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우리학교가 위치한 곳은 그 이름도 찬란한 시골. 시골생활의 유일한 낙은 한 시간에 한대있는 버스타고 월마트에 장보러 가는 거. 월마트 주변에는 작은 mall도 있고 음식점도 있어 시내에 놀러나가는 느낌이 든다. 소를 보고 말을 보며 30분간 달리고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시골의 시내.
그래도 미국 시골을 무시해선 안된다. 월마트 하나만 있어도 없는 거 빼곤 다 있는 보물창고라는 거. 개인적으로 처음 월마트에 갔을 땐 왜 이 마트가 한국에서 물러났는지 이해가 되더라는. 우리입장에선 거의 창고수준인 월마트의 거대한 물품들. 또한 마트에 장보러 오는 사람들도 우리처럼 하나 두개, 저녁거리 사러오는 것이 아니라 일주일치 먹을 양을 아주 대량으로 사간다. 아무래도 보통 마트가 우리처럼 쫄래쫄래 시장바구니 들고 걸어갈 수 있는 거리가 아니라 차타고 나가야 하는 거리에 있으므로 그런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아무튼 처음에는 카트끌기도 얼마나 무겁던지. (카트가 우리나라 카트 보다 훨씬 크다)
그럼 각설하고 월마트 내부의 모습을 한 번 구경해 볼까나. 이 사진찍었을 때만 해도 아직 2009년 연말일 때라 크리스마스 장식이 한참 예뻤다.
보이시나요. 한국에선 보기 힘든 뚱뚱한 콜라 사이즈. 오히려 조그만 병에 든 콜라보다 이 대형콜라가 더 싸다. 단돈 일달러에 모시는 거지요. 그 옆에 호리병같은 모양의 콜라는 크리스마스를 기념해서 나온 시즌콜라. 훨씬 용량은 작은데 포장과 모양 때문에 가격은 똑같이 받는다는. 당연 나는 옆의 콜라를 집었지요.
고등학교 때 자주 사먹었던 웰치스(특히 그레이프맛을 아꼈던)도 이렇게 샴페인으로 판다. 2.97이면 꺅. 너무 저렴하다.
미국은 특히 과일이 굉장히 싸다. 체리. 멜론 등 한국에서 상대적으로 비싼 과일들이 더 저렴하다. 한국에선 엄마가 특별한 날에만 사줬던 체리. 여기선 특별한 날 빼고 항상 먹는다는. 자, 캘리포니아 싱싱한 오렌지도 개당 38센트.
코스트코를 자주 다니신 분이라면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미국 마트들에서 놓치지 않고 봐야할 건 바로 베이커리. 빵을 아주 묶음으로 대량으로 파는데 너무너무 저렴하고 맛도 좋다. 한국 코스트코에 빵 사러 갈 정도로 좋아했었는데, 미국 마트의 중심 월마트도 예외는 아니다. 베이커리 빵들이 1. 저렴하고 2. 많이 들어 있고!(중요중요) 3. 맛도 있다. 이러니 마트 들어오자 마자 베이커리부터 챙길 수밖에.
미국 친구들이 너무나 좋아하는 풋볼 공 모양 도넛츠. 아마 이 빵을 통해서 미국인들이 얼마나 풋볼을 사랑하는지 가슴으로 느껴지실 듯. 풋볼 모양 도너츠도 나오는 곳. 미국.
더군다나 내가 갔을 때는 크리스마스 시즌이어서 이렇게 예쁜 크리스마스 기념도넛츠들도 나왔다는. 너무 예뻐서 한 놈 집어다 먹었는데, 아이싱이 너무 많이 올려져 아무래도 많이 달았던 기억이다. 먹는 것보다 역시 구경하는 게 낫다. 아, 그냥 일반도너츠들은 꽤 맛나다. 크리스피크림 스타일의 도너츠들.
그. 러. 나. 뭐니뭐니 해도 내가 월마트를 너무 사랑하는 숨겨진 이유는 바로 월마트 델리 때문. 월마트 한켠에는 즉석에서 만든 식품을 파는 델리가 있는데, 델리의 음식들이 1. 양이 많고 2. 종류가 다양하고 3. 값이 싸고 4. 맛도 있다
치즈스틱 3개에 0.48센트. 대략 한국돈 500원에 치즈스틱이 3개인 셈. 이 정도면 길거리 포장마차 튀김보다도 싼 수준이다. 더군다나 맛과 크기는 한국 패스트푸드점에서 파는 치즈스틱들보다 훨씬 크고 실하다. 팝콘 치킨과 핫 윙은 아래 상자에 가득담아 $2.75. 성인 두 명이 먹고나면 배가 불러온다.
월마트 델리에 한 번 재미를 붙이고 나니 어느날은 더 큰 도전을 해보고 싶은 거다. 언제나 맘속으로 몰래 훔쳐만 보던 제일 큰 $10 버킷! 혼자는 도저히 먹을 자신이 없어서 친구를 데리고와 함께 도전하기로 했다. $10 버킷은 아래 크기와 같은 상자에 원하는 3종류를 담을 수 있는 것인데, KFC버킷과는 비교가 되지 않게 큰 버킷, 정말 양동이만한 버킷에 내가 원하는 3가지를 맘껏 담을 수 있다.
얼마만한 크기냐면 바로 요만한 크기인 거죠. 요만한 크기가 정말 $10밖에 안한다. 양 팔 가득 한아름 품고오면 그 날은 내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 되는 거. 나는 무엇무엇을 담았나. 내가 제일 사랑하는 1. 팝콘 쉬림프와 2. 치킨스트립 3. 본리스 핫 윙 되시겠다. 다시 봐도 그리운 그대들.
사진은 한참 먹고 찍은거라 실제 사진보다 양이 훨씬 많다. 정말 농담하지 않고 성인 2명이 한 번에 다 먹지 못하고 3일을 먹었다. (물론 매 끼마다 먹은 것은 아니고- 하루에 몇 번씩 손이 갈 때마다.) 두고두고 또 먹고 또 먹고.
예전엔 생필품이 떨어지면 아 귀찮은데, 언제 30분 버스타고 마트까지 가나 걱정부터 했는데 요즘엔 신이 먼저 난다. 월마트 갈 생각에, 아니 사실 월마트 델리 먹으러 갈 생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