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우리 함께 도웁시다
얼마 전 아이티의 또 다른 생존자가 기적처럼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번 아이티 사태를 보면 한편으로 너무 안타까우면서도 아직까지 지구촌 사회의 정이 사라지지 않은 것 같아 또 다른 희망을 엿보게 된다. 특히 CNN을 보고 있노라면 카트리나를 겪고난 후 미국인들의 성숙한 시선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다른 얘기들이 바빠 올리지 못했지만, 이미 약 보름 전 쯤에 학교에서도 아이티 돕기 모금행사가 열렸었다. 이 날은 기부에 초점을 맞췄다기 보다 아이티가 지금 무슨 상황인지, 우리가 할 수 있는 무엇인지, 그리고 아이티 유학생이 직접 말하는 아이티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특히 직접 아이티 출신의 학생이 전해주는 아이티 이야기는 얼마나 더 가슴을 짠하게 하던지, 그 자세한 이야기 속으로 함께 들어가보자.
<아이티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도와준 아이티 유학생. 이 날 그의 진솔한 이야기는 많은 학생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물론 나 포함.>
백마디의 말보다 학생들의 마음을 움직인 건 아이티인의 한 방울 눈물이었다. 지난 아이티 기부모임 중 아이티 유학생 모멘스타인군은 “작은 마을에 그 어떤 상점도 문을 열지 않고 먹을 음식도 마실 물도 없는 상황을 상상해보라”며 울먹였다. 그는 또한 “내가 아무리 돈을 보낸다 해도 은행마저 파괴 돼 여동생은 돈을 찾을 수 조차 없다”며 적십자 등 구호단체를 통한 구호물자 파견이 시급함을 호소했다.
또한 그는 기본적인 아이티에 대해 설명해주기도 했는데, 일단 아이티는 미국식 발음으로 아이티는 '해이리'라고 발음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아이티는 원래부터 이런 지진이 잦은 국가라고 한다. 어느 누군가가 그럼 왜 미리 대처하지 않았느냐, 고 질문하자 워낙 국가가 가난하기에 무너지면 다시 보수하고, 개조하고 그런식으로 지냈는데, 이번에 이렇게 큰 대형지진이 터진거란다. 아이티의 현실에 우리모두 가슴이 먹먹해졌다.
<행사장 앞에는 간단한 상품을 팔고 있었는데, 물론 이 수익금은 아이티 모금에 사용된다>
실제 적십자 지부장인 밀 테일러도 참여해 학생들의 이해를 도왔다. 밀 테일러는 “개인이 생필품을 아이티로 보내면 언제 도착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생필품 지원보다는 성금형태의 기부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또한 테일러는 “이 달 말부터는 캠퍼스 곳곳에서도 다양한 캠페인과 아이티 기부에 대한 세부적인 정보를 만날 수 있을것”이라며 보다 적극적인 학생들의 참여를 당부했다. 그의 말대로 이 후 학교 곳곳에는 아이티 모금함이 참여했고, 학생들의 많은 참여가 이어졌다.
또한 1시간 반 정도 진행된 이 날 행사에는 적십자 지부장의 기부관련 설명 외에 실제 아이티 유학생들이 아이티를 설명하는 시간이 있었기에 더욱 유익했던게 아닌가 싶다. 이 날 행사에 참여한 베로니카 양은 “실제 아이티 유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보니 아이티 참사가 내 친구일 같이 느껴졌다”며 “너무나 중요한 것을 얻어간 시간이었다”는 소회를 밝혔다.
또한 학생들이 아이티를 도울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 돼 더 의미있었다. 아이티 기부에 관심이 있거나 시간봉사를 하고 싶은 학생은 적십자지부장 밀 테일러에게 직접 연락하거나 주요 건물에 비치된 성금함을 이용해 아이티를 도울 수 있도록 했다.
<자발적으로 참사하는 행사였음에도 꽤 많은 학생들이 모였다. 학생들의 따뜻한 마음과 아이티에 대한 관심, 염려를 엿볼 수 있었던 시간. 물론 아이티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기도 했다.>
물론 학교 적십자사를 통하지 않고 아이티에 기부금을 보내는 방법도 있다. 문자로 “HAITI”라고 적어 “90999”로 보내면 $10이 기부된다. 지 지난주까지 이 문자를 통해 미국 전역에서 2천만달러가 모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