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만땅소녀는 채식주의자입니다.
못 먹는 것도 많고 가리는 음식도 많습니다.
더군다나 먹는 것에 크게 흥미가 없는지라, 단 커피와 베이커리 일부만 제외하고
이따금씩 요청해 오는 먹방 포스팅은 참으로 난감하덥니다.
그렇다고 싫다거나 기분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한 번은 일행들이 고기를 먹는데 제가 못 먹고 있으니 괜찮냐고 묻덥니다.
저는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제 앞에서 먹어도 또 얘기를 꺼내도 전혀 개의치 않으며 오히려 맞장구 쳐줍니다.
조금 다른 얘기인데 제가 채식을 시작한 것은 건강때문이었습니다.
헌데 하다보니 동물의 학대가 보이고,
그것도 한 번의 몸부림 없이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를 보고 난 이후 마음이 확고해졌습니다.
저만큼은 생명의 존엄성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그 대상이 동물이라 할지라도!
애완견을 키우며 보신탕을 먹는 사람들,
물론 그것과는 다른 관점일 수 있으나 적어도 저는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시작한지 언 4년, 올해가 5년째입니다.
누구에도 강요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그저 저의 생각을 전하며 마음이 동(同)하다면 교류할 뿐입니다.
일행들의 도움을 받아 제가 거쳐간 음식점을 소개해올립니다.
허나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임을 다시 한 번 언급해드립니다.
비단 음식점뿐 아니라 제가 올린 숙박이나 여행지에 대한 느낌,
에피소드 모두 주관성이 띠고 있음을 잊지 말아주세요!
제가 아무리 최대한 배제한다 해도 상황과 시기에 따라 달라집니다.
우리는 완전한 신이 아닌 불완전한 인간이니까요!
델리
1. 인도 방랑기
open 9:30~22:00
주소 442-45, Chandi wali lane, main bazaar, Pahargani, New delhi
다음 카페 '인도방랑기'의 운영진인 바람소리님이 운영하는 식당으로 재료나 물건을 한국에서 조달 받습니다.
짐 보관이 가능하며 한국에서 조달 받은 물건을 전달 받는 조건으로 공항 픽업 서비스도 진행된다고 합니다.
2. 쉼터
open 9:00~22;00
주소 Navrang hotel 옥상, 644-C, Mahalla bowali, Tooti chowk
식사를 하러 온다기보다 여행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많이 들립니다.
음식에 대한 평은 호불호로 갈리며 가격은 로컬보다 조금 비쌉니다.
두 곳 모두 핸드폰 유심칩을 개통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헌데 사용 여부에 대해서는 100% 랜덤, 개통이 빠를 수도 늦을 수도, 잘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는!
일행 중에 사기 당한 사람도 있고 한 번의 문제 없이 잘 사용한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어디가 좋다 낫다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참고로 한인이 운영하는 곳이라고 해서 100% 신뢰하진 마세요!
해외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사람, 그것도 한국사람입니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나 간혹 이런 이유로 사기 치는 나쁜 사람이 있는 지라 말씀드립니다.
사람 마음이라는게 낯선 곳에 있으면 나약해지고 동일 국가라는 이유로 괜한 동질감이 형성됩니다.
참고하세요!
빠하르간즈 메인을 중심으로 가이드에 소개된 크고 작은 카페들이 많이 있습니다.
허나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카페라고 생각하시면 아니되옵니다.
깨끗하고 시원한 것은 기본, 메뉴에 sold out이라는 글자가 적히지 않았다면 제조 가능, 의자와 테이블이 있는!
인도의 카페, 특히나 여행자 거리나 시장에 있는 로컬 카페는 한인이 운영하지 않는 이상 대부분이 분식집 같습니다.
문도 없고 뜨거운 열기는 술술- 의자가 없어 옆 테이블에서 빌려오고,
음식 주문도 랜덤이라 되는 것보다 안 되는 것이 훨씬 많습니다.
3. 페스타카페
현지인이 추천한 카페로 인도카페보단 한국카페에 가깝고 빠하르간즈 기준으로 음식맛이 훌륭합니다.
특히 짜이와 커피가 맛납니다.
임페리얼시네마에서 직전 10m, 좌측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 paratha-재료에 따라 다르며 기본적으로 커리를 넣어 구운 빈대떡입니다.
3. 사라바나 바반
주소 P-15, Connaught circus
인도의 음식은 크게 남인도와 북인도 스타일로 나뉘며
북인도 음식은 기름지고 향신료가 범벅인데 반해 남인도 음식은 담백하고 깔끔합니다.
이곳은 타밀나두 전통 음식점으로 본점은 첸나이에 있습니다.
초기에 허름한 집으로 시작해 지금은 여러 나라에 분점을 두고 있을 만큼 요식업의 재벌이 되었습니다.
100% 채식식당입니다.
4. 캐벤터즈
open 9:00~23:00
주소 17 A-block, Connaught place
이 집에 메인 메뉴는 인도식 버거와 케밥, 우유와 쉐이크입니다.
500ml 정도의 커다란 유리병에 담아주는 밀크 쉐이크,
무엇이 들어가는지에 따라 맛이 다르며 그 종류도 다양합니다.
참고로 유리병은 두고 가셔야 합니다.
테이블과 의자가 몇 개 있기는 하나 노점이나 다름 없고 다들 서서 먹거나 주변 담에 걸쳐 앉아 먹습니다.
가게 찾는 것은 결코 어렵지 않은게 끼니 때가 되면 모여드는 엄청난 손님들 때문에 기다란 줄은 기본이요,
음식을 살 수 있으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우유만 사먹어보았는데 고소하니 한국의 맛과 다르며 기분 탓인지 훨씬 더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비단 이곳이 아니더라도 인도 우유는 달작지근하면서 고소합니다. 그렇다고 설탕이 첨가된 것도 아니며
한국에서 진공팩에 든 우유를 마시면 멸균 냄새가 나는데
인도의 것은 전혀 나지 않으며 일반 우유 마시는 것과 동일합니다.
참고하세요!
인도에서 과일쥬스 시킬 때 생을 확인하세요!
과일 앞에 생이 붙었는지 아닌지에 따라 신선한 과일을 갈아줄 수도 있고 뜨끈한 캔음료를 줄 수도 있습니다.
인도는 얼음이 귀하다보니 차가운 음료를 시켜도 차갑지 않습니다.
핫처럼 아주 뜨거운 것은 아니지만 뜨끈 미지근한,
편의점에서 방금 꺼낸 냉장고 음료가 아닌 이상, 가끔은 냉장고에서 꺼낸 것조차 시원하지 않을 때가 있답니다.
5. 더카페
All iz well 호텔 1층에 위치
주소 4781, Main bazar, pahar ganj, new delhi
한인이 운영하는 곳으로 한식 일식이 주메뉴, 가격은 비싸지만 맛도 좋고 깔끔합니다.
특히 아이스 음료를 시키면 큼지막한 유리잔에 엄지손가락만 한 얼음을 무려 3~5개나 넣어준다는 굉장한 사실,
그 감동이란 이루 말할 수 없으며 커피 맛도 무척 좋습니다.
A/C는 빵빵, 와이파이는 랜덤!
도심에서는 왠만하면 와이파이가 잘 터지는데
간혹 되지 않는 곳이 있으며 자리와 위치에 따라 다르며 핸드폰 기종마다 다릅니다.
핸드폰 기종에 따라 다르다는 사실은 인도와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최신 기종이 갑입니다.
푸쉬카르
1. Narayan restourant
Sadar bazaar Rd. 초입부분
4대째 운영하고 있는 곳으로 서양식이 주력 메뉴이며 과일과 관련된 메뉴가 가장 맛이 좋습니다.
특히 fruit salad museli curd coconut honey 와 라시!
말 그대로 다양한 과일과 뮤즐리, 커드와 꿀을 넣어 주는 인도식 샐러드입니다.
커드는 인도식 요구르트로 sweet과 plain이 있습니다(커드에 대해서는 다음 번에).
참고하세요!
인도에서는 메뉴판에 적힌 이름 그대로 재료가 들어갑니다.
이를 테면 Arlo paratha, 알루는 감자인데 감자가 들어간 인도식 빈대떡, 이런 식입니다.
야채 샐러드는 많이 보았으나 과일 샐러드는 인도에서 처음 봅니다.
다양한 과일을 섞어주는데 많게는 다섯 가지, 적게는 2~3가지,
그 위에 뮤즐리나 콘프레이크를 뿌려주면 가격 업, 커드나 우유를 부으면 가격 업,
대게 우유는 가격에 포함되는데 커드로 바꾸면 가격 업, 커드도 바나나커드인지,
허니커드인지 종류에 따라 금액이 달라집니다.
워낙 과일과 요거트를 좋아하는지라 지역을 옮길 때마다 먹으며 맛을 비교했다는!
참고로 가장 으뜸은 바라나시, 다음이 이곳 푸쉬카르입니다.
이곳 주인인 할아버지가 무척 좋으십니다.
대화라곤 메뉴 주문뿐인데 인자한 미소와 상냥한 말투가 사람을 참 편안하게 해주시덥니다.
그저 만들어주시는 음식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것 같아 머무는 동안 하루도 빠짐 없이 방문했습니다.
한번은 과일장수와 딜(Deal) 하시는 것을 보았는데 과일 상태가 좋지 못했는지 바로 퇴짜를 놓덥니다.
가게 앞에 과일이 진열되어 있는데 다른 가게와 비교하면 정말 신선합니다.
그렇게 나름 고수해온 방침이 있기에 4대째 운영이 가능했겠지요,
나라를 막론하고 음식장사의 비결은 정직인 것 같습니다.
2. 강가레스토랑
Sadar bazzar Rd 중간
길거리 노점에서 시작해 가장 인기 있는 식당으로 각광 받는 곳,
말이 식당이지 테이블은 없고 포장마차 의자가 놓여 있습니다.
큰 글씨의 대형 한국어 메뉴판이 있어 영어를 못해도 주문이 가능,
소주잔만 한 컵에 무료 짜이 제공, 부족하면 무한리필이 가능합니다.
주문 즉시 만들어주고 당일 재료가 떨어지면 판매 종료, 재료가 신선하니 맛도 좋습니다.
팔레펠는 이스라엘 요리로 병아리콩을 으깨어 만든 콩고기입니다.
푸쉬카르는 종교적인 이유로 대부분의 음식이 채식입니다.
▶ 한국의 샤이니를 닮았다는 젊은 직원!
짙은 눈동자와 눈썹, 주먹만 한 얼굴크기, 훤칠한 키, 잘 생기기는 했으나 샤이니는 닮지 않았습니다.
참고하세요!
인도에서 음식점에 가면 주문부터 하세요!
무슨 소리고 하니, 아무리 간단하게 보이는 음식도 식탁에 올려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시골이고 로컬일수록 더욱 그러합니다.
한 번은 너무 궁금하여 시간도 재보고 주방을 어슬렁, 기웃거려봤습니다. 과정이 이러합니다.
주문함과 동시에 시장가서 재료 구입, 절대 뛰지 않고 서두르지 않음,
구입해온 재료 씻고 다듬고 썰고, 고기가 들어가면 핏물 빼고 삶고 굽고,
하나 준비하고 하나 만들고, 절대 한꺼번에 요리하지 않음,
요리도 여러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며 주방장은 오직 한 명, 많으면 두 명까지 수용!
정성이라고 해야할까요?
우리에게는 낯선 풍경이지만 이들에게는 일상입니다.
뜨거운 열기 앞에 땀을 뻘뻘 흘려가며 요리에 집중합니다.
청결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지만 정석을 지킵니다.
하물며 라면 하나 끓일 때도 봉지 뒤에 적힌 양과 순서를 착실히 따르는 듯합니다.
음식하면 바라나시를 가장 으뜸으로 꼽는데 그 이유라면 삶과 죽음의 경계 아래 생명의 소중함을 알아서 그럴까요,
먹는 것도 중하고 먹는 사람도 중요하니 노력과 정성을 기우리지 않을 수 없는게지요!
비단 먹는 것뿐 아니라 무슨 일을 하든 정성이 필요합니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에 배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 중용 23장
지나치게 과장된 표현일 수 있지만 정성이라는 단어를 가장 잘 표현한 문구 같아 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