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는 수많은 공원이 있다. 뉴욕이 대도시화가 되면서 거리가 더러워지고, 빌딩만 들어차면서, 뉴욕시민들이 공원을 조성해주길 요구했고, 틈틈이 공원이 들어서게 됐다. 가장 큰 센트럴 파크부터, 숙소 근처의 –파크까지, 수 많은 공원들이 있지만 나는 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 공원, 브라이언파크를 찾아갔다.
브라이언파크에 도착하니, 아니나 다를까 사람들이 무척이나 몰려있었다. 그런데 모두들 스케이트만 타러 온 것은 아니었다. 뉴욕도서관을 보러왔다가 잠시 구경하기도, 브라이언 파크 내 식당을 들르기 위해서도 이곳을 찾았다. 추운 겨울 가족들이 나와서, 한손에 핫초콜릿 들고 담소나누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또 다른 어떤 이는 스케이트를 신고, 자리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었다. 스케이트를 신었으면 스케이트를 타야지 싶으면서도, 이곳은 그런 곳이었다.
내가 갔을 때 마침 브라이언파크 주변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늘어서있었다. 항상 있는 것은 아니고 연말시즌 관광객을 위해 임시로 모인 특별상점들이란다. 그래서일까, 장식품, 엽서, 초콜릿, 와플 등을 주로 파는 이 곳의 물건들은 하나 같이 이쁘고 맛있는 것들 뿐이다. 인사동 쌈짓길이나 삼청동 숍들과 비슷한 느낌. 악세서리집을 들렀는데, 모든 제품이 유리로 직접만든 것이라 했다. 실제 내가 들어갔을 때에도, 주인분은 무언가 만들고 있었는데, 천천히 둘러보다, 이쁘다 싶은 것을 하나 샀다. 그리 싼 가격은 아니지만($14) 꼭 한 번 이런 귀걸이 하나 갖고 싶었기에 사버렸다. 사실 인사동이나 삼청동 핸드메이드 제품에 비하면 그리 비싼 편도 아닌 듯 싶다.
또한 가게들중에 막스브레너라는 유명 초콜릿 집도 있었다. 사실 막스브레너는 김태희가 뉴욕에서 먹은 초콜릿 퐁듀집으로 굉장히 유명세를 치르는 집이다. 본 점은 따로있는데, 한 번 가봐야지 했다가 이 곳에서 만나게 된 것이다. 반가운 마음에 얼른 가게 안으로 들어가니 때 마침 시식을 하고 있다. 키다리 아저씨가 초콜릿을 하나 집어주는 데 이렇게 맛있다니, 초콜릿 한 봉지 사고싶다는 충동이 절로 생긴다. 결국 유혹의 초콜릿을 물리치지 못하고 한 봉지 집어든 후, 엽서 가게에 들렀다. 이 곳은 일본에서 만든 엽서를 공수해서 파는 집인데, 엽서들이 어쩜 이렇게도 이쁠까 싶다. 아기자기한 크리스마스 카드부터 신년카드, 그리고 뉴욕의 풍취를 담은 엽서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원래는 2개에 $5인 것을 할인해서 3개에 $5한다는 말에 혹해 3개를 사버렸다. 모자 가게도 있었는데, 또 지름신님이 내리시려는 거 간신히 꾹 참았다.
알고보니, 브라이언 파크는 이 처럼 몇몇 행사들이 자주 열리곤 한단다. 겨울에는 스케이트장이 개장하고(시티은행 후원으로 무료로 탈 수 있다니 락펠러에서 비싸게 타지 마시고 꼭 이곳으로 가셔요), 패션위크라 하여 패션쇼가 열리기도하며, 여름에는 매주 섬머페스티발이라고 해서 영화제가 열린다고 한다. 공원 내에는 회전목마가 있으며, 공원 내 무료로 책을 대여하는 큰 수레가 있다. 그리고 이곳은 캐리와 빅이 섹스앤더시티에서 결혼을 했던 장소이기도 하다니, 결코 규모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공원이다.
<시티은행이 후원해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브라이언 팍 아이스링크. >
뉴욕이 아름다운 이유는 공원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 싶다. 브라이언 파크는 센트럴파크와 같은 큰 규모의 공원이 아니지만, 작은 규모의 정감있는 공원이었다. 맘먹고 찾아가는 공원이라기보다, 지나가다 하루가 너무 피곤할 때, 잠시 들렀다 가는 공원이랄까. 브라이언파크는 추운 겨울에도 따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