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dar point fun raising trip 마지막 이야기 입니다 ! :)
그리고 3시가 되어서야 맞은 점심시간에 찍은 우리 놀이기구 줄.
(원래 핸드폰 반납하고 근무시간동안 사용이 금지되는데, 저는 핸드폰 방에 놓고왔다고 뻥치고 반납은 안했어요 ㅋㅋ 물론 쉬는 시간을 제외한 근무시간 내내는 핸드폰 사용하지 못했지만요)
이날 정말 사람 수가 미친게 일반 줄은 4시간 30분을 기다려야 놀이기구를 탈 수 있었고, fast lane도 1시간을 조금 넘게 기다려야 탈 수 있었어요.
일정시간마다 fast lane 인원 수를 보고해야하는데 3시간동안 체크한 fast pass 이용한 사람들의 수가 892명이었으니 정말 엄청난거죠.직원식당 건물인줄 알고 들어간 곳이 스누피 기념품샵이었어요.
평소같았으면 귀엽다고 막구경하고 그랬을텐데, 쉬는시간도 부족한데 길 잘못드니까 그냥 들렸다가 바로 나와버렸습니다.
그래도 잠시나마 실내의 온기를 느낄수 있어서 좋았어요 ㅋㅋ 뭔가 제가 말하면서도 비참.. ㅋㅋㅠㅠ
여기가 진짜 직원 식당의 모습이에요.
프레첼 하나에 5.6달러 하고, 생수 한통에 5달러 하는 놀이공원의 살인적인 물가와 다르게 여기 직원식당의 물가는 비교적 싸요.
피자 한조각 1달러(우리나라 피자 한조각 크기 생각하시면 안돼요. 여기 피자 한조각은 우리나라 피자 라지사이즈 한조각의 1.8배정도 되는듯), 프레첼 1.25달러, 치킨너겟 3조각 1.4달러, 샌드위치 2달러 등 싸답니다. 물론 택스포함 안한 가격이지만 택스 포함해도 모든 메뉴가 3달러를 넘지 않아요.
하지만 다 기름지고 니글니글한 아메리칸 푸드이기에 나중엔 물려서 끼니를 거르긴 했지만 그래도 매 쉬는시간마다 왔어요.물도 공짜고 무엇보다 실내니까 몸을 녹일 수 있으니까요 ㅋㅋ
근데 또 슬픈사실은 아까 말했다시피 밀레니엄 포스는 호수 근처에 위치하여 구석에 있어서 여기 식당까지 걸어오는데만 7~8분 걸려요. 즉 왕복 약 15분 걸려서 실제 쉬는시간은 15분, 30분이었지만 그래도... 그래도 왔습니다. 여기오면 뭔가 안식처..ㅋㅋㅋ
여기서 식당에서만 볼 수있는 재미있는 풍경은 좀비, 귀신복장을 한 친구들의 식사 모습이에요.
귀신의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공연하는 사람들도 모두 이 식당을 이용하고, 얘네도 바쁜시간 쪼개서 오는거라 분장, 복장 갈아입지 않은 채 와서 밥을 먹거든요. 분장도 그냥 엉성한게 아니라 진짜 실제같아서 정말 좀비, 귀신들이 밥을 먹고 있는 거같아 영화의 한장면을 보는 거 같답니다.
식당에 나오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도 하고 좀비들끼리 대화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는 건 참 재미있고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이게 밥먹는 시간이 랜덤이다보니까 3시에 점심을 먹었는데 6시에 저녁을 먹으라고 쉬라고 하더군요.. 배도 안고픈데 ㅋㅋㅋ ㅠㅠ
그래서 다음 저녁시간엔 그냥 식당에서 물마시며 몸을 녹였답니다.
다시 일터로 돌아가는 길에 놀이기구 풍경 찰칵.
이렇게 사람들은 평화롭게 놀이공원에서 즐기는데 왜 저는.....ㅋㅋㅋ ㅠㅠ
근데 진짜 저 뿐만 아니라 다들 고생하면서 일해서 뭐라 투덜댈 수가 없더라구요.
저희같은 fun raising job 말고 일반 직원들도 같은 쉬는시간 갖는데 그냥 가만히 서있는게 아니라 계속 안전벨트 확인하고, 멘트 던지고 짐나르고 하면서 더 힘든일 하니까요.
또 제가 일하는 곳 뿐만 아니라 인기 없는 곳에서 일하는 친구 얘기 말들어도 사람이 많나 없으나 추운데서 일하는건 마찬가지이구요.
동아리 친구중에 한명은 공룡파크에서 일했는데 토요일 하루 내내 손님이 9명 왔대요ㅋㅋ 얼마나 인기가 없었으면 8시에 조기 폐장했는데, 조기폐장하고 나서도 일이 끝나는게 아니라 12시까지 길거리 쓰레기 주우면서 야외청소 했고, 8시까지 공룡파크에 있을때도 손님이 없어도 밖에서 계속 서서 손님한테 인사하고 그런일 했다고 해서ㅠㅠ 정말 어딜가나 쉬운 일은 없는거 같더라구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정리까지 마쳐서 밤 12시 30분에 일을 마치고 이날 저는 장렬히 전사했습니다...
동아리 애들끼리 화재경보 땜에 밖에 대피했을 때 우리 이날 밤 일을 마치고 잠깐 미팅을 갖자고 했는데, 다들 피곤하니까 그냥 연락도 없이 만나지도 않고 다들 뻗었어요 ㅋㅋ
방이 춥든 뭐하든 피곤하니까 그냥 뻗고 자게 되더라구요. 그래도 어제의 추위를 알았기에 옷 있는거 다 입고 양말도 다껴신고, 이불 갖고온 친구랑 한침대에서 같이 자니까 그래도 잘만했어요. 물론 그다음 날에도 8시 30분까지 출근해야했긴 했지만요 ㅠㅠ
친구한테 근데 들어보니까 춥지만 않다면 일 할 가치가 있긴 하더라구요.
저희 8명이서 이렇게 이틀동안 일하면 1600달러를 벌 수 있다고 (약 170만원) 하니까..
근데 그게 제가 가져가는 돈도 아니고, 이 일해서 모은 돈이 나중에 봄방학 때 이 동아리에서 가는 뉴욕 모의유엔 회의 trip에 쓰이는 건데 전 거기 갈지 안갈지도 확실치 않으니까 그냥 별 감흥이 없더라구요. 봉사하는 느낌...ㅋㅋ
다시 찾은 밀레니엄 포스.
아직 개장하지 않았는데도 아침부터 사람들이 기다리더라구요. 왜이리 인기 많은지 ㅡ.ㅡ
저도 타고싶냐고 물어보는데 전혀 타고싶지 않았어요. 이제 너무 춥고 저 장면만 계속 보니까 당분간 놀이기구 타고싶다는 생각이 안들더라구요. 재미있어보이기보다 추워보이는거...ㅋㅋㅋ
다행히도 어제보다 날씨가 그나마 맑았고 약간 덜 추웠어요. 일도 어제 해보니까 조금 적응되기도 했구요.
근데 너무 피곤하고 잠을 적게 자니까 졸리더라구요. (가끔 졸기도 했어요 사실 ㅋㅋ)
또 기분 좋았던 건 이번엔 제가 점심쉬는시간 거의 앞순번이어서 12시에 쉬는시간을 가졌는데 그게 얼마나 기분 좋던지 !!! 사람은 참 단순한거 같아요 이런거 보면 ㅋㅋ 정말 쉽게 기뻐하고 쉽게 우울해하고..
즐겁게 놀이기구 타고 웃으며 거리를 거니는 사람들을 정말 구경하듯이 본거 같아요. 다른세계의 사람들..
놀이공원을 다들 놀러오니까 다 행복해 보이는데 저는 진짜 피곤하고 빨리 어서 벗어나고싶고 이러니까 뭔가 보이지 않는 벽이 있는 느낌?
전 이렇게 일하는데 그들은 즐거워 하는 모습이 이질적이게 느껴지더라구요 ㅋㅋ
6시에 저녁 쉬는시간을 가졌는데 마침 해가 지는데 참 멋있었어요. 사진보다 더.
해는 져가고 있었지만 저의 근무시간은 이제 2시간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저의 희망이 떠올랐습니다 ㅋㅋ
일해보니까 왜 일하는 사람들이 퇴근시간만을 기다리며 칼퇴근 하고싶어하는지 알겠더라구요.
계속 핸드폰으로 몰래 시간보면서 8시 되기만을 기다리고 딱 8시 되자마자 컨트롤 오피스에 전화해서 물어봐서 가도 되냐고 물어봤는데, 폐장정리도 함께 도와야 한다고... ㅜ.ㅜ
결국 8시 30분에 끝냈습니다.
그래도 끝났다는 사실에 정말 너무 너무 기뻤어요.
일이 끝난 후에는 놀이공원의 사무 행정실 park operations에 가서 유니폼, 방키를 반납하고 근무시간 보고를 하러가는데 그 장소도 밀레니엄포스에서 가깝지 않은 거리거든요. (직원식당보다 더 멀어요)
역시 여기에도 회전목마는 있었더라구요. 다른 놀이기구들과 다르게 줄도 없고 사람들도 별로 안타는 건 다른 놀이공원들과 차이점이긴 하지만.
마침내 사무실에 들려서 모든 일을 마친 후 주차장으로 동아리 애들과 돌아가는 길에 찍은 놀이공원 모습.
이제 다들 폐장분위기라 한산하고 다들 집 가는 분위기였는데 제가 이 놀이공원에 있으면서 본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이었어요.
학교에 있을 때는 한국 그립고, 집가고싶다라는 생각을 종종했는데 여기 있으면서 아 이제 학교의 내 기숙사가 집처럼 느껴지는구나라는걸 깨달았습니다. 얼마나 제 방을 가고싶었는지 ㅋㅋㅋ ㅠㅠ
차에서 저는 뻗어 자고 집에 무사히 도착했답니다.
노동착취라고 느끼긴 했지만 느낀게 많았던 여행이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알바를 전단지 하루 알바, 과외, 학원알바밖에 안해봐서 알바 경험이 없어서 그런걸 수도 있지만, 앞으로 할 알바들 중에서도 감히 이게 가장 힘든 알바였다고 말할 수 있을거같아요.
정말 일하면서 놀이공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존경을 느끼고, 그냥 따뜻하게 밥 잘먹고 다니는 일상의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거고 감사한지를 몸소 깨달았던 경험이었어요. 세상에 쉬운일은 정말 없구나.. 라는것도 느끼구요.
그리고 앞으로 놀이공원에서 알바는 하지 않을것 같고, 오하이오에 있는동안 cedar point는 다신 안갈거 같아요.ㅋㅋㅋ
담엔 좀 더 즐거운 이야기로 찾아뵐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