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패션의 중심지에서 20대 예비디자이너,
대학생들의 취업 Thinking
뉴욕, 누구나 한번쯤은 꼭 가보고 싶고 여행해 보고싶은 도시!
꺼지지 않는 불빛, 상업과 광고로 뒤덮힌 도시, 노란 옐로우캡, 바쁜 사람들,
그리고 '패션'의 중심지.
뉴욕은 다양한 이름과 얼굴을 가지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파리, 밀라노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는 패션의 중심지 입니다.
상업 패션의 중심지인 뉴욕에서는 패션디자이너 양성소, 즉 패션 전문 대학교들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FIT(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와 Parsons는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습니다.
(FIT 1층에 전시되어있는 작품들.)
화려한 패션의 세계는 실제 알고 보면 치열한 경쟁 사회 입니다.
조금이라도 유행에 뒤쳐지거나, 자신의 디자인이 인정받지 못한다면 뒤로 밀려나는것은
시간문제입니다. 3D 직업이라 할만큼 오랜 시간 서서 일을 해야하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직업입니다.
이런데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들은 '꿈'과 '열정'만으로 디자이너를 꿈꾸고 있습니다.
이런 디자이너를 꿈꾸는 뉴욕 대학생들은, 좋은 대학교를 나옴으로써
다들 좋은 곳에 취직할까요? 그들은 취업에 대한 두려움따윈 없는걸까요?
오늘은 F.I.T 재학생들의 '취업'에 대한 '단상'을 취재해 보았습니다.
(FIT 수업전경)
일단 F.I.T에 관해 간단한 소개 부터 하겠습니다.
FIT는 현존하는 미국 패션 대학교들 중에서 파슨스와 양대 산맥을 이루는 곳입니다.
FIT
는 철저하게 상업적인 교육을 중심으로 미래 디자이너들을 교육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며 대학 수업 역시 실무중심으로 배우기 때문에 4년
Bachelor(학사) 자격을 따고 나면 학생 90%가 취직합니다. 그리고 뉴욕 주립대 산하에 있는 대학교이기에 다른 패션
대학교들과 비교했을 때 월등히 저렴한편.예를 들면 2011년 봄학기 FIT 패션 디자인과는 1만 2000불, 한화로 1300만원
정도를 내는데 비해 파슨스는 4만불, 즉 4200만원 가까이의 학비가 든답니다.
많은 이들이 F.I.T를 선택하는 이유는 그럼 무엇일까요?
높은 취업률? 저렴한 학비? 그것 뿐만은 아닙니다.
제가 FIT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첫째, 철저한 실무 교육과 상업적 패션으로 내가 추구하는 패션상과 들어 맞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저렴한 학비. 타 대학들과 비교 했을 때, 반값 이하이며 수업의 질 또한 높은편입니다.
셋째, 취업률이 높습니다. 실무 중심이라고 하는 것은 모든 프로젝트나 리포트를 실제 회사에 올리는 폼으로 배운다는 의미인만큼, 회사 입장에서는 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인재를 원하기 때문에 실무교육에 강한 FIT를 선택했습니다.
넷째,
교환학생 제도가 잘 정비 되어 있다는 매력. FIT는 런던 세인트 마틴즈, 홍콩 과학기술대, 이탈리아 필라노와 피렌체에 있는
분교 등으로 매년 학생들을 유학시켜 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이러한 혜택은 유학생들에게도 동등하기 때문에 뉴욕뿐만 아닌 새로운
패션 도시도 경험 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합니다. 나 또한 3학년때 밀라노 교환학생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높은 취업률', 90% 만큼 다들 걱정 없이 학교를 다니고 있을까요?
다들 자신은 취직이 되어 좋은 직장, 좋은 삶을 가질것이라고 믿고 있을까요?
그것은 아닙니다.
뉴욕은 경제 불황으로 인해 큰 타격을 입은 도시중 하나입니다.
미국 전역이 타격을 받았지만 그 중에서도 뉴욕은 상업의 중심지였던
만큼 더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패션업계는 그러한 불황의 피해자중 한명이었구요.
패션업계는 수요보다 공급이 많습니다.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지망생은 넘치고 고용해주는 회사는 정해져 있는만큼 경쟁은 아주 치열합니다.
이러한 상황을 잘 알고 있는 F.I.T 재학생들에게 '취업'에 대한 의견을 들어 보았습니다.
(Michelle Wong, 20살, F.I.T 준학사 재학중)
-취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음..... 어렵죠. 제가 2년 프로그램을 끝나고 잘 취업할 수 있을지 걱정이에요. 하하. 잘 안되면 학사 과정까지 하려구요."
-F.I.T는 취업률이 높으니, 잘 되지 않을까요?
"취업률이 얼마였지? 80? 90? 높은 걸로 알아요. 근데, 패션 업종에 취업 안한 사람들도 그 취업률을 올리는 한 부분이니, 그렇게 신뢰가 가진 않아요. 아마 실제 패션 업계에 잘 취업 한 사람들은 50% 정도이지 않을까요?"
-취업이 걱정인가요?
"걱정이 아니라면 거짓말이겠지요."
-그렇다면 왜 이 학교로 왔어요?
" 다른 학교에 비해선 취업률이 높기도 하니까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것은 제 꿈이니까, 도전해 봐야죠. 취업률이 어렵다고 안되는건 아니잖아요!"
(좌 Ricky Jimenez, 27세 우 William Drummond, 20세, F.I.T 학사/ 준학사 재학중)
-두분 다 자기 소개 간단히 부탁드려요.
Ricky Jimenez " 전 마이애미에서 왔습니다. 남성복 디자이너가 꿈입니다. 현재는 패션회사에서 인턴중이에요."
William Drummond "전 영국 런던 출신이에요! 전 여성복 디자이너가 꿈이에요. "
-Ricky Jimenez씨는 인턴중이시라구요?
" 네, 저는 작년부터 인턴중이에요. 인턴이 끝날때쯤 졸업도 끝나니까 잘하면 취직을 할 수 있을것 같아요."
-두분다 취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Ricky Jimenez "전 인턴쉽이나 학교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 자신의 노력으로 충분히 Job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열정을 가지고 도전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William Drummond "저도 긍정적인 편이에요. 물론 일자리가 많이 없어서 구하는게 쉽진 않지만요. 게다가 전 외국인이라 현지인들보다 두세배로 노력해야해요."
(Maris Stumf, 21, 준학사 재학중)
-열심히 작업 하고 계시는데, 무엇을 만들고 계시나요?
" 이번 학기 기말고사 작품이에요. 다 만들고 제 포트폴리오에 넣을려구요."
-벌써 포트폴리오 준비하시나요? 졸업까진 꽤 남았는데.
" 다른 학생들 보단 빠르지만 전 현재 일하고 있는 옷가게에서 포트폴리오가 있으면 가져 와보라고 하셔서요."
-와, 그러면 취직도 가능하신건가요?
" 그건 아직미지수에요. 작은 가게이기도 하고, 취업을 시켜주실지 그건 미지수입니다. 포트폴리오는 여기 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에도 넣어 보려구요. 인턴이라도 방학때 하면서 열심히 스펙을 쌓아두고 경험을 쌓아 두어야 뉴욕에서 취직할 수 있거든요."
(Diana Rodrigues, 23, 준학사)
-현재 일하시는 곳이 있으신가요.
"네, Best Buy에서 일하고 있어요.(미국 전자 제품 가게)"
-패션과는 상관이 없네요.
"알바겸 하는곳이라서요. 패션 인턴을 하고 싶지만 무급이거나 유급은 구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제 용돈 겸 생활비는 Best Buy에서 일하면서 충당하고 있어요."
-가을 학기에 들어 오셨으니 졸업이 금방이실텐데, 구직생활은 어떠세요?
"일단 많은 곳에 이력서를 넣었어요. 저는 패션쇼 인턴이나 방학때 무급 인턴을 해놓아서 경력이 조금 있다고 믿는데, 취업은 어떨지 잘 모르겠어요. 곧 인터뷰가 하나 있는데, 행운을 빌어 주세요. "
-디자인 회사 말고 다른 회사에서 취업 offer가 있다면?
" 전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서, 특히 청바지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서 F.I.T에서 공부했습니다. 업계 상황이 어렵더라도, 제가 작은 가게를 차리더라도 꼭 청바지 디자이너가 되고싶어요. 다른 회사에서 취업 오퍼가 있다면 처음엔 좀 흔들리겠지만... 아직 전 젊으니까 꿈을 이루고 싶어요."
미국 뉴욕 F.I.T 학생들의 취업에 대한 생각을 짧게 들어 본 결과, 결론은 이것입니다
" 취업은 어려우나, 걱정은 되지만, 꿈을 가지고 노력하고, 도전해보겠다."
젊음과 열정이 느껴지는 뉴욕 패션 디자이너 지망생들은,
현재 자신의 앞에 놓여진 사회적인 벽과 상황을 꿈과 패기로 '도전'해보고 있습니다.
한국처럼, 미국도, 특히 패션업계는 취업난에 젊은 대학생들이 시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초조함에 현실과 타협하여 아무곳에나 취직하거나
걱정만 하고 있는 것 보단 묵묵히 자신이 하는 일을 믿고 꿈을 잃지 않는 것이
뉴욕 패션 업계가 계속해서 세계 패션 메카로 거듭나는 원동력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