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소호가 뭔가 싶었다. 그런데 길을 지나다 소호 가는 길을 물었는데, 대답해주는 아저씨 왈, 이 방향이 “South of Houston”이란다. 남쪽의 Houston 거리의 줄임말이 SOHO인 것이다. 북쪽은 하우스턴 거리, 남쪽에은 커낼거리까지의 지역으로 웨스트 브로드웨이를 중심으로 펼쳐져 있다. 처음 찾아볼 때는 이곳이 갤러리나 개성있는 부티크들이 있던 거리였다는 데, 막상 가보니, 유행하는 브랜드부터 명품매장까지 있었다. 뭐랄까, 거대 자본이 이곳까지 스며들었다고나할까. 자세히 들여다 보지 안보면, 일반 쇼핑의 거리와 같았다.
<영화 신부들의 웨딩을 비롯한 각종 영화와 드라마 웨딩을 협찬했다는 웨딩 샵.>
그러나 젊은이들의 인기를 대변하듯 가는 숍마다 사람이 붐볐다. 신진 아티스트의 갤러리와 새로운 디자이너들의 숍을 떠올렸던 게 옛날 이야기만은 아니었다. 예술적인 가게도 건재하면서, 프라다 등 일류 브랜드의 가게들도 차례로 있었다. 허름한 벽돌건물 전체에 누가 낙서해놨나 싶었는데, 그게 루이비통이었다. 소호의 새로운 얼굴, 명품매장은 윈도쇼핑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소호의 루이비통 매장>
명품매장 중 하나인 프라다(Broadway)를 얘기하자면, 소호의 중심적인 존재였던 구겐하임 미술관의 별관 대신에 2002년, 프라다가 오픈한다. 숍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초대형 가게이다. 미술관이 있었던 건물을 그대로 활용했는데, 갤러리 공간을 사용한 프라다 매장은 현대 미술을 들여다 보는 것과 같다. 이렇게 거창하게 적었지만, 실제 처음 들어갔을 때, 프라다 매장 맞아? 하면서 들어갔었다. 상품은 주로 지하에 진열되어 있고, 종류 사이즈 모두 다양하다. 그리고 프라다 매장의 엘리베이터 또한 그 매장의 센스인데, 들른다면 한번 꼭 타보길 권한다. 그밖에 코치, 그리고 샤넬도 문을 열었다. 실제 샤넬 매장은 5번가의 매장보다 규모는 작은 편이었다.
소호에는 명품만 있는 것이 아니다. 셀렉트 숍과 인테리어용품과잡화 숍도 많이 있었다. 소호의 매력이랄까, 셀렉트 숍에는 정말 유행을 단방에 느낄 수 있는 곳이 아닌 가 싶었다. 셀렉트 숍에 있으면, 최근 들어 하나 사볼까 했던 것들이 줄을 서있다. 사라&베스의 패션 에디터가 런칭한 ‘키르나자베트’(Green st) 부터 AIX나, G-star, 대중적인 Tommy, 아메리칸이글아웃피터까지 있다.
저번에 소개한 MOMA박물관의 이름을 딴 MOMA shop도 이 곳에 있다. 또 MOMA SHOP바로 앞에 있는 발타자르란 음식점도 추천할만하다. 브런치로 유명한 곳인데, 사라베스는 관광객들로 많이 붐비는 까닭에 오히려 로컬피플들이 많이 가는 곳이라한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치즈케익으로 유명한 에일린’s 치즈케익도 있다. 유명세에 비해 그리 크지 않으면서 아담한 가게다.
<치즈케익으로 유명한 아일린's 치즈케익점. 보는 것만으로도 사랑스러웠던 가게.>
소호는 백화점은 아니다. 그러나 느낌은 꼭 세로로 솟아 있는 배화점을 가로로 펼쳤다고나 할까. 가끔은 5번가나 백화점이 더 낫다 싶은 매장도 있었지만, 확실히 소호는 패션의 눈을 키울 수 있는 곳이다. 돈이 있다면 내 패션도 업그레이드 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