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가 있었던 미드타운 다음으로 뉴욕에서 가서 가장 많이 간 곳을 꼽으라면? 바로 코리아타운이다. 물론 코리아 타운을 관광의 목적 때문에 간 것은 아니지만, 이상하게 들릴 일이 많았다. 사실 이상할 것도 없다. 한국인이라면 자연스레 가장 먼저 코리아타운을 가게 되는 것 아닐까. (물론 한국에서 오시는 분들은 다를지도 모르겠지만, 난 한국음식에 굶주린 시골소녀- 오자마자 한인마트로 달려가 김치앞에 무릎을 꿇었던)
뉴욕의 맨하튼에서 센트럴 파크 아래 일부지역을 미드타운이라고 한다. 미국 뉴욕 코리아타운은 이 미드타운 내에 당당하게 존재한다. 미드타운에서 KOREAN TOWN을 보면 얼마나 반갑던지.
<개인적으로 코리아타운에서 한국타운이라 표시된 저 표지판이 너무 맘에 들었다! 예뻐예뻐.>
물론 뉴욕의 차이나 타운도 정말 큰 편이다. 그러나 내가 본 차이나 타운은 전형적인 중국의 시장 분위기랄까. 생선냄새도 나고, 중국특유 음식의 기름냄새도 나고 말이다. 내가 갔던 날은 비가 많이 왔던 데다가 우산도 없어, 비를 쫄딱 맞고 걸었더니, 차이나타운은 내게 부정적인 이미지로 남게 됐다.
그러나 코리아 타운은 조금 달랐다. 식당도 깨끗하고, 잡화상이 적었다. 물론, 차이나 타운은 워낙 크기에 여러가지 부대시설이 있을 수 있겠지만, 아무튼 코리아 타운은 차이나 타운보다 깨끗했다. 식당이 많았고, 그 밖에 주점이나, 유흥시설 그리고 은행, 유학원등이 있었다.
<간판만 보고있자면 여기가 정말 서울 하늘 어딘가 일 것 같은.>
지나가다 오랜만이 봐서 놀란 곳이 있다면 바로 PC방이다. 여기 미국에 저런 피시방이 있다니, 한국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아! 고등학교 때, 우리 반 남자애들이 야자시간 빼먹고 피시방 갔다가, 담임선생님께 걸려 엄청 맞았었는데. 미국에는 피시방이란 개념이 없는 듯싶다.
그 다음으로 놀란 것은 바로 찜질방이다. 나의 사랑 찜질방. 우리집 앞에 바로 찜질방이 있어, 토요일 밤이면, 동생이랑 계란까먹고 식혜먹고 미역국 먹고 순례를 했었는데. 잠시 추억에 젖어볼까도 했지만, 주인아주머니 말로는 여기 찜질방 가격은 장난이 아니란다. 거의 일반 숙소값이나 다름없다고 하니 추억은 한국에 돌아가서 느껴야 겠다.
코리아 타운을 많이 들리게 된 것은 아무래도, 한인 마트를 자주 갔기 때문이다. 뉴욕가서 못먹은 한국음식으로 기를 보충하리라 다짐했던 터. 짜파게티며, 사리곰탕, 순대에, 떡볶이, 김밥까지 아주 잘 먹었다. 야식은 거의 한국음식으로 때웠다. 아, 누가 뭐래도 역시 야식의 지존은 순대에 떡볶이인거다. 미국 학교에서 시험공부하며 친구들과 야식이라고 만들어먹은 팬케익은 야식이 아니야. 정말 뉴욕에 있으면서 먹은 한국음식들은 제한적으로나마 한(?)을 풀 수 있는 밤이었다.
<정말 없는 것이 없던 뉴욕 한인타운의한아름 마트. 각종 밑반찬부터 토종순대까지 모두모두 모여랏.>
코리아타운은 한국을 닮은 곳이었다. 그리고 뉴욕 코리아타운에서 잠시나마 미국 타향살이의 서러움을 풀 수 있었 던 것 같다. 아, 한국 사람은 정말 밥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