에 밴드의 남은 캐나다 공연 스케쥴은 모두 취소 되었답니다.
그가 이런식으로 캐나다를 말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특이한 성격때문이기도 하고, 그런 성격을 건드린 라디오 DJ 때문이기도 하지만, 저변에는 캐나다를 깔보는 미국인의 시선을 엿볼 수 있기도 합니다.
저도 처음 미국 왔을때, 미국인들이 유독 국경을 맞대고 두 나라중 유독, 북미 마켓을 함께 양분하는 캐나다를 정서적으로 무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때 참 신기했어요. 캐나다는 뭐든지 느리고, 할일도 없고, 어떤 이는 미국보다 사회보장제도가 잘 되있는 캐나다 시스템을 공산주의 라고 서슴치 않고 말하기도 하고, 또 어떤이는, 미국 없이는 혼자서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는 미국의 속국인냥 말하기도 하죠.
위에서 예를 들었던 South Park 의 에피소드 중에, 캐나다 인들이 모두 파업에 돌입했어도 전세계가 아무 관심도 없이 잘 돌아간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어요. 마치 지구상에 캐나다 하나쯤 없어도 아무 상관이 없다는 농담을 하려했던 것 같았죠. 또 예전에 꽤 유명했던 코미디 영화중에 Canadian Bacon 이라는 영화에서는 미국인들을 긴장시키기 위해 아무 잘못도 없는 캐나다를 미국의 적으로 만드는 과정이 코믹하게 나오기도 했었습니다.
자 그럼 이런 보편화된 미국인들의 깔보기 정서를 캐나다인들은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까요? 여기 Rick Mercer 라는 유명한 캐나다인 코미디언의 Talking To Americans 라는 코미디 쇼가 있습니다.
이 쇼는 미국인들이 얼마나 국제정세나, 다른 나라 특히 국경을 맞대고 있는 캐나다에 대해 무지한지를 잘 보여줍니다. 처음 세그먼트에 나오는 말, 캐나다 국회의사당의 천정을 글로벌 워밍으로 부터 더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이글루로 지었다는 세살먹은 아이도 속지않을 뻔한 거짓말에 반응하는 미국인들의 '천진난만(!?)' 한 모습이 나옵니다. 일반 시민은 둘째치고, 대학교육(!) 까지 받아서 똑똑하다는 알칸사스 주지사까지 그 말에 속아넘어가죠. 볼수록 캐나다인 입장에서는 속시원한 쇼가 아닐 수 없을꺼에요.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웃 나라라는 의미는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애증의 관계를 만드는 모양입니다. 저는 외국인으로 미국에 살고 있지만, 캐나다라면 괜히 피식 웃고 깔보는 미국인들이, 솔직히 웃긴다고 생각했어요. 캐나다는 캐나다 대로 참 많은 장점이 있는 나라입니다. 미국과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유대하고 있지만, 또렷히 다른 사회체제를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독립국가이죠.
미국의 거대 은행들이 연쇄도산하고 있는 이 마당에 캐나다 은행의 도산소식을 들어보셨나요? 그토록 무시했던 캐나다의 저력이 드러나는 한 일면이기도 합니다.
쭉 살아오면서, 미국인들이 같은 영어권의 다른 나라들을 바라보는 관점에 조금씩 재미있는 요소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태도나 명칭에서 은근히 자기가 최고라는 자부심이 강한 미국인이다 보니, 영국이나 호주에도 농담을 늘어놓는 경우가 간혹 있지만, 캐나다에는 유독 좀 심하죠. 또 기회가 되면 영국이나 호주에 대한 미국인들의 보편 정서랄까, 그런것이 읽히는 부분에 대해 얘기를 하도록 하죠.
어쨌든, 세상에서는 이렇게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다음주에 또 뵙죠.
Jason K
Blame Canada!
사족 1.
그런데, 이 히트 시리즈 South Park 는 캐나다인들이 만들었다는 사실. 이 부분은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적어도 쇼의 크리에이터인 Matt Stone,Trey Parker 는 모두 미국인 입니다. ㅠㅠ
사족 2.
어떤 일에나 가끔은 일반화가 오류를 범할 수도 있습니다. 이 포스팅은 문화적인 현상으로 느낄 수 있는 미국인들에 대한 정서를 나타내려는 글입니다. 물론 제 개인의 경험이 녹아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글을 읽고, '내가 아는 미국 친구는, 혹은 내가 아는 미국인의 대부분은 캐나다인을 깔보지 않는다.' 라는 주장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하지만 얘기의 특성상 그런 부분에 대한 지적은 사양하겠습니다. ^^
사족 3.
밑에 dd님의 지적에 대해 덧붙입니다. 제 포스팅이 캐나다와 미국관계를 마치 한국과 일본 관계처럼 때때로 적대적인 관계의 묘사처럼 보였던 모양이네요.
역사적으로 두 나라 사이에는, 한국과 일본이나 영국과 프랑스, 프랑스나 독일 같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라이벌간의 갈등이 있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에, 캐나다인을 향한, 그런 정도의 심각함이나, 적대적인 분위기는 없을겁니다.
보통은 가벼운 조크, 우쭐한 분위기 같은것으로 표현되는 감정들일 뿐이죠. dd 님 말씀처럼 적대적인 분위기는 아마 일반적으로 미국 어디에도 없을 꺼에요 ^^.
역사적으로 두 나라 사이에는, 한국과 일본이나 영국과 프랑스, 프랑스나 독일 같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라이벌간의 갈등이 있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에, 캐나다인을 향한, 그런 정도의 심각함이나, 적대적인 분위기는 없을겁니다.
보통은 가벼운 조크, 우쭐한 분위기 같은것으로 표현되는 감정들일 뿐이죠. dd 님 말씀처럼 적대적인 분위기는 아마 일반적으로 미국 어디에도 없을 꺼에요 ^^.
그런데 dd님이 말씀하신것처럼 미국의 51번째 주 정도로 생각한다는 데에 이 우쭐한 감정의 방향이 약간은 녹아있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합니다. 어쨌든 오래된 농담 "When the US Sneezes - Canada Catches a Cold" 에 나오는 그런 감정 정도로 봐주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