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제 수화물 규정도 챙겨보고, 이민가방과 캐리어의 장·단점까지 비교해보았다. (이민가방 or 캐리어? 교환학생·유학생 짐 꾸리기<1> 참조) 그렇다면 과연 어떤 이민가방, 어떤 캐리어를 선택할 것인가?
캐리어라 쓰고 만다리나덕 VS. 샘소나이트라 칭한다
나의 경우 가장 고민되는 것은 캐리어를 산다면 어떤 브랜드의 캐리어를 사느냐, 하는 것이었다. 아마 캐리어 중에 가장 유명한 브랜드는 만다리나덕과, 샘소나이트가 아닐까 한다. 주위사람들을 보아도 최종라운드는 이 두 브랜드에서 갈리곤 했다. 사실 나는 원래 만다리나덕 가방을 좋아하기도 하고, 그 전부터 몇 개 찜해둔 녀석들이 있어서 당연히 만다리나덕을 사야지, 하고 생각했었다. 만다리나덕하면 <우리 결혼했어요>의 황보씨를 비롯해 연예인들이 많이 들고다니는 캐리어다. 큰 앞포켓 두 개가 가장 큰 특징인데, 이는 수납을 보다 편리하게 도와준다. (그러나 앞 포켓이 있게되면 수납에는 편리하지만, 물건을 넣었을 때 깨질 위험이 있다는 말도 들었다 -물론 경쟁사에서 들은 말이긴 하지만 일리가 있다고 생각된다-) 상당히 주관적이긴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만다리나덕의 가장 큰 장점은 디자인이다. 캐리어하면 칙칙하고 실용적인 것만을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 만다리나덕의 캐리어들은 이런 편견들을 과감히 깨준다. 가격이 40만원에서 50만원대 정도로 비싼 편이긴 하지만, 만다리나덕의 화려한 색감과 캐리어 같지 않은 디자인들은 내가 맨 처음 만다리나덕 캐리어를 사고 싶어했던 이유였다. 그런데 막상 짐을 싸려고 보니 캐리어란 것이 단순히 취향만으로 선택되는 문제가 아니었다. 무엇보다 만다리나덕의 경우 캐리어 자체의 무게가 4kg~5kg 정도로 무거운 편이다. 적게는 1년부터 많게는 몇 년동안 써야할 내 짐을 이고갈 녀석들인데 그저 디자인만으로 뚝딱 쉽게 고를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그 다음으로 고민한 브랜드가 샘소나이트다. 알다시피 샘소나이트하면 '튼튼함의 대명사'인데, 그도 그럴 것이 샘소나이트의 캐리어는 실제 비행시스템과 똑같은 강도로 시행된 테스트를 통과한 놈들이다. 또한 바퀴가 4개 달린 캐리어들도 존재하는데, 이 경우 당연히 바퀴가 2개인 캐리어들보다 편하다. 즉, 튼튼하고 실용적인 것이 샘소나이트의 가장 큰 장점이다. 가격도 만다리나덕보다 조금 저렴한 30만원대 후반에서 40만원대 후반 사이며, 무게 역시 3~4kg으로 샘소나이트가 좀 더 가볍다. 만다리나덕에 비해 디자인이 심심한 편이긴 하지만, (심지어 몇 몇 기능이 뛰어난 제품은 디자인엔 전혀 눈길 조차 주지 않은 듯 하지만) 최근에는 샘소나이트에서도 디자인에 꽤 신경을 쓴 듯한 제품이 나오고 있다. 특히 내가 관심을 가졌던 건, 코르모라이트란 라인인데, 혹시 보신분이 계신지 모르겠지만, 최근 드라마 <천사의 유혹>에서 홍수현씨가 들고나왔던 캐리어가 샘소나이트의 캐리어다. (권상우씨의 뉴욕다이어리에도 나온 가방이란다) 하드케이스 가방임에도, 하드케이스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해 지퍼도 달려있으며, 무엇보다 가볍다.
아, 또 최근에는 샘소나이트의 자회사라는 American Tourist의 캐리어도 종종 눈에 띄는 것 같다. (홈쇼핑에도 가끔 등장하는 듯.) 매장에 함께 진열돼 있는 경우도 있고, 매장에 따라 American Tourist는 없는 경우도 있다. 나도 둘의 차이점은 크게 잘 모르겠지만 매장 직원분의 말에 따르면 American Tourist도 똑같은 테스트를 통과해서 튼튼하긴 하지만 American Tourist보다는 샘소나이트가 더 튼튼하다고 한다. 물론 가격은 샘소나이트가 훨씬 비싸다.
아무래도 주관적 가치가 있으니, 어느 것이 좋다 내가 결론 내릴 순 없다. 그렇지만 내가 처음 LA공항에 내렸을 때 느꼈던 것은, 이 많은 사람 중에 그 누구도 브랜드 캐리어를 들고 있지 않더란 점이다. 유일하게 내가 발견한 샘소나이트 가방의 주인은 한국인 아주머니셨다. 정말 거짓말 같게도 브랜드 캐리어는 그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물론, 있었을 것이다. 내가 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그 수는 턱없이 작았음은 분명했다. 많은 외국인들은 기본적인 기능에만 충실한 캐리어와 함께였으며 심지어 캐리어를 들지 않은 이들도 많았다. 각양각색의 다양한 가방이 그 곳에 있었다.
교환학생·유학생 짐 꾸리기③에서는 어떤 이민가방을 선택할까, 에 대해 자세히 다룰게요 :-)
활기차고 신나는, 좋은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