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는 21살인 남자가 있어요...
정말 남자답게 잘 생겼어요...하지만 말이 너무 없고, 웃는 모습을 본 적도 없고,
운동을 좋아해서 열심히 하는 남자예요...
근데 학원에서 한번도 웃지 않고, 죽을 힘을 다해 공부만 하더라고요...
어느 날 학원에서 에세이 발표같은 걸 하는데...그 남자의 생각을 읽어 볼 수 있었어요...
자기는 아직 어리다고 느끼는데..세상은 너무 빠르다..벌써 21살에 사회적 성공을 한 사람을 보면
내가 뒤쳐지는 거 같아 두렵다...20대는 아직 어린데..20대에 결혼하고 자식을 낳고
중반이 되면 직업을 갖고, 순수성을 잃어가고, 어른의 삶이 되는 게 두렵다..
이런식의 에세이였는데...정말 너무 가슴이 찌릿했어요...저도 21살 이거든요..
나이먹는게 두렵고, 20대안에 결혼이든 사회적 안정을 다 이뤄야 하고
그렇다고 이룬다는 게 즐겁지도 않는게...청춘인 지금이 제일 좋잖아요..결국 20대 후반에는
인생의 안정기를 맞이할 수 밖에 없는 슬픔을 잘 표현한 글을 보면서
그가 너무 좋아졌어요...생각이 참 깊구나..술 담배도 안하고...
정말 결혼을 한다면 저 남자와 결혼하고 싶다...정말 평생 헌신해주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다..
그는 결혼이라는 단어자체를 두렵고, 아직 낮설게 느끼겠지만..그래도 그에게 아내가 되어주고 싶어요..
다독이고, 밥차려주고, 그와 모든 일상을 같이 하고 싶어요..
그 남자의 아기를 낳고 싶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고..
보면 볼수록 진중한 매력이 있는 그런 사내와 결혼할 수 있다면...이 유학이 뭐가 필요할까요?
여기서 그를 그냥 보내주고 싶지 않아요...
연락처조차 모를만큼 그는 조용하고 무뚝뚝하지만
속마음은 누구보다 따뜻한 것을 봤어요...강아지를 보면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활짝 웃는 걸 우연히 정말 우연히 봤거든요..(아무도 없는 장소였어요..)
그 라면 자식을 낳아도 잘 키워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의 모든 걸 받아내고 싶어요...체액과 아기까지도...
정말 이렇게 가슴이 뛰며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누군가와 진정한 결합을 하고 싶은
궁극의 감정을 처음 느껴봐요..그에게는 제 감정이 낯설고 두려운 것이겠지만..
알려주고 싶어요...하나가 되는 순간의 희열과 감동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