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뉴욕은 어찌보면 가십걸이 살고 있는 도시, 라는 말로 설명되어지는 곳이다. <세렌디피티>나 <유브 갓 메일> 등 뉴욕을 배경으로 한 쟁쟁한 영화들이 많이 있지만, 센트럴파크는 블레어가 오리에게 밥 주러 가는 곳, 그랜드센트럴역은 세레나가 첫 등장했던 곳, 센츄리21은 블레어가 너무 저렴해 무시했던 곳, 등으로 기억되어진다. 그렇다면 NYU는? 당연히 블레어, 댄, 베넷사, 조지나, 최근에는 힐러리더프가 연기한 올리비아까지, 가십걸 속 그들이 다니는 학교!
< 자꾸만 댄이 튀어나올 것만 같은 NYU. >
맨 처음 가십걸이 나왔을 땐 사립고등학교가 배경이었지만, 뉴욕 어퍼이스트들의 스캔들을 파헤치겠다는 가십걸의 초기 목표에 맞추기 위함이었을까,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들은 이런저런 사정으로 대부분 다 NYU에 진학한다. 그들 뿐 아니라 브라운 대학교에 합격했던 세레나도, 사업을 물려받은 척도, 인턴으로 일하는 네이트도 다 뉴욕에 머무름에 따라 그들의 이야기는 계속 되어진다. 자, 가십걸에 대한 삼천포는 빠지면 끝이 없으니 얼른 오늘의 목표, NYU를 찾아나서보자.
대학교, 하면 어떤 것이 생각나시는지? 일단 정문이 있어야 겠고, 중앙으로 걸어가면 학교의 상징이나 웅장한 메인건물이 쨔잔-하고 나타나야 한다. 그 옆으로 인문대, 경영대, 사회대, 공대 등등의 건물이 일렬종대, 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사실 NYU를 방문하기 전날 컬럼비아 대학을 갔었는데, 우리가 상상한 것과 비슷한 형태였다. 그렇기에 당연히 NYU도 그런줄로만 알았다. 가십걸을 그렇게 열심히 보면서도 뉴욕 대학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정작 몰랐던 거다. 그렇기에 그 추운 겨울날 NYU 정문 찾아 삼만리를 했던거겠지. NYU야 어딨니...... 를 간절히 외치며.
사실 NYU는 그냥 도심 속에 학교가 그대로 녹아있다. 학교 동산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그리니치와 이스트빌리지 곳곳에 NYU 건물이 숨바꼭질을 하듯 숨어있다. 그러나 단서도 없이 그냥 숨어있는 것은 아니다. 예쁜 보랏빛 깃발이 꼽혀있는 곳은 다 NYU꺼. 길거리를 걷다보면 이제 보라깃발 발견하기 놀이에 재미를 붙이게 된다.
<지나가다 발견한 로스쿨. 거리를 걸으며 건물찾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 결국 전공인 언론대건물은 못찾았다.>
NYU의 발상이 참 재미있다. 생각해보면 사실 학교라는 것이 꼭 정문이 있고, 메인 건물이 있고 그를 필두로 일렬종대- 할 이유가 전혀 없다. 나만해도 한국에서 대학다닐 때 내가 수업듣는 전공 건물 외엔 대학의 다른 건물들은 무용지물처럼 느껴졌었으니까. 항상 건물 증축, 정문 확장, 등으로 선배들이 10년전에나 20년전이나 언제나 변함없구나, 항상 공사중, 이란 우스갯 소리도 했었는데. NYU를 보면서 우리가 꼭 묶여서 대학입니다- 해야 할 이유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수업들을 건물만 있다면 그리하여 보라깃발 하나 꼽고 이거 NYU, 할 수 있는 여유 있다면, 대학으로써 충분히 가치 있는 것 아닐까. 건물에 그렇게 집착하여 하나의 동산을 만들이유, 없지 않을까.
<보라깃발 꽂힌 곳은 다 NYU꺼!>
우리학교 정문 확장 공사가 생각난다. 가운데서 사진관을 하시는 아저씨가 그렇게 건물을 안팔아 총장님이 애가 닳으신다는데, 총장님, 우리도 깃발하나 만들어 그냥 여기 우리꺼, 이렇게 하는 건 어떨까요? NYU처럼, 이거 나름 엣지있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