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뉴욕 지하철의 4번째 차이점을 알아보자. 먼저 뉴욕 지하철 출구는 Street과 Avenue로 표기된 경우가 많다. 뉴욕 역시 서울과 같이 한 street에 출구가 여러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뉴욕은 출구 방향에서 바깥으로 나가면 어떤 건물이 나올지 정보를 얻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서울 지하철과 확연한 차이점을 지닌다. 뉴욕의 지하철 출구는 대부분 South East, North East, South West, North West로만 표기 돼 있는데, 꽤 유명한 빌딩이니 출구에 적혀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정확한 뱡향을 모르면 아무리 유명한 관광지일지라도 찾아 나서기가 쉽지 않다. 서울지하철이 몇 번 출구로 나가면 어떤 건물이 있고 어떤 방향인지 표기해 놓은 것과는 꽤 대조적인 셈이다. 심지어는 그냥 숫자로만 표시해 놓은 경우도 있다.
<처음에는 이런 표기가 무척이나 헷갈리지만 목적지의 위치를 알고있다면 이 표기가 오히려 더 쉽게 느껴진다.>
그런데 사실 알고보면 이 표기가 썩 나쁜 것만은 아니다. 내가 만약 지도를 가지고 있거나, 또는 정확한 목적지와 역의 위치를 알고 있으면 오히려 이렇게 표기해 주는 것이 더 쉬운 경우도 많다. 동서남북으로 표시된 출구 방향이 정말 그 방향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34th st NE 출구로 나가면 정말 그 역의 북동쪽 입구가 나온다. 이런 표기는 서울지하철에 익숙한 우리에겐 익숙지 않지만, 지도와 목적지를 정확하게 숙지한 후엔 오히려 이런 표기가 더 쉽게 느껴지고 방향감각을 익히기도 쉽다.
또한 위에서도 말한바와 같이 서울의 지하철 역은 도로 아래나 건물 아래에 존재하지만, 뉴욕 지하철의 모든 역은 st과 Ave의 교차로 아래있다. 만약 교차로가 아니더라도, 그 street 또는 Ave방향으로 그 아래에 위치한다. 예를 들어 북에서 남으로 6Ave를 지나는 B노선 34th st역은 6Ave와 34스트릿 교차로에 위치한다. 그리고 NE 출구는 ↗방향의 블럭으로 나가게 된다. 지하철이 도로방향으로 아래에 있다는 점, 출구표기가 동서남북으로 표기 돼있다는 점은 오히려 초행길인 여행자에게 도움이 된다. 몇 번 출구로 나와 2번씩 건널목을 건너는 게 분했는데, 출구표기를 이해하면 불필요하게 건널목을 건널 필요가 없다.
<다음역이 표시돼 있는 서울과 달리 최종 목적지만 표시돼 있는 뉴욕지하철.>
그러나 똑같이 남쪽으로 가는 데, 두개의 지하철이 한 노선을 공유하는 경우도 생기기 마련이다. 그 때 또다시 오른쪽 것을 타야하나 왼쪽 것을 타야하나 고민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그때는 도착지가 도심 어느 곳에 있는지 알아야한다. 지하철 플랫폼에는 uptown, downtown인지, 종착점이 네 곳 중 어디인지 적혀있다. 예를 들어 34st penn역 플랫폼 왼쪽엔 A선 Uptown Queens, 오른쪽엔 A선 downtown Brooklyn, 건너편 왼쪽엔 E선 Downtown, 건너편 오른쪽에는 E선 Uptown Queens라 적혀있다 치자. 나의 목적지가 소호라면, 소호는 아래쪽에 있으므로 오른편의 A선이나 건너편 왼편 E선을 타면된다. 아무런 말도 적혀있지 않다면, 그건 종착역이 맨하탄이란 말이다. 만약 이를 알지 못하면 매번 지하철역에서 모르는 사람 붙잡고, "which way is to 마이목적지?"할 수 있다.
여섯번째, 뉴욕 지하철은 조밀조밀하지 못하다. 한국의 지하철은 매우 격자형으로 이곳저곳 고르게 역이 분포해 있는 반면, 뉴욕의 지하철은 그냥 자기 맘인 것 같다. 물론 복잡한 곳, 명소, 관공서는 모두 역이 존재한다. 그러나 센트럴 파크 동쪽과 UN본부, 그래머시 동쪽은 지하철 역이 없다. 발달한 도심임에도 UN건물을 보러가기 위해서는 지하철을 타고 반드시 버스로 환승해야 한다. 아님 20분 정도 걷거나해야한다.
일곱번째는 뉴욕지하철 지도를 보면서 서울지하철이 가장 본받아야 할 점이라 생각한 것인데, 뉴욕 지하철역 지도는 서울과 달리 실측이다. 지도가 실측이다보니, 내리는 위치가 정확히 어느 Ave와 어느 street인지 알 수 있다. 그리고 내려서 걸어갈지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할지 가늠할 수 있다. 특히 뉴욕의 지하철 지도는 버스지도와 항상 같이 붙어 있는데, 버스지도도 실측이다보니 둘이 비교하면 지하철에서 버스로 환승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서울 지하철의 경우, 아무리 지하철을 많이 이용해도, 을지로 입구와 명동역 사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몇번 걸어보고 길을 익히는 방법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는 서울과 달리, 뉴욕 지하철은 지도만으로 지하철과 버스노선, 실제 그 지형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아, 버스에 대해 간단히 말하자면 지하철은 남북으로 버스는 동서로 이동하는 데 편리하다.
* 다음 번에는 좀 더 유용하게 사용하실 수 있도록 정리된 팁과 실제 예시 올려드릴게요 :-)
오늘 뉴욕은 타임스퀘어에서 새해 카운트다운하느라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네요. HAPPY NEW YEA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