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묘미 중 하나는 먹는 거 아니겠습니까 후훗
1박 2일 동안 시골을 벗어나 먹고 싶은 거 맛있는 거 마음껏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온 거죠.
첫 날 오후 무렵에 도착한 세인트 루이스,
저녁을 해결해야 하는데 친구가 자기가 잘하기로 소문난 중국 레스토랑을 안다면서
그리고 네비를 찍어 갔습니다. 참고로 중국음식점, 마켓이 모여있는 지역이 있습니다.
역시나, 소문이 진실일세
레스토랑 이름도 상쾌한 LULU 룰루. 되십니다. 간판이 안나왔네요. 저 한문이 아니라 룰루가 맞음.
음식 완전 맛있습니다. 정통 중국 음식점 잘못 고르면 완전 아닌거 아시죠.
그러나 이 집은 전통적인 메뉴 중심인데 맛도 제대로.
차부터 들이키고.
중국 요리집에 가면 차와 함께 모든 음식을 먹지요.
식탁에는 12간지 동물들과 운세 비슷한 것이 있었습니다.
저는 토끼 후훗. 어쩜 저리 맞는 말만 쏙쏙 ㅋㅋㅋㅋ
음식은 그림보고 골라서 이름도 모릅니다.
그러나 맛있었으니 장땡인 것입니다 J
이 식사에는 일행의 친구로, 세인트 루이스에 사는 애가 함께 했어요.
미국앤데 Teach for America라는 프로그램에 가입해서 저소득층 흑인 동네의 열악한 학교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어요. 아마 미국 내 거의 모든 학교들에 이 클럽이 있을 듯.
Teach for America 미국의 좋은 대학교육을 받은 인력들을 저소득층 지역 학교에 보내는,
그래서 지역 편중을 개선시키고 지원자들에게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암튼, 이 친구와 함께 미국과 아시아의 교육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던 좋은 저녁식사였죠.
그러나 문제의 다음날, 저렴했던 호텔에서 조식을 해결하고
열심히 둘러보며 다녔더랬죠. 그러나 세인트루이스 볼 것이 새삼 많다는 것을 와서야 속속들이
깨닫게 된 우리, 당황하며 스케줄 조정을 이리저리 빡시게 넣었습니다.
명문 사립대인 워싱턴 유니버시티. 그 옆의 대형 공원이자 여러 박물관을 갖춘 Forest Park,
아치 위에도 올라가야 되고, 맥주 공장에도 가야되고. 도저히 하루에 다 소화 불가능한 스케줄.
그러다보니 박물관과 미술관과 동물원을 포기해야 했을 뿐더러,
점심도 굶는 사태가. 흑.
그 빈속으로 앞서 소개한 버드와이저 맥주 공장가서 알코올을 들이켰다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 5시쯤 되니까 엄청나게 배가 고프기 시작하는 겁니다.
체력 소모가 많은 여행 중에 밥 굶으면 진짜 눈물나죠.
아치 위에 올라가고 내려오자마자 우리 4명 합의 봅니다. ‘밥부터 먹자’
배고파 죽겠는데 좋은 레스토랑 노트북꺼내 검색할 기운이 없는 것이죠.
그리하여 바로 그 어제 간 그 곳 또 가게 되었다는 눈물겨운 사연.
(그러나 다들 맛있으니 됐어라며 위로)
어쨌든, 이 커다란 도시에 널려있는 수많은 레스토랑 도전을 포기하고 같은 곳 두 번 가기.
배는 고프고 맛은 있어서 아무도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음식 나오자마자 모두들 한동안 말없이 먹기만 했다는 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중국인들이 야채 요리하는 스타일이 좋더라구요. 기름칠 약간 하고 야채 맛은 살리고.
요거슨 샤오롱바오. 대만여행가서 원조 딘타이펑에서 먹은 샤오롱바오보단 맛이 덜했습니다.
문제의 수육. 돼지고기인데 참으로 냄새와 비주얼이 영 아니었던 거죠.
제가 킁킁 거리자 친구가 먼저 시식을 하곤 맛있다고 해서 도전.
희한하게 맛은 있더라는. 근데 냄새는 진짜 별로. ㅋㅋㅋ
미국에 있는 중국 레스토랑 가시면 Fortune Cookie가 식사 후에 나옵니다.
이건 중국 전통이 아니구요, 오히려 일본 쪽에 가까운 건데
무지한 미국인들에 의해 변형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반을 쪼개면 조언 같은 것이 담긴 종이가 나와요. 읽는 재미가 쏠쏠하죠.
가끔씩은 기가막히게 들어맞기도 합니다.
전날, 제 친구의 친구로 처음 만난 Teach for America 교사이던 그 친구. (저보다 한살많은 남자애)
밥 함께 먹고 나의 종이를 뜯었는데 헐.
'Soon someone new in your life will become a very good friend.'
라고 써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ㅋㅋㅋㅋㅋㅋ 걔랑 나랑 WOW! 하이파이브 하고 ㅋㅋ
그 이후로 그 친구를 우리에게 소개시켜준 제 친구는
저랑 그 새로 만난 친구를 놀려대기 시작했다는. 친구로 시작해서 lover가 될 운명이라며 -_-;
아무튼간, 배가 쫄쫄쫄 쫄아드는 듯했던 2일째 여행.
같은 중국 요리집 두 번 간 사연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