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 ANGELES, CALIFORNIA]
자 오늘은 파티플래너가 지쳐 쓰러진 그 날에 대해 써볼까 합니다.
보통 아파트에 사는 경우 집에서 파티도 많이 열고 친구들도 많이 초대하는데
워낙 우리집은 하와이에서 온 룸메이트가 매일매일
고정 하와이 멤버 9명을 데리고와서 파티를 하기에
한번도 친구들을 초대할 기회가 없었지요.
하와이룸메이트가 파티에 슬슬 지겨움을 느낄 때쯤
레즈비언 룸메이트가 레즈비언 동아리 회의를 우리집에서 열기 시작했으니,
나는 그저 친구 아파트를 돌아다닐 수 밖에.
지난번에 한번 떡볶이와 볶음밥을 만들어 친구들을 초대했던 그 날이
바로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었던 것이지요.
방학이 되어 하와이 룸메이트는 고정맴버와 함께 하와이로
레즈비언 룸메이트는 가족이 있는 위스콘신으로 돌아가자
"앗싸 - " 싶었던 저는 친구를 초대할 기회만 노리고 있었지요.
그러던 어느날 음 - 제가 집에간다며 farewell party 를 열어 주었던
친한 친구의 생일이 다가 온 것이지요.
좋았어 이거야.
(이 때까지만 해도 파티 플래닝에 삘 한창 꽂혀 있었다는)
친구를 위해 깜짝 파티를 열어야지. 20명을 초대했답니다 ( 무모했어 )
마트로 가서 물도 사고 접시도 사고 스푼도 사고 그릇도 사고
새우도 사고 빵도 사고 스파게티 소스도 사고 면도 사고
샐러드 재료도 사고 과일도 사고
과자도 사고 쿠키 재료도 사고
플래닝 1단계. 장보기 완료.
나름 풍선으로 가득찬 아파트를 계획한 파티 플래너.
그러나 풍선이 모잘랐다는.
아무튼 하루 전날 밤부터 풍선을 불기 시작했답니다.
한국에서 날라온 동생 그리고 엘에이에 살고 있는 동생친구 모두 동원.
치킨 사주고 " 풍선 불자 ~~~~~ "
파티플래닝 2단계 풍선 불기 완료.
풍선 다이어트라는 것도 있다던데
정말 살이 쪽쪽 빠지고 머리가 띵띵해지는 이 느낌
불기는 다 불었는데 벽이 까칠까칠 해서 안 붙는다는........
결국 까칠한 벽으로 인해 풍선 10개정도는 빵빵 터져주시고
남은 풍선을 벽에 -
준비해온 해피 벌스데이 싸인도 테이프로 착착
동생과 동생친구는 재미가 쏠쏠했는지
풍선을 이상한 모양으로 만들더니 케익이라며.......
주황색종이를 오려서 촛불도 만들었다는.
그래........ 이것은 케익이야.
2단계 풍선 만들기를 마치고 쿠키 굽기에 돌입
쿠키믹스를 사면 정말 간단하다는! 쿠키믹스를 보울에다가 담고
물 한스푼 - 계란 하나 - 그리고 마구마구 휘저은 후
오븐을 미리 375F 로 맞추어 놓습니다. 뜨끈뜨끈 해지도록
오븐이 뜨끈해지는 동안 쿠키 판에다가 한스푼씩 쿠키도우를 올리고
꾸욱 꾸욱 눌러준다는.
아 맛있겠다.
초코칩 쿠키도 같은 방법으로 섞어서
쿠키판에 착착 - 올려준다는
뒤로 보이는 스파게티소스와 면......... 나를 지치게 했다는.
아무튼 -
꾸욱 꾸욱 눌러준 판을 오븐에 넣고 15분 후에 꺼내면
이렇게 맛있는 쿠키가 완성되어 있답니다. 짜자잔 -
사실 한 판 태웠다는. :<<<
오븐에 넣어 놓고 빨래하러 갔다와 보니 탔더라구여.
아까운 내 쿠키. 미국에서 쿠키믹스를 사오실 때에는 꼭 F -> C 로 계산해서
온도를 맞추어야겠습니다. 375C 오우 - 노
쿠키를 만들고 요리를 시작 !
오늘의 메뉴는 - 새우 볶음밥 / 야채 볶음밥 / 웨지감자 / 샌드위치 / 샐러드 / 스파게티
준비 때 사진밖에 없군요. :<
새우볶음밥과 야채볶음밥은 야채와 새우를 넣고 볶다가 밥을 넣고 양념을 팍팍
웨지 감자는 감자를 사진모양으로 썰어서 양념후 오븐에 구웁 -
샌드위치는 하와이안 브래드를 사다가 반으로 자른 후 사이에 감자으깨서 계란과 메이요를 섞은
속을 팍팍 넣어 주시고
샐러든 샐러드 재료 마트에서 사다가 랜치소스와 흔들흔들
스파게티는 고기를 볶아 양파를 넣고 소스를 넣고 면을 삶아서 풍덩
(와우 요리 전문가 같지만)
정신없어 죽을 뻔 했다는.
테이블에 음식이 하나하나 늘어날 때마다 이 말할 수 없는 기쁨
저는 꿈이 많은 파티플래너였기에
테이블에 예쁜 식탁보를 깔고 싶었다는.
그러나 버젯 딸리는 플래너.......
결국 화장품 포장지를 깔았답니다.
모르겠죠! 모르겠죠! 식탁보 같지요?
수저와 포크도 예쁘게 리본으로 묶고 흐흐
예쁜 리본이 이쁘지요.
화장품 사고 받은 쇼핑백 손잡이 잘랐다는...........
정말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파티플래너 일세.
나중에 파티가 끝나고 보니 느긋했던 파티 준비과정은 사진이 많은데
사람 오고나서 부터는 사진이 없더라구요.
재밌게 노느라가 아니라
지쳐 쓰러졌다는.
진심 9시쯤엔 자러 들어갔다는
아침 8시부터 청소와 요리와 쇼핑백 손잡이 잘라서 수저 묶기까지
힘들었기에
아무튼 성공적인 생일파티였답니다.
인원 20명 초대했는데
음식이 모잘라 사람들은 먹고
파티플래너는 스파게티 면 초 스피드로 끓여야 했다는
그래도 두번째로 친구들 초대해서 생일파티 하니까 재밌더라구요.
친구의 나이는 20살
나의 나이는.
패스
아무튼 다들 친구들을 초대해서 한번 파티를 열어보세요 :)
플래너는 지쳐 쓰러지지만
참 모두가 즐거운 시간이 될거라는!
** 꼭 동생과 동생 친구를 불러서.... 치킨 사주고.... 도움을 받으시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