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저는 2009년에 회사와 결혼을 했고,
핀란드에삽니다.
자리잡기전부터 소개팅했던 남자와결혼을
준비하려고 했던 (맘속으로) 여성입니다.
2살 연상의 남자분이었는데 가끔 만나기만 하고,
롱디인데다 제가 하는일이 안정적이지 않아서
썸타다 헤어졌다 썸타다 헤어졌다 다사다난했어요.
그래서 정식으로 교제를 하게 된다면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겠다.하고,
그 남자의 성격상알고싶다는것에 맞춰서 왠만한 정보는 서로 오픈한 후에만날 예정이었죠.
그렇게 남자쪽 마음이 깊어졌을때 결혼준비하며,
내 복잡한 서류들도 정리하고, 사주에서 어디서 살면 좋은지 기운도 보고
여러가지 마음을 정했는데
저한테 사고가 생기고, 집안 어른이 돌아가시는 등, 갑자기 우환이 닥쳐왔어요.
이때에 남자분한테 처음으로 속마음을 얘기했었고,
남자분도 안타까워 하며 신경써주긴했지만.
뭔가 공허한 마음은 채워지지않았었습니다.
썸타고 데이트하고 뭐 그러는동안 그남자분,
저한테 작은생일선물한번 챙겨준적 없었거든요.
그냥 조건보고 결혼하는거다.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는 와중, 사고의 뒷수습을 하는 과정에서
저한테 4살 연하 남성분이 다가왔어요.
처음에는 연하인줄 모르고, 한참 나이많은 어른인줄 알고편하게 대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한참 어린친구더라구요.
근데 이 남자는 왜이러지? 싶을정도로 저한테 너무 잘 해주고
처음 남자친구를 만났을때처럼 설레하며 비슷한 느낌의 호감표시도 하고
제가 처한 문제들도 척척 해결해주고
결혼준비하던 남자친구에게선 느낄수 없는
듬직함과 안정감,진중함을 보여주더라구요.
저는 처음엔저를 남자친구로부터 뺏거나 (임자있는 사람이 더 탑난다잖아요?)
결혼앞두고 결혼운 있을때만 치대는 가벼운 남자들...이런 부류인줄 알고,
조심하고 조심하고 그랬는데왠지 모르게
이 남성분이 잘해줄수록 기대고 싶어지더라구요.
남자친구랑 마음이 닿던 때에는 항상 돈에 쫓겼었는데이
남자는 돈에 쫓기는것 같은 느낌을 갖지 않게 해줬고 (제가 업무상 돈을 써도요)
하나를 주면 셋을 돌려주는, 감사함을 아는 남자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생이 휘몰아치듯 힘든시기였고
남자친구있는 여자로써도, 한가정의 좋은 딸로써도, 건강문제로도
죽기직전까지 힘들어서
남자친구에게 내가 어떤 남자가 다가온다.
나는 이사람으로 인해 느끼는 감정이 이러저러한데
오빠가 와서 이 남자의 고마움에 대한 표시라도
밥이라도 사주면 좋지 않겠냐 하며 남자친구에게 이메일했고
회사문제든 집안문제든 아무리 바빠도
너가 정말 인생의 동반자로 나를 생각한다면
겨울에 나 있는곳로 오라. 그랬는데
그는, 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해 겨울에파혼하자는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남자친구가 저희집안이 어떤집안인지도 유일하게 아는 또래 남자였고,
그거 이용해서 이런저런 공부도 많이 했고, 이득도 많이봤습니다.
제가 사랑해서 열어준 문은 아니었어요.
본인이 공부를 열심히했던 탓에남들이 보지 못하는걸 봤으니
실력이든 능력이든 뭔가 있었던거겠죠.
근데, 한창 연애하고 놀러다니고 결혼적령기 있을 나이에
붙잡아놓고 좋은 추억보단 나쁜기억이 더 많았던 이 남자랑
누가 자기 여친을 뺏겠다고 다가오는데
자존심만 내세우고 행동하지 않는 남자를
반려자로 삼기에는
저는 그렇게 똑똑하고 강한 여성이 아니라서요.
안되겠더라구요.
아직 그 연하남에게 고백은 못받았지만,
덕분에 내가 어떤 여자고, 어떤 사랑을 받고 자란 귀한집 딸내미인지
다시 나를 소중히 할수 있게해줘서
사귀고 안사귀고 떠나서 전 오히려 고맙덥니다.
파혼한 남자친구랑 대화하면서,
지적수준 떠나서 묘하게 기분 나쁠때 많았는데-
이 연하남은 늘 제 기분을 살피고 기분 좋게 해줬었어요.
연애를 할라면 이런사람하고 해야겠구나 싶었습니다.
결혼포기하고 결혼생각 없던 시절에
인간관계의 성실한 타입인,
내남자가 되면 리더가 되는 그런 여자인 내게-
선택권 없는 나에게 그나마 좋은 결혼을 만들어줄 수 있는 남자라고 소개받은
5년정도 인생 선배 느낌인 그 사람이지만(그렇다고뭐좋은선배도딱히아니었네요)
파혼한것에 대한 후회는 없습니다.
남자때문에 머리아프고 몸아프고, 맘고생하는거 너무 싫었고,
그걸 참는것에 대한 보상? 바라지도 않습니다.
현재에 행복하고, 내 삶의 시간에 기분좋고 행복한게 제일이니까요.
어디 팔려가야 하는 팔자도 아니고,
흠있어서 결혼생각 없던것도 아닌데참 잘 되었죠.
보통 나쁜남자랑 사귀면 세상의 중심은 그 여자, 나 라던데
저는 제가 나쁜여자 스타일도 아닌데 제가 꼬신것 마냥
파혼남이 세상의 중심이 되어가고있었어요........
돌고도는 인생의 폭력으로 부터
절 구해준 4살 연하남.좋은 친구가 되어줘서 고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