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교환학생을 결정하고 짐을 쌀 것을 결정할 땐 옷가지 몇 벌이랑 신발 몇 개 넣어가면 되지 뭐, 하고 생각했다. 그래 맞는 말이다. 옷 가지 몇 개와 신발 몇 개 넣어가면 되지 뭐. 실제 이것들이 짐의 최소 60%는 차지하니까. 그런데 어떤 옷가지를 넣어갈 것이며, 어떤 신발을 챙겨갈지, 심지어 어떤 가방에 그것들을 넣어가야 할 지, 막상 짐싸야 할 시간이 다가오니 모든 것이 문제였다. 난감했다. 넌 준비 안 할 거냐, 는 엄마의 말에 요즘엔 인터넷에 다 나와, 하며 큰소리 뻥뻥쳤는데 인터넷의 정보는 다 있는 듯 하다가도 막상 필요한 정보는 알 수 없거나, 믿을 수 없기 마련이었다.
그래서, 기억을 더듬고 더듬어, 그때의 고민을 다시 떠올리고 떠올려서, 나의 준비과정 속 시행착오와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끄집어 내기로 했다. 내 다음번의 누군가는 조금 더 편하고, 또 내가 했던 시행착오 만큼은 줄일 수 있길 바라면서.
1. 가방 고르기
** 가방 고르기 이전에 먼저 확인해야 할 사항이 각 항공사의 수화물 규정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의 수화물 규정은 다음과 같다. 직항이 아니라면 우리나라 항공사와 더불에 타게되는 외국항공사의 수화물 규정도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참고로 AA항공은 50파운드다.)
<대한항공>
무료로 맡길 수 있는 짐의 크기와 무게 |
지역 | 미주 구간 | 미주 외 구간 | 한국 국내 구간 | |
일등석 | 각 수하물의 무게가 32kg/70lbs 이하이며 최대 3변의 합이 158cm/62ins 이내의 짐 2개 | 40kg/88lbs | - | |
프레스티지석 | 각 수하물의 무게가 32kg/70lbs 이하이며 최대 3변의 합이 158cm/62ins 이내의 짐 2개 | 30kg/66lbs | 30kg/66lbs | |
일반석 | 각 수하물의 무게가 23kg/50lbs 이하이며 최대 3변의 합이 158cm/62ins 이내의 짐 2개 ※ 단, 2개 수하물 최대 3변의 합이 273cm/107ins를 초과하지 않아야 함 ※ 브라질 출도착 여정은 32kg/70lbs 이하의 짐 2개 적용 |
20kg/44lbs | 20kg/44lbs | |
소아 (만 12세 미만) |
성인과 동일 | |||
유아 (만 2세 미만) |
접는 유모차, 운반용 요람, 유아용 카시트 중 1개 + 크기가 115cm/45ins 이하이면서 무게가 10kg/22lbs 이하인 가방 1개 | 접는 유모차, 운반용 요람, 유아용 카시트 중 1개 |
<아시아나 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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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캐리어 vs. 이민가방
생각외로 고민을 많이했던 부분이 이 부분이었다. 캐리어를 사서 갈 것이냐, 아니면 이민가방을 사서 갈 것이냐. 둘 다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므로 선택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먼저 캐리어는 튼튼하다. (수화물을 이동시킬 때 인정사정없이 무자비하게 던져진다는 소리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또한 한 번 사게 되면 꼭 지금과 같은 유학, 교환학생때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쓸 수 있다. 인생에 있어 멀리 나갈 일이 한 번 뿐은 아닐테니까. 또한 이민가방 보다는 훨씬 모양새가 좋고 휴대성도 뛰어나다. (특히나 만다리나덕이나 샘소나이트 중에는 디자인자체가 예쁜 가방 들이 너무 많다.) 그렇지만 튼튼한 만큼 캐리어 자체의 무게가 나가는 편이다. 내가 알아본 브랜드는 만다리나덕과 샘소나이트였는데, 만다리나덕보다는 샘소나이트가 더 가볍다. 만다리나덕은 4~5kg, 샘소나이트는 3.5~4kg 정도였던 것 같다. 수화물 규정이 23kg임을 감안했을 때 무시할 수 없는 무게다. 또한 30인치가 제일 큰 사이즈이기 때문에 넣을 수 있는 짐이 한계가 있다. 짐을 싸다보면 무게는 가볍지만 부피가 큰 것들이 많이 있는데, 캐리어는 이것들을 수용하지 못할 때가 많다. 또한 결정적으로 비싼 편이다. (만다리나덕이 40만원대, 샘소나이트가 30만원 후반대 였던 듯 싶다. 물론 더 저렴한 브랜드도 존재하지만, 이민가방 보다는 비싼 편이다.)
이민가방은 가볍다. 자체 무게가 2kg 안팍이다. 그리고 짐을 상당히 많이 넣을 수 있다. 가방을 짐의 부피에 따라 3칸까지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아까와는 반대로 부피는 크나 무게는 그리 나가지 않는 물건들을 맘껏 넣을 수 있다. 또한 저렴하다. 제 아무리 비싼 이민가방도 3만원 안팍이며, 심지어 남대문에서는 만원 한장으로 구입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민가방은 튼튼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캐리어에 비해 휴대성이 떨어지며, 장기적으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쉽게 표로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다.
캐리어 이민가방 장점 튼튼하다 오래쓸 수 있다 디자인이 예쁘다 휴대성이 뛰어나다 가볍다 부피가 큰 물건도 수용가능하다 가격이 저렴하다 단점 무거운 편이다 가방 사이즈에 따른 부피제한이 있다 비싸다 튼튼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장기적으로 사용하기에 무리가 있다 디자인이 예쁘지 못하다 휴대성이 떨어진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이민가방을 선택했다. 이미 나는 20인치 캐리어가 있었기에, 이민가방들의 장점들이 더 절실했다. 20인치 캐리어는 기내용이어서 무게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비행기에 따라서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있어도 기내용의 경우 무게제한이 엄격하지 않다.) 부피는 작지만 무게가 많이 나가는 것들 (책, 화장품, 가죽제품, 학용품, 한국음식 등-)을 넣었고, 이민가방에 부피는 크지만 무게는 별로 나가지 않는 것들(옷, 등)을 넣었다. 또한 이미 미국에 가있는 친구들이 미국에 오면 캐리어가 한국에 비해 훨씬 싸다고, 한국에서 이민가방에 가져왔다가 미국 현지에서 캐리어를 사서 가져가는 것이 경제적이라는 충고도 고려했던 것 같다. (실제 라스베가스 아울렛에 갔더니 한국에서 본 캐리어가 거의 반 값이었다.)
위의 장단점을 잘 살펴 자신에게 맞는 가방을 선택하는 것이 최우선이겠지만, 이민가방만 2개 가져가는 것은 반대다. 특히 여자분이 혼자 이동해야 할 경우 절대 이민가방 2개를 감당할 수 없다. 이민가방은 휴대성이 캐리어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자신이 짐을 끄는 것이 아니라 짐이 자신을 끄는 꼴이 될 수도 있다. 더군다나 미국에 오게 되면 (미국 뿐 아니라 다른 국가라 할 지라도) 자신이 지내게 되는 도시 외에 다른 도시들도 여행할 기회가 많아진다. 그 때 이민가방을 들고 여행을 가기에는 너무 너무 불편하다. 이민가방만 들고 온 한국인 친구가 3박4일로 근교도시에 놀러가는데 너무나 불편해 하는 것을 보았다. 이럴 때는 캐리어가 있으면 너무 편하다. 더군다나 미국 국내선은 국내선간 수화물이 유료이기 때문에 (1개 $15, 2개 $40) 기내용 사이즈 캐리어가 있다면 더욱 좋다. 현지 미국인들도 집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온 학생들의 경우, 이동할 때 기내용 사이즈 캐리어를 많이들 애용하는 편이다.
** 나의 이민가방과 기내용 캐리어
<나의 기내용 20인치 캐리어. 키플링에서 구입한 것인데, 칙칙한 이민가방과 대비되어 포인트도 되고 또 의외로 수납공간이 넓은 편이라 3년째 유용하게 쓰고 있다. >
< 나의 이민가방. 아무래도 끈의 포인트 때문인지, 공항에서 이 이민가방 들고 있는 사람을 꽤 본 것 같다. 그렇지만....이 이민가방에 얽히고 섥힌 이야기가 얼마나 많은지. 다음 <2>편에서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2) 어떤 캐리어를 선택할까
3) 어떤 이민가방을 선택할까
는 교환학생, 유학생 짐 꾸리기 <2>에서 마저 다루겠습니다 :-)
behind story
교환학생으로 1년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교환학생 가기전에 해커스 게시판에서 굉장히 도움 많이 받았었는데, 미국가서는 홀라당 까먹고 놀다, 지금에라도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특파원이 되었습니다 :)
전공이 Journalism이라 장래희망이 정말 특파원이 되는 것인데, 지금 해커스 안에서나마 이렇게 특파원으로 활동하게 되니 기분이 참 좋네요. 앞으로 자주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더 궁금한 점 있으시면 메일이나 덧글로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제가 해커스 통해 받은 도움만큼, 저도 도움드릴 수 있는 한에서 최대한 도와드릴게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