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와서 꼭 해야 될 일 두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번째 옷사기. 두번째 신발사기. 물론 이 것외에도 할 일이 얼마나 많겠느냐 만은 그만큼 미국, 그만큼 뉴욕에서 옷과 신발이 싸다는 말을 반증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이미 미국에서 옷과 신발싼 거 다 경험했는데, 새삼 뉴욕까지 와서 또 쇼핑, 하고 생각했지만 반드시 쇼핑해야 할 두 가지 이유가 있으니 첫째, 뉴욕에는 명품이나 인기브랜드를 모아 엄청난 가격으로 할인해서 파는 아울렛과 디스카운트 스토어가 존재한다. 둘째, 뉴욕에선 의류에 관해서는 $110 까지 세금이 붙지 않는다. (물론 신발도 의류에 포함된다 우와우와) 혹시 미국에서 생활해보신 분이라면 이 TAX가 은근히 얄미운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보통 8%에서 9%후반 정도 되는 택스는 10만원짜리 바지사면 만원정도 더 붙는 셈이라고 보면된다. 그런데 뉴욕에선 의류쇼핑자에 한에서 110불까지 이 택스를 받지 않는다니, 뭐 이건 나에겐 쇼핑하라고 만들어놓은 천국, 카드값을 담당할 우리엄마에겐 지옥쯤?
자, 그렇다면 먼저 Century21을 둘러보자. Century21은 맨하탄 내에있는 디스카운트 스토어다. 보통 디스카운트스토어라고 하면 명품과 인기브랜드를 모두모두 모아모아 엄청난 할인을 해주는 곳이라고 보면 된다. 센츄리21 외에도 맨하탄엔 여러 군데의 디스카운트 스토어가 더 존재하지만 음, 가격면에서나 물건의 다양성 면에서나 센츄리21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한다. 센츄리21의 가장 큰 장점은 뭐니뭐니 해도 맨하탄내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 지하철을 이용하면 바로 앞에 내릴 수 있다. 다른 미국의 대도시를 여행해보신 분이라면 차 없는 여행객이 아울렛 쇼핑가기가 얼마나 힘든지 절실하게 알고계실 것이다. 혹시 셔틀이 있다하더라도 바지 한 벌을 더 살 수 있는 비싼 차비. 한 번 돌아온 이상, 상품에 하자가 있거나 사이즈가 맞지 않는다해도 다시 가기조차 어려운 먼 곳에 위치한 그대여. 맨하탄에 위치한 Century21은 이 고민을 한 방에 날려보낸다.
시간은 한정돼 있고 쇼핑은 얼른 해야겠으니 쇼핑하러 가면 항상 스토어 내부 사진은 거의 찍지 못하고 온다. 더군다나 지름신과 싸우랴, 물건들과 싸우랴, 아줌마들과 싸우랴 쇼핑이 끝나고 나면 항상 만신창이가 되어 집으로 돌아오기 일쑤. 자, 그래서 대신 내가 산 물건들을 살짜쿵 공개해볼까 한다. 한국도 쇼핑몰마다 가격이 또 달라지니 명확하게 한국과 비교할 수는 없고 대충 미국 가격은 요 정도 하는 구나, 정도만 참고하면 좋을 듯 하다. 한국과의 정확한 금액 차이는 모르겠지만 디스카운트스토어 영수증에 의하면 미국 다른 매장과 비교했을 때 $354을 saving 받은 것이라 한다.
100%캐시미어 장갑 $24.97
ASH 운동화 $49.97 (한국 해외구매 대행 사이트에선 무려 45만원이나 하고있는 *_*)
BCBG 구두 $19.97
라코스테 단화 $29.97
콜롬비아 바람막이 내피 $29.97
폴로 츄리닝 바지 $11.97
그렇지만 다 좋을 수만은 없는 법. Century21같은 경우 물건이 너무 정리가 잘 안되어있어서, 쇼핑하기가 너무 정신사납고 또 원하는 브랜드의 물건을 사기가 너무 힘들다. 브랜드마다 제품이 놓여있어서 그 제품을 사고 다음 브랜드 샵으로 옮겨가는 형태가 아니라 쇼핑카트를 끌고 마트처럼 수북히 쌓여있는 물건중에 내가 원하는 것을 골라 넣고 마지막에 한꺼번에 결제를 하는 식이다. 그래서 구두를 고르는 경우에도 프라다슈즈와 마놀로 블라닉 슈즈가 라코스테 슈즈와 함께 막 섞여있다. 옷들도 마찬가지여서 무슨 브랜드의 옷을 사고 싶다, 고 생각해서 찾아보기는 무척이나 힘들고 그냥 고르다 보면 어, 이거 이 브랜드였네 하는 식이 다반사다. 그러니 시간도 많이 걸리고, 자신이 원하는 특정브랜드가 있을 때에는 물건 고르기가 조금 버겁다. 또 아울렛에 비해 매장도 훨씬 작고 (워낙 아울렛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보니), 또 그러다보니 입점 브랜드도 작을 수밖에 없다. 또한 물건 역시 꽤 유행이 많이 지난 것들이 많다.
그래서 Century21에서 추천하고 싶은 것은 아주 basic한 아이템들, 예를 들어 츄리닝 바지라거나, 속옷, 장갑, 머플러 등을 사라는 것이다. 이런 아이템들은 크게 유행을 타지 않으니, 유행과 상관없이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남성용 외투같은 경우도 베이직한 제품들은 꽤 건질만한 것이 있는 듯 하다. 또한 신발. 신발이 물론 고르기가 어렵긴 하지만, 특정 브랜드를 선호하는게 아니라 그냥 구두를 사고 싶다, 는 식이라면 종류도 다양하고 가격도 무척이나 저렴하니 꼭 이 곳을 이용하시길 강력추천한다. 특히 여성용 슈즈의 경우 그 양이 정말 방대하다. 따로 슈즈매장만 별관으로 만들어 운영할 정도이니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되리라 생각한다. 자,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신발끈 단단히 묶으시고 뛰십시다, 센츄리21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