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 사기
차사마 | 2013.09.23 | 조회 604
'미국에 살면서 알아두면 좋은 사람'을 꼽으라고 하면 많은 이들이 대번에 "자동차 정비사"라고 답한다. 정비소에서 '찜찜한 경험'을 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엔진오일 교체나 수리를 위해 찾아간 정비소에서 "문제가 또 있는데 안전과 직결되니 빨리 고쳐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치자. 어지간한 이는 이에 응할 수 밖에 없고 '바가지를 쓰는 것이 아닌가'란 찜찜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업계 종사자들이 어렵게 털어놓은 바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우려엔 나름대로 근거가 있다. 일부 정비업소가 불필요한 수리로 바가지를 씌우고 있는 것. 이런 행위는 한인, 타인종 업소를 가리지 않는다. 일부 정비업소의 바가지 실태와 소비자들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업계 전문가들을 통해 알아봤다.

◆여성, 그 중에도 기러기 엄마가 타켓

바가지는 주로 여성 고객을 노린다. 차에 대한 지식이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모자라기 때문이다. 정비 기술자 A씨는 "자녀를 태우고 다니는 여성들은 '안전을 위해'란 말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기러기 엄마는 최고의 봉이다. 미국 생활 경험이 적은 데다 주위에 물어볼 만한 이도 드물다. 게다가 경제력이 있는 편이라 어지간한 액수의 수리비는 지불한다는 것. 또 다른 기술자 B씨는 "경험 많은 선수들은 차림새를 보고 몇 마디 대화를 나눠 보면 누가 기러기 엄마인지 금세 알아차린다"고 귀띔했다.

◆브레이크, 스트러트, 엔진 마운트가 3대 광맥

정비업소들은 엔진오일 교체 고객의 차량을 살펴본 뒤, 수리가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가르쳐준다. 차량 결함을 찾아내 사고를 막는데 반드시 필요한 절차다. 일부 업소는 엔진오일을 바꾸기 위해 찾아온 고객을 이런저런 검사로 현혹해 불필요한 수리를 하도록 만든다. LA카운티에서 정비소를 운영하는 B사장은 "요즘 해도해도 너무하는 정비업소가 상당수"라며 불필요한 수리를 권하기 위해 이용하는 차체의 '3대 광맥'은 브레이크, 쇼크 업소버가 포함된 스트러트, 엔진 마운틴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트랜스미션 오일, 심지어 차에 대해 잘 모르는 고객의 경우엔 냉각수도 돈벌이에 이용된다.

◆어떻게 속이나

브레이크의 경우, 교체 시기가 한참 남아있어도 바꿀 것을 권유하는 사례가 많다. 40대 여성 김모(어바인)씨는 지난 3월 타인종 업소에서 엔진오일을 갈던 중 "브레이크 패드가 3밀리미터 밖에 남지 않아 갈아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며칠 후 김씨가 찾아간 오렌지카운티의 한인 운영 C정비소 측은 "브레이크 패드가 아직 50% 정도 남았으니 더 타라"고 말했다.

6개월 뒤인 이달 14일, C업소에서 수리를 마친 김씨는 "직원이 아직도 두 달은 더 타도 된다고 했지만 그냥 교체했다"며 "처음에 갔던 업소 말을 듣고 교체했더라면 돈 낭비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업소 기술자 D씨는 인터뷰에서 "여성의 경우엔 쪼그리고 앉아 바퀴 틈 사이 브레이크 패드를 살펴볼 생각을 안한다. 봐도 어느 부분이 브레이크 패드인지도 모르기 때문에 속기 쉽다"고 설명했다.

어떤 업소에선 여성고객이 오면 차 앞부분을 체중을 실어 누르며 바퀴 위쪽 스프링을 잘 보고 소리를 들어보라고 한다. 그러면서 멀쩡한 쇼크 업소버(충격흡수장치)에 문제가 있다고 속인다. 어떤 경우엔 앞바퀴를 허공에 띄워 놓은 상태에서 핸들을 좌우로 돌려가며 앞바퀴와 연결된 스트러트(현가장치. 일반적으로 쇼크라 부름)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그러면서 "안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니 지금 빨리 고쳐야 한다"고 압박한다.

C업소 E사장은 "아무 문제가 없는데 쇼를 하는 경우도 많다"며 "쇼크는 문제가 있더라도 승차감이 나빠지는 거다. 당장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광맥은 엔진 마운틴이다. 엔진의 진동이 차체에 직접 전달되지 않도록 완화해 주는 부품이다. 엔진 마운틴에 문제가 생기면 운행 또는 신호대기 중 엔진 진동이 심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상당수 고객은 이 부품의 기능, 문제가 있을 때의 증상도 모르는 채 업소 측 말만 듣고 교체에 응한다.

◆얼마나 바가지를 씌우나

C업소 E사장의 도움을 받아 한인이 많이 타는 도요타 캠리(2007년형) 주요 부품 교체시 드는 비용을 살펴봤다. 엔진 마운틴 5개를 모두 교체하면 부품값 689달러에 공임을 합치면 약 989달러(업소마다 다름)가 든다. 스트러트는 개당 146달러. 통상 2개를 한꺼번에 갈기 때문에 총 약 500달러가 든다. 브레이크 패드 2개 한 세트(앞쪽) 가격은 약 73달러이다. 로터 2개를 깎는 비용과 공임을 합쳐 한 세트 교체에 약 190달러가 든다. 이 수치들은 C업소를 기준으로 한 것이므로 다른 업소와 차이가 날 수 있다. E사장은 "브레이크 패드도 정품이 아닌 대만산은 가격이 20~30달러 정도 싸다"며 "고객이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해 대만산 패드를 달고 수리비는 정품값으로 계산해 받는 업소도 있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심지어 주행거리가 3만 마일도 안 된 차의 트랜스미션 오일을 교체하는 이도 있더라"며 "트랜스미션 오일은 보통 5만 마일까지도 멀쩡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나마 바꾸지도 않고 돈만 챙기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엔진오일 갈 때 서비스로 넣어주는 냉각수를 가지고도 장난을 쳐 돈을 받았다는 사례도 들어봤다"고 덧붙였다.

◆왜 속이나

차량 제조기술의 발달과 품질 향상으로 인해 일감이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는 것이 정비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또 요즘 차량은 작은 컴퓨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전기, 전자 장치가 복잡하다. 전기 시스템 등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면 일반 정비업소에서 수리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수익이 감소한 업소들 사이에서 '바가지의 유혹'이 한층 강렬해졌다는 것. A씨는 "고객이 정비업소를 반복해서 찾는 가장 큰 이유가 엔진오일 교체다. 일부 업소에서 엔진오일 고객이 오면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 문제"라며 개탄했다. 그는 "요즘엔 인종을 가리지 않고 전체적으로 이런 업체가 느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여러 정비소에서 근무했던 한 기술자는 "이전 직장 사장이 '방금 온 여성 고객에게 브레이크 패드를 갈아야 한다고 말하라'고 지시하더라. '갈 필요가 없다'고 답하자 '그냥 시키는대로 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양심상 계속 다닐 수 없어 그만뒀다"고 털어놓았다.

◆피해를 막을 방법은

모든 정비업소를 잠재적인 바가지 장삿꾼으로 여길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정비소의 권유에 무조건 응하다간 바가지를 쓸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믿을 수 있는 업소를 찾은 뒤 그 업소를 계속 이용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차선책으로는 추가 수리에 즉시 응하지 말고 차량 지식이 풍부한 지인에게 물어보거나 믿을 만한 업소를 찾아가 의견(세컨드 오피니언)을 묻는 것 등이 꼽혔다. 한 관계자는 "차량 부품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 해당 부품 상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한 뒤에 수리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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