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죄송합니다. (--)(__)
어제 면허 이야기로 제목을 달아놓고 기름만 넣다 끝났네요.
어제 정말 쓰러지듯 잠들었습니다..^^;;
너무 졸린 상태로 글을 올렸더니 횡설수설 했나봐요.
와이프가 읽어보더니 또 뭐라네요.
자꾸 자기 얘기 적지 말래요..ㅋㅋ
해커스 사이트를 괜히 알려줬어요..치잇..나만의 사이트로 만들어버리는 건데..
암튼 어제 못다한 면허 이야기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저와 함께 면허장으로 가 보시죠.
참고로 면허 시험에 대해서 자세히 말씀드리는 이유는..한달 전 쯤이었나요.
캘리포니아에 교환학생으로 와 있는 친구가 전화가 와서
면허 어떻게 땄냐고 물어보는 겁니다.
여기는 한국처럼 학원 같은거 전혀 없거든요.
솔직히 운전 해보신 분이라면 하루만에 면허 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몇가지 운전 규칙 알려주고 이렇게 저렇게 했더니 무척 고마워하더라구요.
혹시나 그런 분들 계실까봐 몇가지 운전 규칙도 함께 알려드릴게요.
참고로 미국은 주마다 법 다르다는거 아시죠? 그냥 참고만 하세요.^^
가는 길 경치가 좋아 한 컷 찍어봤습니다.
요즘 토네이도 때문에 일주일 내내 날씨가 참 꿀꿀하네요.
참고로 저는 한국에 있을 때 토네이도라고 하면
막 집 날라가고 차 날라가고 사람도 날라가는 그런 토네이도 생각했었거든요..
영화에 나오는 하늘 위로 솟는 회오리 바람 같이..
실제로 CNN 뉴스 같은데 보면 그런거 나오잖아요..
여기 도착한지 얼마 안 됐을 때
어떤 분이 "오늘밤부터 토네이도 온대~" 하시는 거에요.
저는 어찌나 긴장이 되던지..
그날 밤 혹시나 날라갈까봐 저희 와이프 꼭 끌어 안고 잠들었습니다.
(한심해 보일지 모르지만 저는 좀 진지했어요..^^:)
우린 날라가도 같이 날라가는 거야..절대 놓지 않을게..사랑해..
막 이렇게 감상적으로 잠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토네이도는 무슨..
그냥 비 많이 오고 바람 많이 부는 태풍이더라구요.
와이프는 일어나자 마자 어제 자다가 가위 눌렸다고 짜증내구요..(저 때문은 아니겠죠)
아무튼 저기 아래쪽은 토네이도 때문에 심각한지 몰라도 여기는 괜찮아요..ㅋㅋ
면허시험장입니다. 외의로 소박하죠?
바로 옆건물은 식당이구요..그냥 그런 상점들 사이에 덩그러니 놓여있네요.
미국은 땅이 넓어서 근처에 S자 L자 코스 막 이렇게 저렇게 있을 것 같은데 사실 코스 시험 같은 건 없어요.
무조건 실전 도로 주행입니다.
그것도 자기 차로..
안으로 들어가 보실까요?
이 사진 찍으면서 어찌나 조마조마 하던지..
저기 앞 창구에 앉아있는 직원들한테 들키면 왠지 나가라고 할 것 같아서
시선은 정면을 향하고 카메라만 살짝 켜서 딴데 보는 척하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런데 이노무 카메라는 왜 껐다 켰다 할 때 소리가 그렇게 나는 거야. ㅋㅋ
암튼 여기서 시험 접수를 하는데요.
사실 시험 접수 하러 오시면 거의 필기 공부까지 끝내신 상태여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아는 분이 교재를 주셔서 한 번 훑어보.........려......고 했으나
이제 막 미국에 도착한 피곤한 상태로 한.. 앞에 3장 읽었나? 그리고 시험장에 도착했죠.
역시나 저희 와이프.. 같이 피곤한 처지에 지난 밤에 일찍 잠든거 서로 알면서도 이러더군요.
"흠, 공부 많이 했지? 이런거 떨어지면 쪽팔린거야. 알았지? 화이팅!"
무슨 소리야!!! 나 공부할 시간 없었던거 알잖아~~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꾹 참았습니다.
그런 말이 통할 것 같았으면 뭐..지금쯤 저희 부부 소문난 앵꼬부부로 스타킹에 나왔을지도 몰라요..ㅋㅋ
부부사이에 변명 필요없습니다.
그냥 네네 하면 그게 행복한 거에요.
"걱정마. 걱정마. 이런거 누가 공부하고 시험봐, 한번에 턱하니 붙어올게"
이랬더니 어이없다는 듯이 피식 웃어버리네요.
니.까.짓.게. 이런 얼굴 표정으로 말이죠.
암튼 면허시험용으로 조그만 소책자가 있는데요,
없으신 분은 먼저 이곳에 오셔서 책자를 구입하신 후 몇 번 읽어보시고 시험 보시면 되는데요.
뭐 사실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시험이래봤자 딸랑 A4 용지 같은 거에 20문제 있는데요.
(사실 미국은 letter 크기 용지를 씁니다)
16문제 이상만 맞으면 합격이에요.
우리나라처럼 시험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구요.
고냥 고 자리에서 등록하고 돈 내고 시험지 주면 옆에 있는 책상에서 각자 시험 보면 되요.
시간제한도 없어서 그냥 세월아 네월아 하고 풀어도 되구요.
OMR 카드에 싸인펜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영화에 보면 미국 어린이들이 쓰는 지우개 달린 노란색 연필 있잖아요?
그냥 그걸로 ABCD 사지선다형 중에 하나 동그라미 치면서 다 풀고 갖다주면
초등학교 받아쓰기 채점하듯이 빨간 볼펜으로 채점해줘요..
그것도 그냥 제가 보는 앞에서 채점하구요, 어떤 사람은 틀린 문제 답도 체크해주더라구요.
시험보는 모습입니다.
어휴 이 사진 찍을 때 정말 어찌나 조마조마 하던지,,
시험지 유출한다고 누명쓸까봐 주머니 속에 카메라 넣어서 아주 쇼를 했습니다.
괜히 직원한테 가서 쓸데없이 이런 저런 질문 던저가면서 찰칵,
경비원한테 여기 화장실이 어디죠? 찰칵!
지나가는 사람한테 합격했나요? 물어보면서 찰칵!
그중에 안 흔들린 사진 딱 하나있네요. 그나마 다행입니다.
이 순간만큼은 미션 임파서블의 탐크루즈가 된 듯한..^^
그럼 과연!!! 저는 과연 몇 점이나 나왔을까요?
아뿔싸!! 애석하게도 15점 나왔네요.
아내한테 뭐라고 말하죠?
독일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이 딱 17등 해서 16강 떨어진 이후로 이렇게 허탈한 적은 처음입니다.
그러더니 채점해준 사람이 다시 보겠냐고 물어봅니다.
당연히 그러겠다고 했더니 2불을 내면 똑같은 시험 문제를 주겠답니다.
오잉? 이게 무슨 소리? 이래도 되는 거야?
살짝 고개를 돌려 저희 와이프 쪽을 바라보았습니다.
저희 픽업해주신 분과 시간가는 줄 모르고 깔깔 거리며 대화중이네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몰래 조용히 지갑을 꺼냈습니다.
그런데 아뿔싸..공항에서 환전하면서 지갑에 100불짜리 밖에 안 넣어놨네요.
왜 현금 뭉텡이로 많이 갖고 다니면 불안하니까 100불짜리로 가능한 양을 줄여서 환전하잖아요..
살짝 미안한 미소를 지으며 100불짜리 지폐를 건네자
그 여자 직원이 서랍을 이리저리 뒤적거립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옆에 있는 직원에게 큰 소리로 잔돈있냐고 물어보네요.
어이!!! 어이!! 아줌마 조용히!! 조용히 말해욧!!
우리 와이프 들으면 어쩌라구!!
그런데 이 아줌마 아랑곳 하지 않고 아예 이리저리 막 돌아다니면서 잔돈을 구하네요.
다행히 저희 와이프 무슨 웃긴 얘기를 들었는지 드립다 박수를 치더니 아예 바닥에 드러 누울 기세입니다.
전혀 눈치를 못채네요.
그렇게 동일한 시험지를 가지고 다시 책상에 앉았습니다.
캬..뭐 이런 누워서 떡먹기가 어디 있겠습니까?
대충 읽어보지도 않고 슥슥 표시해서 갖다주니까 18점!! 나오네요. 캬~~┌( ̄∇ ̄ )↗) (↖(  ̄∇ ̄)ㄱ
그런데 똑같다더니 아예 똑같지는 않나 봅니다.
만점이 안 나오는걸 보니.
(그런데요.. 이렇게 합격하니까 나중에 실제로 운전할 때 조금 헷갈리기도 하더라구요.
그러니까 운전 초보이신 분들은 이왕이면 꼼꼼히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저는 고민했습니다.
과연 아내에게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까?
오히려 뿌듯한 표정을 지으면 왠지 가벼워보일 것 같아서
마치 아무것도,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마냥 쿨하게 보이기로 결심했습니다.
왜 아무도 못하는 어려운 일 해놓고 마치 평범한 일 한것마냥 쿨하게 보이려고 할 때 있잖아요?
왜 다들 그런 경험 한 번씩은 다 있잖아요..ㅋㅋ
나는야 냉철한 대한의 쿨가이~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조용히 시험지를 접어서 주머니에 접어 넣으면서 아내에게 다가갔죠.
아내 왈, "합격했어?"
이때가 중요하다!! 절대 '그~~~~으~~~~럼~~~ 이까짓거~~' 이러면 안된다!! 라고 생각하고
일단은 한 번 가볍게 씹어주었습니다.
그러자 다시 한 번 묻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