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떠나 올 때만 해도 유학이라는 것은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할 수있는 행운이고 기회라고 생각했었는데
물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만 막상 경험해보면 겉보기만큼
유학이 멋있거나 화려하지는 않다는 사실이구요ㅠㅠ
저는 2년 째 프랑스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있는 박사생입니다!
연고가 없는 곳에서 홀로
공부하는 학생이라 외롭지 않다고 말을 하는 것은 거짓말이고
초반에는 혼자 하는 것을 나름 즐기려고 노력하며 외로움을 애써 피하려고
했지만,
어느새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외로움이 제 곁으로 성큼 다가와있네요ㅜㅜ
유학생활 초반~1년차 까지는 고향에 대한 향수가 너무 큰 게 가장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유학생활을 시작한지 1년 쯤 되었을 무렵, 정말 운이 좋게도 2주 정도의 휴가가 생겨 한국 보모님 집에 다녀왔습니다.
2주라는 시간 동안 가족들과 함께 보내고 보고 싶은 친구들과 꼭 일주일 전에 모였던 것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요,
무엇보다 제가 건강이 좋지 않아 유학생활이 고단하고 힘들 때 생각이 났던
엄마의 나물 10종 집밥은 시간이 지나도 그 자리를 지켜주었습니다.
몇 주간의 즐거웠던 순간들의 사진을 보고 있자니 공항에서 갑자기 눈물이 나기 시작했고,
프랑스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도 27년 인생 가장 많은 눈물을 쏟았던 것 같습니다.
현재 유학생활 2년 차인 저에게 이전과는 또 다른 차원의 외로움이 찾아왔는데요,
현재 저는 사람들과의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데 있어서는 큰 문제가 없지만
제가 느끼는 것을 프랑스어로 50%도 채 전달하지 못합니다.
사실 사람이 외롭지 않다는 감정을 느끼려면 다른 사람들과의 감정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활동이 필요하기 마련인데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나의 무능력이 드러나는 게 무서워 사람들과의 대화를 피하게 되네요.
쌓일대로 쌓인 외로움이 제가 나아갈 길 위에 쌓여 저는 느리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ㅠㅠ
표현력이 부족하니 언어 공부를 실천해야 하는 것은 너무 잘 알지만 박사 공부를 시작하면서
언어를 위한 시간을 따로 마련하는 데 의지와 체력에 한계가 있네요.
이러한 외로움과 고민이 시간이 지나면 또 무뎌지는 시기가 찾아오겠지만
무겁고 벗어나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는 것 같아 일상생활도 무너지는 것 같아요ㅠㅠ
관계 형성을 통해 의지할 곳을 찾아야한다는 것 너무나 잘 알지만 이런 두려움과 고민 때문에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도 쉽지 않네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오랜만에 들어온 고우해커스에 제 이야기를 제 이야기를 남겨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거나 조언이 있다면 언제든지 환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