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아빠가 공항 면세점에서 사다주시던 그 초콜릿이 얼마나 맛있던지. 출장 다녀오는 아빠 보다 초콜릿이 먼저 눈에 들어올 정도.
“아빠~~~~~~~~ 초콜릿은?” (15일만에 처음 만난 아빠.)
언제 또 출장가냐는 철없는 나의 말에 상처받았다는 우리아빠. 정녕 아빠보다 초콜릿? 어렸을 땐 이 질문에 답하기 참 어려웠다는. 자, 여기 한 때 아빠 보다 초콜릿이 될 뻔하게 만든 주인공이 있다. 바로 ‘고다이바 초콜릿’.
<요녀석이 우리아빠를 슬프게 한 고다이바 초콜릿. >
자, 그럼 먼저 고다이바 초콜릿에 대해 좀 더 알아보자. (백과사전의 도움을 얻어서J)
일단 이 초코렛의 로고는 말을 탄 여인인데, 그 여인의 이름이 바로 "Lady GODIVA" 란다. 국가 산업으로까지 발전한 초콜릿의 강국인 벨기에에서 17세기 말부터 브뤼셀에서 1912년 프랄린(praline)이 만들어졌는데, 이 프랄린은 주로 몰딩을거쳐 대량으로 생산되어 고디바(Godiva), 레오니다스(Leonidas), 노이하우스(Neuhaus), 길리안(Gilian)등의 이름으로 공급되고 있다. (프랄린은 견과류, 신선한 크림, 버터 등으로 속을 채운후 초콜릿 층으로 봉인된 것. 현재 초콜릿 전문점 에서 볼수 있는 고급 핸드메이드 초콜릿의 효시다.) 1946년에 설립된 고디바(Godiva)는 벨기에에서 생산된 프랄린중 50%를 수출하고 있으며, 도쿄와 뉴욕에도 공장이 있고 세계적으로 고급 초콜릿 마케팅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특히 각 매장은 시즌별로 디스플레이나 포장등을 각기 차별화 해서 판매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 우드버리 아울렛 내에 위치한 고다이바 샵. 예쁜 포장도 유명한 이유 중 하나.>
또한 고다이바 초콜릿 포장 사진을 보면 여인이 옷을 벗고 말을 타고 있는데, 여기에 얽힌 사연도 있다. 11세기 영국 코벤트리 지방을 다스리는 영주의 부인인 고다이바는 주민들의 세금이 과중한 것에 동정하여 남편에게 세금을 감해줄 것을 집요하게 요구했으나, 영주는 부인의 요구를 거부하기 위해 조건을 내세웠다. 그 조건이란, 벌거벗은 알몸으로 말을 타고 마을을 한바퀴 돌아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이에 고다이바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채 말을 타고 거리에 나서 결국 시민들의 세금을 줄이는데 성공하였다. 고다이바는 이 여인의 전설을 기념하여 지어진 이름이며 최고의 럭셔리 초콜릿으로 명성을 높이고 있다.고디바 초컬릿은 최고의 초컬릿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가격도 최고를 자랑한다. 보통 40 piece가 10만원을 훌쩍 넘는다.
지금까지는 이런 정보도 모르고 그냥 무작정 초콜릿 맛있다고 먹기에 급급했었다는. 저 사연이 진짜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고다이바 초콜릿을 단순히 먹고 버리는 초콜릿에서 깊은 사연이 깃든 명품 초콜릿으로 만들어주는데 한 몫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이 고다이바 초콜릿을 다시 만난 곳이 바로 뉴욕. 처음 뉴욕 공항에 내렸는데 슈퍼 편의점에서도, 표 파는 곳에서도 다 고다이바 초콜릿을 팔고 있는 거다. 일단 초콜릿 부터 먼저 먹고 시작된 나의 뉴욕 여행. (생각해보면 뉴욕에 고다이바 초콜릿 공장이 있어서 그런게 아닌가 싶기도하고, 아무튼 뉴욕 곳곳에서 고다이바를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정말 뜻하지 않은 장소에서 고다이바 샵을 마주쳤다. 바로 우드버리 아울렛. 우드버리 아울렛 물건도 싸고 이렇게 고다이바 전용매장까지 있다니, 너무너무 완소다. 고다이바 초콜릿을 너무나 좋아하는 나에게 이건 정말 올레급. 고다이바 초콜릿 좋아하시는 분들은 다함께 올-레 ! 고다이바 초콜릿 매장에서는 말그대로 고다이바 초콜릿으로 만든 모든 것을 다 판매하고 있다.
<핫초콜릿부터 시작해 딸기 초콜릿까지 초콜릿으로 만들 수 있는 건 모두다 몽땅 모아놓은 고디바샵.>
맘 같아선 다 먹고 싶었으나, 고다이바 초콜릿으로 만든 핫 초콜릿과 초코를 씌운 딸기를 맛보기로 한다. 그런데 이거 역시 가격이 만만치 않다. 스타벅스 small사이즈보다도 훨씬 작은 XS만한 핫 초콜릿이 $4.5, 딸기를 씌운 초콜릿은 개당 $5이나 한다. 딸기 초콜릿 2개와 핫초콜릿 하나를 사고 나니 텍스까지 해서 $15가 훌쩍 넘어간다. 얄미운 그대. 비싼 그대.
그래도 맛있는 그대. 얼른 맛을 보자. 핫초콜릿을 비교할 때마다 스타벅스 얘기를 꺼내 미안한 감이 있지만, 그래도 또 비교해보자면, 스타벅스와 전반적인 느낌은 비슷하다. 초콜릿 녹인 느낌의 강하고 진한 맛. 그런데 고다이바는 먹을 수록 느끼하지 않고 풍부하고 부드럽다는 느낌이 든다. 역시 핫 초콜릿도 고다이바 초콜릿을 똑 닮았다.
무엇보다 딸기에 초콜릿을 씌운 요 녀석이 정말 최고. 미국 딸기는 보통 한국 딸기보다 맛이 없어서 항상 ‘딸기맛 딸기’라고 부르는데, 일단 고다이바 딸기 초콜릿은 딸기 자체가 무척이나 크고 맛있다. 여기에 고다이바 초콜릿이 함께 녹여져서 한 입 베어불면 초콜릿의 조금 느끼함은 딸기의 상큼함이, 딸기의 조금 시큼함은 초콜릿의 달달함이 보완해줘 환상의 복식호흡을 보여준다.
<최고의 복식조- 딸기와 초콜릿.>
그래도 걱정하지마 아빠! 초콜릿 보다 아빠가 좋으니깐 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