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14-04-19 01:03:49, '' 님이 쓰신 글입니다. ↓
집에 돈이 없으면 유학하지 말라는 주제로 요며칠간 말이 많고, 의외로 '열심히 하면 힘들어도 돈문제는 해결 할수 있지'라는 상당히 이상적이고 도덕적인(?) 생각을 하시는분이 많은것 같습니다.
아마 이곳에 이미 유학을 하고 계시는분들도 많이 올거고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아니면 곧 떠나기 위해 준비를 하는 분들도 있을것 입니다. 저는 제 경험을 바탕으로 보고 느낀것을 적어보려합니다. 정말 자신이 꿈이 꼭 유학을 통해 이루어 질수 있다면 가는것이 맞겠지만, 제발 한번쯤은 현실을 생각해 보시고 결정을 하길 바랍니다. '돈 없으면서 미국 유학이야?'이런 공격적인 뜻이 아니라, 조금 안타까운 마음에 보고느낀 현실을 써보려는것 입니다.
특히 집안 형편이 본인의 유학자금을 해결해 주기에는 벅찬데 유학을 떠날 준비를 하는 어린 학생들이 많이 봐줬으면 합니다.
간단히 제 소개를 해보면 미국에서 거의 돈 걱정 없이.. 학부유학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있습니다. 음.. 미국에서는 조금도 살고 싶은 마음이 없어 졸업과 동시에 돌아왔습니다. 아, 실패한(?)유학생은 아니니 오해는 하지 말아주세요. 나름 명문이라 불리는 학교를 나왔고 한국에 있었으면 얻지 못했을것 같은 많은 것을 얻어 유학을 참 잘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중에 한명입니다. 부모님도 만족하시구요. 그냥 다만 한국에서의 삶이 더 좋습니다.
하지만 저는 정말 본인의 유학자금 때문에 집안이 휘청거릴 정도라면 유학은 반드시 말리고 싶습니다. 특히 학부까지 미국서 나오려 한다면 정말 말리고 싶습니다. 펀딩받아 오는 박사 유학이나, 어릴때(초중고)몇년 정도 유학생활은 또 금전적으로 괜찮을지도 모릅니다. 유학은 여유있는 집에서 한국의 치열함 보다는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라는 취지에서 보내야 하는것이 맞습니다. 정말 안타깝지만 이것이 현실입니다. 수없이 보았던 유학생 친구들 이야기, 아직 유학을 떠나지 않으신 분들은 어쩌면 조금은 이해하기 힘들수도 있는 내용이고, 하고 계신분들이라면 공감 할만한 내용들을 적어보려 합니다.
일단 내가 유학을 가겠노라고 부모님께 말씀을 드리면 대부분 집안에 엄청난 부담이지만 부모님께서는 자식이 공부하겠다는데 빚을 내서라도 유학자금을 주신다고 하십니다. 대부분 부모님들이 그렇습니다. 안그러면 자식에게 너무 미안한 일이라고 생각을 많이들 하시는것 같습니다. 공부하겠다는데 어떻게든 보내주려고 하시죠.. 자신의 노후는 포기하시구요. 이렇게 일차적으로 허락을 받고 시작이 됩니다.
그리고 유학을 계획 하는 사람들에게 왜 유학을 가려고 하냐고 물어보면, 가장 많이 느낄수 있는 부분이 조금씩은 다르지만 대부분 미국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 책, 잡지, 친구들이야기 등에서 대부분 비롯된거죠. 그리고 우리나라에 뿌리깊게 남아 있는 사대주의도 한몫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또 유학을 이미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10명중에 9명은 내가 생각했던 미국과는 굉장히 다르다라고 말합니다. 저도 그랬구요. 다름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더 좋은 사람이 10명중에 6명 한국을 선호하는 사람이 4명정도 되는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꿈궈오던 미국에서의 자유로운 삶이나 뉴요커 같은 삶 그리고 도전적인 삶은 없습니다. 현실은 스벅에서 커피하나 사기도 힘든 일개 동양인 일뿐 입니다.
이렇게 내가 꿈꿔오던것과는 다르다는 시점에서 일차 방황이 대부분 시작됩니다. 멋지고 한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부러움을 사는 생활을 꿈꿨는데 그게 아닌거죠. 후드나 티셔츠 쪼가리와 아무 청바지/반바지 패션 그리고 여학생들은 쌩얼이 당연시 되게 됩니다. 그리고 초창기에는 누가 영어로 말걸어오면 무섭고 두렵습니다. 자연스럽게 미국전역 어디에나 있는 한국인 친구들을 사귀게 됩니다. 그렇게 모여서 '우리 영어공부하자 라던가 대입 또는 편입에 대해 논해보자'이러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대부분 서로서로에게 나쁜영향만 끼치죠. 처음에는 부모님이 힘들게 미국까지 보내주셨는데 이럼 안되 같은 가책도 느끼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전부 그렇다보니 어느순간에 무감각해지고 그들처럼 됩니다. 그러면서 대학갈 나이가 되면 또 고집과 꿈이라는 핑계로 무리하게 비싼 학교를 많이들 가거나 아니면 cc로 가죠. 당연히 좋은 학교는 못가구요, 상대적으로 싼 학교를 가도 미국은 학비가 엄청납니다. 그리고 인터들은 원래 장학금을 받기 힘드니 사실상 꿈꾸기죠 쉽지 않죠. 아니면 바로 한국서 와서 cc로 가는 친구들도 많구요. 이게 또 신기한게 고딩때는 그렇게 돈이 많은 집의 유학생과 아닌 사람들의 격차가 크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어렴풋이 느낄뿐이죠. 하지만 대학을 진학하게 되면 학비부터 시작해서 본격적으로 돈이 들기 시작합니다. 매학기 마다 학비 보내주시는 부모님의 한숨도 커지고, 전화 할때마다 돈돈 말씀하시는 부모님을 보면 짜증도 나고 슬슬 걱정도 되고.. 나의 꿈이 뭐였나 이런생각도 듭니다. 주변의 돈 많은 집의 애들보면 부럽기도 하고 점점 멀어 지는게 느껴집니다.
이러다보면 이제 나도 미국에 조금 있었으니 일을 해야 겠다고 마음먹습니다. 하지만 유학생 신분으로 일을 해봐야 학교내 일이나 한인타운에서 일하는게 전부죠. 학교서 일 하는건 정말 푼돈 밖에 안됩니다. 간식 사먹을 돈? 정도 나옵니다. 그런데 한인타운 가서 이제 술집/식당에서 웨이터 웨이스레스로 캐쉬잡을 합니다. 캐쉬잡이라는건 유학생들은 합법적으로 돈을 벌수가 없어 가게 주인들이 check으로 돈을 못주고 현금으로 돈을 줍니다. 불법이죠 사실. 이건 cc생들이 정말 많이 하게 됩니다. 처음 cc가보면 의외로 공부도 쉬운거같고 수업 안가고 별로 상관도 없는거 같고.. 돈은 필요하고. 그렇게 캐쉬잡을 하게되면 처음에는 일주일에 두세번 하다 나중에는 거의 full-time worker처럼 일합니다. 왜냐면 돈이 많이 벌려기 때문이죠. 방에 막 현금이 쌓입니다. 이돈을 차라리 차곡차곡 모아 학비에라도 보태면 좋을텐데 캐쉬가 눈앞에 쌓이다 또 어린나이고 하다보니 거의 대부분 씁니다. 설령 모든다 해도 학비만큼은 모을수 없고, 모은다 해도 그럼 도대체 공부는 언제하나요? 악순환의 반복입니다. 심심한 미국서 연애하거나 카지노 (정말 많이하죠)로 돈을 모두 탕진하죠. '또 벌면 되는데 뭐..'이런 생각으로 삽니다.
이렇게 지내다보면 한인타운과 이민사회에서 볼꼴 못볼꼴 정말 많이 봅니다. 꼭 말씀드리고 싶은것이 미국은 한국보다 훨~씬 선진국이지만 한인사회의 의식수준이나 환경은 한국에서의 한국사람들의 수준보다 최소10년에서 많게는 20년정도 뒤쳐집니다. 정말.. 미국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한국사람도 아닌.. 특이한 사람들이 잔뜩있습니다. 이러다 부모님의 돈타령도 듣기 싫고 한국에 돌아가봐야 이미 별볼일 없고 캐쉬벌이에 맞들려서 미국서 정착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죠. 거기다 미국에는 자신같은 사람들이 워낙 많아 자기는 이곳 사람들과 맞다라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남 눈치도 안봐도 되고 남들과 비교도 안당하고 부모님의 돈타령/눈치로부터 자유로울수도 있구요. 학교도 당연히 가는둥 마는둥 하구요 (그만두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하지만 정착을 하려면 아무것도 없는 사람으로써 현실적으로 시민권자와의 결혼 또는 한인 마트나 작은 가게에서 영주권 스폰받고 거의 노예계약으로 입에 풀칠만 딱 가능한 돈 몇년동안 받으면서 일하는 것 밖에 없게됩니다. 그래서 미국에서 독수리가 벼슬이라느니 위장결혼이라느니 그런 이야기들이 많이 생기죠. 간혹 정말 어떻게 연애를 했나 싶은 사람들이 시민권자를 꼬셔서 결혼하는 경우도 가끔 있으나, 대부분은 신분유지를 위한 어학원 다니면서 캐쉬벌이 하거나 아니면 그냥 불체자로 살아가게 됩니다.
자.. 저런 사람들도 분명 유학 올때는 꿈이 있었고 잘할수 있다는 엄청난 자신감이 있었겠죠. 분명 웨이터/웨이스리스 하려고 미국에 온거는 아닐것 입니다. 하지만 어린나이에 잔소리 해주는 사람없이 스스로 컨트롤 해낸다는것이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것 만큼 쉽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가 한둘이 아니고 엄청 많습니다..
그럼 이번에는 위의 캐이스들 보다는 좀더 자기 컨트롤이 되는 사람들을 봅시다.
이렇게 힘들게 유학와서 정말 아끼고 또 아끼고 살아가는거죠. 전 정말 놀란게 가끔 인터넷 같은데서 힘들게 유학생활한 글같은거 보면.. '돈이 없어서 하루에 한끼만 먹는데 삼겹살 한줄만 먹으면서 버텻다' '외식같은것은 생각해본적도 없다' '돈이 너무 없어서 친구 같은것 없다' 등등 인간다운 삶을 포기한채 살아가는 눈물 없이 읽을수 없는 글을이 참 많습니다.
제가 궁금한것은 왜 이렇게 까지 해서 유학와서 힘들게 사시나요? 저렇게 힘들게 살면 칭찬해주나요? 솔직히... 무슨 그렇게 대단한 꿈이 있다고 그러시는지요. 결국 저렇게 힘들게 대학졸업해도 남는것은 그냥 gpa와 졸업장 뿐이죠. 뭔가 엄청난 보상이 오는게 아닙니다. 졸업하고 다시 시작이죠. 취업을 하던 대학원을 가든지요.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정상적이고 평범하게 사는것이 좋지 않나요? 저런 노력과 끈기가 있다면 한국에서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면서도 충분히 성공 할수 있다고 봅니다.
만약 이렇게 힘들게 힘들게 먹을거 실컷 못먹고 입고싶은거 맘껏 못입으면서 학교를 졸업했습니다. 학점도 좋아요. 하지만 현제 미국경기를 보면 신분이 해결되지 않으면 취직은 정말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저희 학교 유학신분 동기들도 대부분 리턴합니다. (공대생은 제외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제가 나온 학교는 학벌도 안꿀리구요, 학점은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좋은 경우에도 그렇습니다. 이렇게 힘들게 살았던 친구들도 결국 또 시민권자 결혼상대에 목을 매야합니다.
결혼이 아니라면 또 펀딩받고 대학원 진학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잘풀린 케이스죠. 하지만 대학원 생활 하는 사람들이 많이 하는말이 공부에 한계를 느낄때도 많고 또 공부만 하는것이 아니라 교수와의 관계나 줄서기, 엄연히 존재하는 인종차별등등 너무 많은 문제가 또 있습니다.
아니면 포기하고 한국으로 리턴합니다. 하지만 이제 한국에서는 미쳐 생각 못했던 학벌이라는 큰 벽이 있습니다. 많이들 아시겠지만, 이미 한국에서 미국에서 학교 나왔다 라는것만으로 대우 받던 시절은 정말정말 옛날이죠. 이제는 한국에서도 구글에 5분만 투자하면 미국대학랭킹이 쫙~ 나옵니다. 한국은 엄연한 학벌 사회입니다. 미국대학 졸업자들도 이제는 소위 명문이라는 곳을 나와야 취업시장에 비벼볼만 합니다. 설령 취직을 했다고 해도, 쥐꼬리만한 월급으로는 고생하신 부모님의 노후는 고사하고 유학자금 회수도 힘듭니다. 이제 결혼도 해야하고 부양해야할 부모님도 계시고... 정말 답이 없는 상황이 나옵니다. 한국에 집값은 또 얼마나 비싼가요.
이러한 힘든 케이스에 반해 유학자금 정도는 집에서 충분히 내줄수 있는 친구들은 정말 상황이 다릅니다. 일단 돈걱정이 별로 없다보니.. 물론 흥청망청 쓰면서 부모손에서 벗어나 컨트롤 안되는 경우도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보통 이런집의 경우 부모님이 미국에 자주 방문하시고 또 매 여름마다 한국에 나가기 때문에 적어도 공부에 있어서는 어느정도의 동기부여와 컨트롤이 가능합니다. 한국 나갈때마다 옷도사고 관리도받고 남자여자 할것 없이 대학가면 매년 때깔은 더 좋아지죠. 또 유복한 환경이 아이들이라 성격도 모난곳 없이 두루두루 인간관계도 좋습니다. 돈없다고 힘들어 하시는 부보님대신 언제나 내가 좀 힘들거나 일이 잘 안풀려도 버텨주실 부모님이 계시죠. 이런 친구들은 보통 어릴때 유학가면 집에서 신분을 돈으로 해결해 버려 정착이 가능하게하거나 아니면 굳이 미국에 있을 필요가 없어 한국으로 돌아옵니다. 주변에 비슷한 수준의 유학생들도 많고 이미 탄탄한 길을 닦아 놓으신 부모가 있어 한국와도 큰 걱정도 적응에도 큰 문제가 없습니다.
정말.. 불공평한 세상이지만, 이것이 현실입니다. 한국도 정말 많이 좋아졌습니다. 미국에서 홀로 잘되기란 그리 생각하는것 만큼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나이를 먹다보면 혼자만 생각할수 없는 순간이 많습니다.
그리고 요새 무슨 힘들게 살다 정말 자신의 분야에서 열심히해서 성공한 사람들의 성공스토리? 같은 책이나 스토리들이 많이 있고 쉽게 접합니다. 하지만 명심하셔야 할것이 그사람들은 정말 소수의 선택받은 자들이고 여러분은 확률적으로 평범한 인간일 확률이 높습니다. 저도 지극히 average의 인간입니다. '저런 사람도 할수 있는데 내가 왜못해?'라고 생각할수 있지만, 남은 할수 있어도 나는 쉽게 못하는것이 생각보다 많이 있습니다. 세상은 이래저래 불공평하죠..
긴 글이지만 한번 찬찬히 읽어보시고.. 한번쯤은 잘 생각해보세요. 내가 정말 하고싶은것이 있어 미국에서만 가능한 것인지.. 잘 생각해보시길 바래요!
어째뜬 어디서 무엇을 하던 최선을 다하는것은 잊지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