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솔솔이입니다!
저는 한국에 살때 기숙, 자취생활을 하지 않아서 가족과 떨어져서 사는 경험이 이번이 태어나서 처음인데요.
외롭기도하고 의지할 곳이 없다는 점도 아쉽지만 엄마가 해주는 밥을 못 먹는다는 것도 매우매우매우 아쉬운 점 중 하나에요.ㅠㅠㅠㅠ
게다가 저는 기숙사가 아닌 아파트에 살고 밀플랜(학교급식)을 신청하지 않아서 제가 요리를 해서 밥을 먹어야 하는데, 혼자살고 귀찮다 보니 밥, 반찬 or 밥, 국 이런식으로 여러가지 반찬을 놓고 먹기보다 하나에 밥을 먹는 편이에요.
집에서는 반찬이 너무 많아 가끔 밥을 한그릇 더먹기도 하고 너무 여러가지 해놨다고 엄마한테 투덜거리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참 배부른 소리 하고 있었던거 같아요ㅋㅋㅋㅋ
그래서 가끔은 친구들과 함께 모여서 요리를 하며 음식을 공유하고, 함께 밥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데, 그런 이야기에 대해서 해볼까 해요.
엊그제 월요일엔 별로 친하지 않아서 별로 말도 잘 않고 살았던 룸메이트와 드디어 함께 저녁 밥을 요리하고 함께 저녁식사를 했던 날이에요.
항상 기회가 안되어서 한국음식 한번 대접해준적은 있어도 같이 요리하며 밥먹은적이 없는데 겨우 제가 먹자고 먹자고 졸라서 월요일날 요리를 함께 하기로 하였답니다. (룸메가 되게 사회적이지 않은 성격..이에요..ㅋㅋ)
입맛이 까다로운 룸메는 전에 한번 대접해주었던 부침개가 맛이 없었는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료로 피자를 만들자고 했어요. 피자를 만들어본적이 없고 맨날 사먹기만 했었던 저는 되게 어려운건줄 알고 어떻게 만드냐고, 너한테 그럼 다 맡기겠다고 하며 호기심 반 걱정 반 하며 메뉴에 동의했습니당
룸메는 자기에게 피자 만드는 요리도구도 다 갖추었다고 자신있게 말했는데 만나서 보니 꺼내놓은게 저게 다였어요. 이거가지고 피자가 만들어지나 했는데 뭐 일주일에 한번이상은 피자를 만들어 먹는다고 하는 룸메의 말을 믿었습니다.
여기에서 가장 핵심인 재료는 저 까만봉지 ! 도우 반죽을 만드는 밀가루에요. 베이킹파우더 이런거 필요 없이 피자 반죽용 밀가루라서 물만넣고 섞으면 피자 도우가 되는거에요. 저게 파는 도우중에서도 좋은 도우라고 룸메가 얘기했었어요.
아무것도 몰라서 저는 옆에서 룸메 하는걸 지켜보기만 했는데, 계량컵에 담긴 물을 붓고 밀가루 반죽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냥 반죽하듯이 비비면 되더라구요. 저정도는 나도 할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당
반죽한 도우를 피자 만드는 판에 펼치기 시작했는데 많이 만들어봤다는 솜씨가 되게 고르지 않게 반죽을 펴대길래 맛에 의심이 갔어요. 그냥 얇게 막 피는데 보면서 제가 더 잘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ㅋㅋㅋ
토마토 소스를 바르고,
치즈를 먼저 뿌리고 그 위에 양송이와 페페로니를 올리며 토핑!
그 위에 다시 한번 피자 치즈를 뿌리면 오브 굽기전의 과정은 완성인데 너도 한번 뿌려보라며 제게 기회를 줬어요.
함께 요리하는 날! 이었지만 저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역할이었습니다 ㅋㅋ
저는 이렇게 피자가 쉽게 만들어지는지 몰랐어요. 앞으로 피자가게에서 돈주고 못사먹을듯...
피자만드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고 치즈뿌리기를 경험해본 결과 라면끓이기보다 더 쉽다고 결론 내렸어요.
미국의 가스렌지는 밑에 다 오븐이 내장되어있어요. 토핑을 완성시키고 그냥 바로 직행시켰습니다. 18분동안 구우면 끝!
오븐에서 갓 나온 피자의 모습은 완연한 피자의 모습이었습니다
도우 펼쳐놓은게 고르지 않아도 상관 없었던거였어요. 그냥 정말 가게에서 파는 피자 비주얼 제대로 나오더라구요 완전 기대 만빵!!!
피자 조각을 내니 정말 가게 메뉴로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비주얼과 냄새... 완벽한 성공이었어요 !
서로 반띵하고 인증샷!! ^^
왠만한 피자집에서 먹는것보다 나았어요. 확실한건 피자헛 피자보다 훨배맛있었다는!!!!
항상 문을 닫고있어서 별로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 못했던 룸메였는데 같이 맛있는 피자도 먹으면서 조금이라도 이야기할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당
혼자만 요리했다면 피자를 집에서 해먹는다는 생각 자체를 안하며 살았을텐데 ㅋㅋ 신기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어요
어제 화요일 저녁에는 저처럼 교환학생으로 이곳에 온 일본, 대만 아시안 친구들과 함께 asian food potlock party를 했습니다. 사실 거창해보이는 이름과 다르게 원래 일본친구가 자기 엄마가 일본에서 오꼬노미야끼 재료를 보내줬다며 함께 요리해 먹자고 했고 저도 그럼 요리해가겠다고 하고 옆에있던 대만 친구도 준비해오겠다고 하고 다른 한국친구도 요리해오겠다고 하나하나 모여서 일종의 저녁 파티를 열기로 했어요 ㅋㅋ (원래는 오꼬노미야끼 후식으로 먹으려고 한건데 ㅋㅋ)
저는 전에 아시안 애들한테 한번 김치볶음밥을 해준적이 있는데 애들이 맛있었다고 다시한번 먹고싶다고 해서 김치볶음밥을 해주고 싶었으나 김치를 벌써 이미 다 먹어버렸기에 꿩대신 닭이라고 고추장 볶음밥을 해가기로 했어요.
준비물은 야채와 고추장 양념.
야채는 그냥 가장 흔하디 흔한 감자, 당근, 양파, 햄.
고추장 양념은 설탕, 소금, 고추장, 참기름, 깨를 넣고 준비했어요.
원래 야채도 없었는데 밀플랜을 신청해서 학식을 먹는 친구가 그날 우리와의 약속으로 학식을 먹지 않는대신 다이닝홀에서 야채 재료들을 가져와서 저도 그 재료들을 받아 요리하였습니다. 다이닝 홀에선 그 자리에서 식사를 할 수 도 있지만 음식을 테이크아웃해서 방에서도 먹을 수 있거든요. 이 친구는 한국요리해주는 날이면 다이닝 홀을 이렇게 식료품처럼 이용하여 음식 재료들을 구해오는데 이것도 학식을 알차게 이용하는 하나의 방법인거 같아요 ㅋㅋ
밥을 넣고 양념도 넣고 같이 볶다가 계란까지 넣고 같이 볶아준 후
김자반을 뿌려주면 완성!
제가 요리한 음식을 가지고 만남의 장소로 향했답니다.
제가 사는 곳은 2인용 아파트라서 큰 주방, 거실이 없어 국제학생들이 사는 기숙사인 글로벌 빌리지의 주방에서 모이기로 했어요.
가니까 이제 다들 요리하려고 준비하고 있더라구요.
테이블엔 요리재료들이 즐비해 있었고, 다이닝 홀에서 잔뜩 싸온 감자튀김과 치즈스틱도 있었어요 ㅋㅋ
사진에 보이는 저 친구는 오꼬노미야끼 만든 일본인 친구의 룸메인데 재미있게 구경만 하고 정작 나중에 요리한 담에는 한입 맛보고 다시 오지 않았다는 ㅋㅋㅋㅋ... 리얼 아메리칸 입맛을 가진 친구에요.
같은 학교에서 온 한국 친구는 간장 떡볶이를 한다고 하고 요리를 하고 있었어요
다이닝 홀에서 공수해온 야채, 햄, 치즈를 넣고 떡볶이를 하니
비주얼은 전혀 간장떡볶이인지 못알아보겠고 퓨전떡볶이 처럼 보였다는 ㅋㅋ
(사실 맛도 완전 퓨전이었어요 ㅋㅋ 간장이라기 보다 정말 새로운 맛)
여기에서 처음 들어본 메뉴 이름인 일본음식 오꼬노미야끼와 우리 입맛에도 익숙한 미소된장국을 만들고 있는 일본인 친구들의 요리 모습.
만드는 과정은 우리나라의 부침개랑 비슷한거 같더라구요. 조금 두꺼운 부침개?
비주얼은 녹두전같았다는 ㅋㅋㅋ
오꼬노미야끼도 원래 양배추와 함께 돼지고기를 함께 넣는데 돼지고기가 없는 관계로 햄을 구해서 넣었어요.
한국 친구가 만든 간장떡볶이처럼, 제가 만든 고추장볶음밥처럼 조금은 뭔가 다들 부족한 재료로 요리를 했다는 ㅋㅋㅋ
미소수프는 여기 동네 마트에서 구해온 (순)두부, 인스턴트 미소 된장(우리나라의 3분카레같은것)을 가지고 만들었답니다 ㅋㅋ
다들 모인 요리들의 모습
일본인 친구들이 만든 미소된장국과 오꼬노미야끼, 다른 한국인 친구가 한국 요리 할 재료가 없다며 만든 크림파스타, 다이닝 홀에서 가져온 감자튀김과 치즈스틱, 제가 만든 고추장 볶음밥, 또다른 한국인 친구가 만든 (본인이 말하기를) 간장떡볶이!
정말 너무 맛이있었어요.
다들 기름지고 달고 짠 아메리칸 음식에 지쳐있던 상태에서 오랜만에 맛본 아시안 푸드들이라 그런지 정말 행복해했습니다. 각자 본국에서 먹었던 오리지날 향토음식의 맛과는 조금씩 다른 요리였지만 그 나름대로 맛이있었어요 ㅋㅋ (저도 한국에서 고추장 볶음밥이라는걸 해먹어 본적이 없어요)
다들 수업시간표도 다르고 저는 밀플랜을 신청하지 않아서 같이 밥을 먹지도 못하니까 국제학생 오리엔테이션 이후 이렇게 다같이 얼굴 본적이 없었는데 반가웠고 또 맛있는 음식들과 함께해서 더욱 즐거웠었던 것 같아요.
후식은 대만인 친구가 아마존에서 구입한 버블로 자신이 직접 조리한 버블티!
뜨거워서 냉동실에 직행시켜놓고 우리는 밥을 먹고, 밥을 먹은 후에 디저트로 먹었어요.
교환 전에 여행하며 미국에서 사먹었던 버블티보다 100배는 더 맛있었습니다!! 역시 버블티는 대만이 bb ㅋㅋㅋㅋ
인증 셀카도 아시안인 만큼 셀카봉으로 ! ㅋㅋㅋㅋ
혼자 밥 해먹으면 가끔 거를때도 있고 부실하게 먹는경우가 더러 있는데 이렇게 함께 요리하며 같이 밥을 먹으면 음식과 영양가도 배가되고 즐거움도 배가되어 일주일에 2~3번은 외국인 친구를 초대해서 한국음식을 대접하거나 같이 요리해먹으며 시간을 보내곤해요.
친구와의 사이도 가까워지고 좋은 추억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인거 같아요 :)
교환 준비하는 분들은 요리실력 쌓아가지고 오면 친구사귀는데 조금 더 수월하실수도!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