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가면 그리니치 주변에 매그놀리아 컵케익 집이 있다.(*west 11과 bleeker street 사이) 사람이 많으면 1시간에서 2시간을 기다려야하는 집이다. 내가 갔을 때는 날씨가 너무 추운 날이여서 인지 기다리지는 않았고, 가게안 사람이 붐비는 정도였다. <섹스 엔 더 시티(Sex and the city)> 라는 곳에 나오면서 유명해졌다. 그래서 나는 그 곳에서 생크림 코코넛 컵케익 하나와 벨벳치즈케익 하나를 샀다. 가격은 코코넛 컵케익이 $2.5 벨벳치즈케익이 $6였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미국이란 나라에서 3-4불 정도 주고 먹다보면 양이 적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하나 먹다가보니 배가 불렀다.
<무척이나 붐비는 가게. 보통 2시간정도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란다. 특히 한국관광객이 많다.>
그 다음날 여행을 하다가 아점으로 컵케익을 먹었다. 하루가 지나도 맛있더라. 코코넛 생크림 컵케익의 부드러운 맛과 벨벳치즈케익의 치즈 맛은 특유한 조화를 부리며 한 끼를 때울 만했다. 특히 벨벳치즈케익아래 깔린 쿠키가 인상적이었다. 많은 블로거들이 메그놀리아 컵케익의 아이싱이 너무 달아 별로라고 해서 걱정했다. 그래서 위에 아이싱 컵케익 대신 생크림이 올려진 컵케익을 골랐다. 맛은 정말 정말 굿~ 이었다.
<아이싱이 없는 생크림케익이나 치즈케익은 그리 달지않으면서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다>
한국에선 아마 못해도 6-7천원은 할 거라고 생각했다. 고급 커피집 진열장에 놓여있는 모습이 선하다. 쿠키나 조각케익 가격이 보통 손바만 한데도 3-4천원씩 하는 것을 미루어 짐작했다. 아마 컵케익 하나이 아무리 싸도 3-4천원 정도 할 것이다. 한국에서는 사실 많이 사먹지 않는다. 식후 단것을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뿐더러, 쿠키나 컵케익은 아직, out of budget이다.
반면 미국에선 여기 사람들에게 쿠키와 조각케익은 대중적인 디저트이다. 내가 다니는 다이닝 홀에서는 한쪽에 후식 코너가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는 매끼마다 후식으로 항상 쿠키가 제공된다. 지난 번 땡스기빙에 호스트에게 초대받았을 때도 디저트로 피칸파이를 내왔었다. 이처럼 그들에게 쿠키나 조각케익은 특별한 것이 아닌, 언제든지 즐길 수 있는 식품이다.
<미국에서 이런 케익이나 쿠키는 사치라기 보다 제철과일과도 같다.>
미국와서 가장 힘든 것은 입맛이 안맞아 너무 힘들었다. 입맛이 안맞아 제대로 먹지 못하는 고통은 정말 어찌할 수 없는 말썽이었다. 그렇게 조금 시간이 지나고 익숙해진 후 뉴욕에 와서 가장 맛있다는 컵케익을 먹었다. 미국에서 이렇게 디저트로 컵케익을 먹다니! 나도 이제 미국인이 다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미국의 쿠키나 한국의 후식으로 먹는 과일이나 그게 그거 였다.
한국 가서도 이맛을 잊을 수 없으랴. 한국가서도 이맛을 찾으면 어떡할까 걱정됐다. 마지막 남은 조각 치즈벨벳케익을 한입에 넣을 때 그맛, 다시 생각해도 그건 환상적인 맛이었다. 세계의 맛을 하나씩 섭렵해 가는 과정이었다. 한국에 누가 매그놀리아 컵케익집 하나 차렸으면, 좋으련만. 이거 수지도 맞을 텐데. 나의 작은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