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명성 자자하던 차이나타운 샤오롱바오에게 한 방 제대로 맞고 난 뒤, 차이나타운 음식점 하면 일단 신뢰도가 반으로 뚝 끊기고 말았다. 가보아야지, 하고 적어놓았던 뉴욕의 맛집들 중 차이나타운에 있는 것은 모조리 엑스를 쳤다. 그렇지만 설마 아이스크림도 그러할까, 아이스크림은 아니겠지, 하는 생각과, 평소 아이스크림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애정으로 찾은 이 곳, 차이나타운에 위치한 아이스크림 팩토리다.
* 아이스크림 팩토리 / 리치아이스크림
- 한스쿱 $3.75 (택스 불포함)
- mott street, 조스상하이(Joe's sanghai 근처)
오, 일단 외관과 내부는 합격점이다. 여느 차이나타운 음식점과 달리 정갈하고 깔끔하며 메뉴판도 보기 좋게 정리돼 있다. 들어오자마자 주문부터 들이미는 분위기는 여전하지만 아르바이트생들도 싹싹한 편이다. 하지만 가게가 좁은 편이라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는 카페형식의 베스킨라빈스나 콜드스톤과 달리 테이블이 없어 먹기가 조금 불편하다. 대부분의 손님들이 그냥 가게 한쪽 구석에 서서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사실 주문하기에도 조금 버거운 공간이라 손님이 많을 때는 서서 먹기도 힘들지 않을까.
자, 그럼 이제 아이스크림을 먹어보자! 요 가게에서 제일 유명한 녀석은 리치 아이스크림과 리치 샤베트. 난 샤베트보다는 아이스크림을 더 좋아하기에 리치아이스크림 낙찰. 리치아이스크림이라는 게 여기서 처음 먹어보는데 신기할 정도로 정말 이건 리치아이스크림 맛, 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스크림이 쫀득쫀득 하면서도 중간에 씹히는 과일맛이 너무너무 상큼하다. 그렇지만 또 이 쫀득한 맛이 터키아이스크림과는 달리 너무 쫀득쫀득하지도 않고 딱 아이스크림 다우면서도 쫄깃하다. 아이스크림이 마치 액체이면서도 또 고체인 듯 한 신기한 느낌.
또한 아이스크림이 녹더라도 걸쭉해지지 않고 그 맛이 계속 유지된다는 것이 또 리치아이스크림의 장점. 보통 아이스크림을 싫어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아이스크림을 먹고나면 오히려 더 갈증이 나서 그렇다고들 하는데, 이 아이스크림은 절대 그렇지 않다. 사실 콜드스톤 아이스크림 같은 경우 처음 먹을 땐 맛있는데 먹고 나면 너무 달아 입이 텁텁해지곤 해서 절대 like it 사이즈 이상으론 먹지 못하는데, 이 아이스크림팩토리의 아이스크림 같은 경우 먹고 나서도 너무너무 깔끔하고 또 그 맛있는 맛이 그대로 입에 맴돌아 절로 기분까지 좋아진다.
가격 또한 한 스쿱에 $3.75 정도로 그리 비싸지 않은 편이니 어찌 예뻐해주지 않을 수 있겠는가. 작은 아이스크림 가게임에도 자갓에 평가되었다니, 요 조그만한 리치아이스크림의 위력이 실로 대단한 셈이다. 실제 내가 갔던 날에는 비도 많이 내리고 무척이나 쌀쌀한 날씨었는데도 불구하고 외국 손님들이 정말 많았다. 어쩌면 차이나타운의 보물은 조스상하이 보단 아이스크림팩토리가 아닐까.
아, 브룩클린에도 아이스크림팩토리가 하나 더 존재하는데, 무슨 이유 때문인지 브룩클린 아이스크림팩토리 보다는 요 차이나타운의 아이스크림팩토리가 훨씬 맛있나 하니, 여기서도 본점사수의 원칙이 나타나나 보다. 자, 차이나타운에 실망하신 여러분, 여기 당신을 달콤하게 녹여줄 리치아이스크림 여기 대령입니다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