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사실 한 달 전인가 모로코에 있을 때 모르는 분에게 메일이 왔어요.
예전에 교환학생 게시판에 어느 분이 개인적으로 묻고싶은게 있다셔서 제가 알려드린 적이
있는데 그 글을 본 다른 분이 저번에 메일을 또 보내셨더라구요. ^^
좋은 질문을 해주셔서, 또 제가 진짜 느낀 속 이야기도 될 것 같아 제 답변만 공개합니다.
질문은
‘교환학생을 하면서 가장 보람차고 잘왔다 생각 들었던 때와 가장 힘들었을 때는 언제였나요?’
하는 것이었어요.
질문하신 분께선 교환학생을 지원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을 하고 계신 분이었구요.
그래서 직접 교환학생 나와있는 사람에게 들어보고 싶으셨대요.
여기서부턴, 저의 답변입니다.
가장 보람차고 좋았던 것들은 아무래도 내 나라, 내 문화를 대표해서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그리고 다른 문화와 언어를 가진 친구들을 마음껏 만날 수 있었다는 것. ^^
그것만큼 큰 수확이 있을까 싶네요.
특히 한국 밖을 벗어나 보니 한국이 더욱 객관적으로 보이는 것들, 뭐 이것 저것 느끼는
것들이 많았어요. 내가 사실상 한국인으로서 한국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많구나 싶기도 했고요.
그리고 지금 이 학교 프로그램으로 off-campus program이 있는데 2주간 다른 나라에 탐방가서
주제를 가지고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이에요.
아마 이번 여행이 교환학생 1년간의 가장 큰 수확이 아닐까 싶어요, 개인적으로.
미국 학교 친구들 20명이 팀이 되어 교수님하고 모로코에 와서 모로코 대학을 탐방하고
학생들을 만나고 뭐 그렇게 진행되는데 너무 즐겁고,
세계 여러 나라 다른 배경을 가진 친구들을 사귀고 알아가고 이런 게
저도 모르는 사이에 제 시야와 보는 관점을 확확 넓혀주고 있는 걸 느껴요.
확실히 저는 보는 관점, 생각, 행동까지 많이 달라지고 있거든요.
뭐 교환학생 이런 것이 따지고 보면 결국 '더 나은 나' 만들어가기 과정인건데, 그런 면에선 최고라고 생각해요. ^^
다음 학기엔 한국인이 부족하고 한국에 관한 수업이 없는 저의 교환학교에
한국에 관한 클래스를 제안해볼까 생각중이어요. 뭔가 적극적으로 찾아서 하다보면
진짜 얻는 게 많은 게 교환학생이라고 생각해요.
힘든 점은, 일반화시킬 수 없는 부분이긴 한데, 제가 있는 대학에 관한 이야기에요.
약간 부잣집 애들이 많이 오는 미국인 중심의 학교라서
인종끼리 노는 분위기가 굉장히 강하거든요.
겉으로 드러나는 차별이 있는게 아닌데 분위기 자체가 좀 따로 노는 분위기가 있어요.
그래서 교환학생으로서 잔뜩 기대를 하고 온 저에겐 실망을 안겨준 부분이었죠.
그런데 뭐 또 하나의 미국의 뿌리깊은 문화를 본 것이라고 생각하고 경험이라 생각해요.
제가 진짜 힘들었던 것은, 아마 영어 때문이 가장 컸을 거에요.
저는 외국에서 공부한 적 없는 토종인데요.
발음과 악센트의 문제는 없는 것 같고, 한국에 있을 땐 영어를 못한다고 생각해본 적 없는데
실제 영어권 환경에 부딪히니까 굉장히 실력이 없는 저를 발견했어요.
미국인들 대화 속엔 한국에서 공부해서는 알기 힘든 속어들도 많고 말도 진짜 빠르고
일단 듣기가 힘드니까 의사소통이 안되는 현상이 발생했거든요.
토플 리스닝 거의 만점 나왔어도 소용이 없는 거더라구요. ; 그런데 이것도 시간문제인것 같긴 합니다.
지금도 struggle하고 있지만요 ^^
그러나 확실히 한국에 있을 때보단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영어가 늘은 것은 사실이에요.
일단 익숙해지니까요 영어로 듣고 말하고 읽고..
미국 사회에요. 말을 안하는 것보다 못해도 하는 것이 낫지요.
제 성격상 완벽하게 미국애들처럼 하고 싶은데 그거에 걸리니까 그런 것들 뛰어넘기가 힘들었어요.
나 못한다 드러내고, 실수하느니 입다무는게 한국 분위기자나요, 하하
그런 것도 다 뛰어넘어야 하는 것 같아요.
인생에 잊을 수 없는 경험이고 자산이라고 생각해요.
넵, 여기까지가 저의 답변. 그대로 복사해서 넣었습니다 ^^
이게 제가 정말 깊이 깊이 느낀, 또 느끼고 있는 교환학생 스토리어요.
사실 힘든 점도 제게는 약이 되는 것 같아요.
아직 더 배우고 더 받아들일 것들이 무지 무지 많거든요, 제게는 J
사진 별로 없이 글 중심인데 읽어주신 분들 아리가또오 –
질문자님께서 상의없이 소개해서 죄송합니다만, 좋은 질문을 해주신 것 같아서요.
혹시 교환학생 가야 할까 고민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뭘 망설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