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와 뉴욕. 이 두 단어만큼 잘 어울리는 단어가 또 있을까. 뉴욕에서,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보낸 나의 멋진 22번째 크리스마스 이야기로 당신을 초대한다. 우리 모두 함께 메리크리스마스♩
세계에서 가장 큰 크리스마스 트리가 있는 곳, 해마다 12월이 되면 트리 점등식이 생중계되어 나가는 곳, 바로 록펠러 센터다. 어렸을 때 저 큰 트리를 보며 언젠간 저 곳을 꼭 직접 가봐야지, 했는데, 그 트리가 정말 내 눈앞에 나타나다니, 정말이지 흥분하지 않을 수 없다. 주저할 필요도, 망설일 필요도 없이 저 멀리서 한눈에 록펠러 트리다아아아아, 하며 달려간 그 곳에는 트리와 함께 엄청난 인파가 나를 반긴다. 정말이지 발 디딜틈도 없다는 건 이 곳에서 처음 배운 것 같다. 사람 때문에 도저히 걸을 수가 없을 정도이니 시끌벅적 사람많은 것을 좋아하는 나도 지칠 정도다.
더군다나 저 록펠러 센터의 시그니처 마크, 양 옆으론 천사요 뒤로는 록펠러센터가 보이는 저 자리는 노리는 사람들이 많아 사진을 쉽게 찍을 수도 없고, 또 찍더라도 옆 사람과 일행처럼 찍어야 하는, 유명세를 감수해야 한다. 때문에 현장에는 사진을 찍어주겠다는 사람이 무척이나 많은데, 결국 남자친구와 나도 $10을 주고 사진사에게서 사진을 찍었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 없이 록펠러 센터 정중앙을 배경으로 찍을 수 있단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10가 차고 넘치게 빛을 발하지 않나 싶다. 역시 여행에서 남는 것은 사진밖에 없으니까.
록펠러센터에서 조금만 옆으로 돌면 이렇게 멋진 장식을 만날 수 있다. 저 별은 스와로브스키에서 제작한 별 모형인데 너무너무를 백번 반복해야 할 정도로 참 예쁘다. 많은 사람들이 록펠러 센터만 보느라 이 곳을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록펠러 센터 뒤 쪽에도 이렇게 예쁜 공간이 있으니 놓치지 마시길. 더군다나 여기서도 록펠러 센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으니, 오히려 많이 붐비는 앞 쪽보단 이 곳이 더 명당자리! 록펠러 센터 트리에 비하면 너무 작은 트리지만 이렇게 쭈욱 한줄로 나란이를 하고 있으니 괜히 가운데 서서 브이자를 그리고 싶은 충동이 든다. 더군다나 저 별, 스와로브스키로 만들었다는데 똑 떼다 머리에 꽂고 싶을 정도라니까.
크리스마스 트리 외에도 록펠러 센터가 유명한 또 한가지 이유는 바로 이 스케이트장 때문이다. 생각외로 록펠러센터 트리를 구경하는 사람에 비해 스케이트장은 상당히 한산한 모습을 보였는데, 가격도 가격이지만 (한 사람당 $20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너무너무 추운 날씨탓에 그런 것이 아닌가 한다. 이 추운날씨에 타다가 넘어지기라도 한다면, 또 쌩쌩거리는 찬바람은, 그래도 한 번 타봐야지 굳세게 결심했다 결국 동장군에게 지고 만다. 사실 수 많은 관광객에 둘러쌓여 스케이트를 타야하니 넘어질 걱정이 조금 되기도 하고. 그래도 날이 조금 풀린다면 여기서 스케이트 타는 낭만도 꼭 한 번 즐기리라, 새끼손가락을 걸고 나온다.
그런데, 우리 정말 날 풀리는 날 다시 뉴욕에 올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