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학 개강 첫 날 생생중계 ♩
개강. 유치원생부터 대학생까지 이 단어앞에서는 누구나 설레게된다. 더군다나 미국에서 첫 생활을 하는 교환학생이라면 이 첫 개강이 누구보다 더 설레고 기대되는 것은 당연지사. 오늘은 그런 그대들을 위해 미국 첫 개강날의 풍경을 생생중계토록 하겠다.
<싸이월드에 올린 사진이라 좀 작긴 하지만 저기 보이는 빨간/하얀색의 풍선이 개강을 기념하는 풍선들. >
먼저 개강날 곳곳에는 이렇게 빨간색과 하얀색이 섞인 풍선을 만나게 된다. 이 것은 우리학교만의 특징인 듯 한데, 건물 곳곳에 묶여져 있는 이 풍선을 보고 있노라면 괜시리 나도 풍선처럼 들뜨게 된다. 풍선 뿐만 아니다. 학교 곳곳에서 개강을 기념하는 행사들을 만날 수 있다. 무엇보다 놓칠 수 없는 것은 흥겨운 악단의 공연. 이들의 흥겨운 노랫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첫 등교하는 발걸음에 절로 흥이 묻어나게 된다.
<개강 첫 날 만날 수 있는 교내 악단. 듣고 있노라면 절로 흥이 난다. 들썩들썩 ! >
수업에 들어가기 전 시간표 체크는 필수. 첫 교환학생일 경우 건물명이 낯설 수 있으므로, 미리 강의실을 확인하고 건물이 어디있는지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외국대학은 캠퍼스가 되게 넓어 캠퍼스 내에서의 이동만 걸어서 30분이 걸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시간표는 수강신청 홈페이지에 가면 확인할 수 있다.
<이번학기 나의 시간표. 열심히 공부해야지. >
전공이 Journalism인 나는 이번학기 comm theory / org comm / PR principle / food science를 신청했다. 조금 부연 설명해보자면 food science는 내 전공이 아니므로 일종의 교양자격으로 듣는 것인데, 최근 신설된 학과로 학교에서 강력히 밀고있는 학과다. 교수님들도 다들 훌륭하시고, 현지 경험도 많으신 분들로, 전공과목들을 당당히 제키고 현재 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과목 되시겠다. 요즘엔 carbo diet의 실상을 파헤치고 있는 중. (흥미진진!)
자, 그럼 이제 수업에 들어가보자. 개강날의 학교는 왠지 다른 날의 학교보다 더 붐비는 것 같다. 아무래도 텅텅빈 캠퍼스에 학생들이 몰리니 상대적으로 그렇게 느껴지는 듯. 아직 시간표를 정하지 못한 학생들이 일단 수업부터 들어오는 경우도 있고, 교수님께 오버라이드를 부탁하기도 하는 등 개강날의 학교는 정신없이 돌아간다.
<내가 수업을 듣는 건물의 첫 날 모습. 건물내에 학생들이 빽빽하다. 반가와 반가와->
내가 생각하게 첫 날 수업에 들어가서 가장 중요한 건 '자리'다. 괜히 부끄럽다고 구석에 혼자 앉거나 혼자서 조용히 책 읽거나 하지말고, 활발해 보이는 여학생들의 옆에 앉길 권한다. 미국 친구들은 모르는 사이라 하더라도 일단 반갑게 인사부터 한다. 뭐 인사하보면 이름나오게 되고, 동양학생이니 호기심 증폭 ! 어디서 왔냐, 왜 왔냐, 등 열토킹이 시작된다.
또 교수님에 따라서 첫 날 우리나라 대학의 고정좌석 처럼 자리를 정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첫 날 앉은 자리가 그대로 고정좌석이 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교환학생일 수록, 아는 사람 없을 수록 더 사람들 가까이에, 특히 친절해 보이는 여학생들 무리에 쏙- 끼길 바란다. (아, 남학생들이라면 반대로 하시면 되려나요? 남학생들은 친해지기 위해 어떤 걸 하는지 잘 몰라서. 비슷하겠지요 비슷할거에요 ㅎㅎ)
그렇게 친구들과 눈도장 찍고나면 교수님이 오시는데, 미국 대학도 한국과 비슷하게 개강 첫날은 대부분 수업 진도를 나간다기 보다 실라버스를 나누어주고 개괄적인 과목소개를 한다. 대부분 첫날은 책이 없어도 무방하다. 그런데 첫 날 수업이라고 그냥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첫 날 나눠주는 이 실라버스가 굉장히 중요하다. 미국에서 수업을 듣는데 가장 핵심이 되는 요소는 실라버스라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에 내가 듣는 수업 중에는 실라버스 내용을 가지고(퀴즈는 몇 번 보나요- 기말 고사는 몇 퍼 반영된다고 했지요? 결석 몇 번하면 F인가요? 등) 실라버스 퀴즈라는 것을 보기도 했다!
자, 이 많은 종이뭉치는 무엇인가요. 바로바로, 한 과목의 실라버스 되시겠다. 자그마치 실라버스가 11장이나 된다. 이 실라버스 잃어버리면 한 학기 수업 따라가기 힘들어진다. 한국과 달리 실라버스는 첫 날 훑고 버리는 존재가 아니다. 항상 수업들어가기 전에 오늘은 뭘 배우는지 체크하고, 과제확인하고, 예습해야 될 목록 읽어가야 한다. 교수님에 따라 미리 공지해주시는 교수님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그냥 실라버스만 주고 학생들이 스스로 체크해가며 수업 따라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
화질이 좋지 않지만, 매 주 무엇을 읽어가야 하는지 이렇게 예습 목록표도 있답니다. 안 읽어가면 따라가기 힘들지요. 자, 오늘 읽은 내용에서 무엇무엇을 토론해봅시다 < 대부분의 수업이 이렇게 예습했다는 전제로 진행되거든요.
개강 첫 날 책 준비하는 것도 빠질 수 없다. 책 같은 경우 위에도 설명했다시피 첫 날은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개강 첫 날 부터 바로 과제가 주어지므로 빠른시일내에 준비해야 한다.
한국에서도 교수님에 따라 간혹 첫날부터 수업시간 꽉 채우고(!) 진도나가시는 교수님이 있는 것 처럼, 미국에도 개강 첫날부터 수업을 하시거나, 이공계같은 경우 간단한 테스트를 보기도 한다. 테스트는 대부분 성적에는 반영되지 않고 수업 난이도를 위해서만 측정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첫 날은 나 뿐만 아니라 미국 학생들도 그 과목에 대해 모르므로 주눅들지 말고 모르는 것이 있다면 교수님께 주저하지 말고 물어보자.
아, 마지막으로 개강 첫날이라고 하이힐에 치마 입을 필요는 없다. 미국 학생들은 대부분 학교 후드티에 편안한 차림으로 오기 때문에 개강이라고 잔뜩 멋부리고 갔다가는 오히려 민망해질지도 모른다.
사람사는 곳은 어디나 다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다. 개강 첫 날, 부디 주눅들지 마시고 당당하고 자신감있는 모습으로 좋은 친구들도 많이 사귀시길 바란다. 미소는 언어와 상관없이 어느 곳에나 통한다는 사실 잊지 마시고!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