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왠만한 물가는 한국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저렴한 측면도 있다. 그런데 교환학생이 와서 겪을 수 있는 가장 큰 돈문제는 바로 책 값. 미국 책 값 비싸다, 비싸다 말만 들었지만 정말 그렇게 비쌀 줄은 몰랐다. 왠만한 책 값이 100불 내외. 즉 환율 따져서 계산해보면 전공책 한권에 12만원 정도씩 하는 것이다. 이 정도 가격은 평균이고, 공대나 자연계쪽으로 가면 200불이 넘는게 기본일 정도다. 그러니 평균적으로 4과목 정도 듣는다고 했을 때 이거 뭐 책 값이 한 달치 방세, 좀 심해지면 2달치 방세 값을 넘어버린다. 한국에는 굳이 책이 필요하지 않는 과목들이 꽤 많이 있는데, 미국은 책을 사야하는 경우가 거의 99%다. 정말 좋은 교수님을 만나게 되면 교수님이 수업자료를 엮어주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일은 거의 드물다. 그러므로 어쩔 수 없이 책 값의 지출을 겪어야만 한다.
교환학생 같은 경우 대부분 한 학기나 일년있다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즉, 한 번산 책을 책꽂이에 꽂아놓고 평생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므로(물론 한국으로 바리바리 싸가지고 가도 상관없지만, 이 무거운 책을 어떻게 한국에까지!) 더욱 책값이 아깝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자고로 옛말에 공부하는 자 책값아껴선 안된다, 고 했다만 이건 타향살이 힘들게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이중고로 다가올 수밖에. 오늘은 우리 함께 이 비싼책값의 성을 공략해보자.
1. 교내 USED북을 이용하라
먼저 토플 시험을 한 번이라도 본 이라면 이 USED북에 대해서 들어봤을 것이다. 토플 컨버세이션에 단골로 나오는 토픽이니까. 예전에 토플공부할 땐 이 상황을 들으면서도 그냥 듣기로만 들렸는데, 실제 미국에 와서 보니 왜 그렇게 토플 단골토픽으로 나왔는지 이해가 절로 된다. 신학기가 되면 북스토어에서 점원과 USED관련 대화를 꼭 나누게 되어있다. USED북은 따로 중고책가게가 있는 것이 아니라 보통 교내 북스토어에서 함께 판다. 학교 근처 서점은 대부분 가격을 비슷하게 책정하므로 굳이 발품을 팔 필요 없이 가장 가까운 북스토어에 방문하면 된다.
<학교 북스토어에서 구입한 나의 USED북. USED북일 경우에는 이렇게 USED북임을 나타내는 노란딱지가 붙어있다.>
인기있는 과목의 경우 USED가 빨리 없어지므로 시간표를 정한 다음 최대한 빨리 북스토어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 미국에서는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대부분의 과목책들을 다 사야하기 때문에, 책 명으로 책을 사는 것이 아니라, 아예 점원한테 자신의 시간표를 출력해서 준다. 시간표를 주지 않더라도, 대부분 과목명으로 책을 주문한다. 예를들어 ”communication theory 책 주세요” 가 아니라 “과목명 COMM3235인 책 주세요” 라고 말해야 쉽게 책을 살 수 있다.
<교내 북스토어 홈페이지를 통해 내 전공책을 미리 검색해 볼 수 있다. 과목명을 선택하면 그에 해당하는 책값이 뜨는데 NEW북과 USED북 가격이 함께 뜬다. 2권이 뜨는건 2권이 필요하단 얘기. 이럼 슬퍼진다..... )
교내 북스토어에서 USED북을 이용했을 때 가장 좋은 점은 일단 new 북과 비교했을 때 가격이 저렴하고, 무엇보다 편하며(내 시간표만 주면 다 책을 알아서주니) 환불하기도 좋다는 것이다. 또한 즉석에서 바로 구입가능한 것은 오프라인 서점의 영원한 장점이다. 구입한 책은 학기말이 끝나면 30%~50%정도의 가격선에서 되팔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