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D.] 박사를 재재지원했습니다. 두 번의 재도전(?) 후기
ㄹㄹ | 2021.07.01 | 조회 2455
    
    
Admissions

전 학교

Rejections-

Pending-
신학부/대학원(GPA)

현 대학원: 3.71/4.00

TEST ScoreGRE: 154/165/4.0
Financial Aid

-

Experience

-
천서

현재 대학원에 올때는 5개까지 받았다가, 이번엔 1개만 필요했습니다. 이유는 후술.

SOP/Resume-
Interview-
Other

우선, 학교 학과는 익명으로 쓰도록 하겠습니다. 학교에 대해 말이 워낙 많아서...


예전에 박사 재지원을 붙고, 고해커스에도 어드미션을 올린 있습니다. (현재는 삭제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축하하고 응원해주셨고, 자신도 믿음과 자신감을 가지고 갔습니다. 그리고 가서 꿈과 희망이 짓밟히고 답답하게 오랫동안 있었네요.



미국에서 탑급 학부를 나오고, 5년전에 대학원을 지원해서 처음 썼는데, 모르는 상태에서 그냥 뭔가 연구를 잘해보고 싶다고 대학원을 너무 상향지원했다가 큰코다치고 (해당 학과에서) 50위권의 주립대로 박사를 갔었습니다. 당시 12 가량의 학교를 지원했는데, 군데 빼고 떨어지더라고요. 해당 학과의 인기로 인한 높은 경쟁과 낮은 학점 논문 실적 부재 많은 요인이 있었겠지만, 제가 자신을 모르는 것이 제일 컸던 같습니다. 때문에 fit 제대로 따지고 무턱대고 지원하고, 그나마 어찌저찌 받아준 곳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학교를 다니다가 재지원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이유가 크게 가지였는데,


1. 학교의 비교적 낮은 랭킹,

2. 다소 stipend,

3.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처음 박사지원을 할때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아쉬움


이였습니다. 다만 처음에 학교에 실망도 많이 하고 자괴감도 들고 했지만,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적응도 하고, 좋은 사람들과 교수님들도 너무 좋았고, 하던 일도 꽤나 재밌어서 재지원했던 학교를 붙고 가기로 결정하고 나서도 '이렇게 좋은 곳을 떠나도 될까'하는 망설임은 있었네요.



재지원할때 학과도 다르게 지원했습니다. 나름 비슷한 계열이였지만, 느낌이 달랐어요.

그리고 군데를 붙었고, 군데는 Top 10 엘리트 랭킹에 stipend 많이 줬습니다. 교수들 여럿 찾아보면서 연구 논문들도 훑어봤을때 맞고 재밌을 같다고 느껴서 결국 선택해서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 그리고 인생에서 최대의 암흑기 3년이 찾아왔네요... 어떤 시간과도 비교할 없는 최악의 나날들이였습니다.



우선적으로 배우고 했던 것들, 연구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야겠죠.

이게 사실 제일 문제겠고요.

겉보기와는 다르게, 논문만을 쓰는 연구 투성이더라고요. 입학하면서 교수로 신임 중국인 교수랑 같이 일하게 되었는데 (제가 학생이였습니다), 끔찍했습니다.

자기도 하는지조차 모르면서 저한테 빨리 해오라고 하더라고요. 결과가 좋으면 ' 요새 뭐하냐'라는 폭언도 서슴지 않았고요. 그냥 빨리빨리 읽고 쓰는 것에만 집착을 하더라고요. 그러다가 결국 깊이도 갖추지 못한채, 논문 하루에 한 개씩 읽고 요약하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릴 했고요.


학과가 랭킹이 높았던 이유는, 다시 보니까 옛날 원로 교수들이 해놓은게 많았더라고요.

위키피디아에 검색하면 나오는 할아버지 교수 몇몇도 있곤 했는데,

그들과 다르게 젊은 교수들은 논문을 많이만 쓰지, 유의미하고 남들이 많이 봐주고 cite해주는건 정말 드물더라고요.

연구들 자체가 수박 겉핥기, 깊이 없음, 펀딩을 위한 논문만으로 점철되어 있었습니다. (학과 자체도 좀 포괄적이라, 깊이가 정말 얕더라고요.)

게다가 원로 교수들도 찾아보면, 몇천 citation 받은 것도 아니고, 고작 논문 한두개 운좋게 얻어걸렸을 뿐이고 그마저도 단일 페이퍼가 1000 넘는 경우가 없더라고요.

진짜 원하는 연구를 하고 싶어서 왔는데, 그냥 빨리 실적 내는 것에만 혈안이 되어있다는 느낌을 끝없이 받았습니다.



해당 학교에서 교수는 세번이나 바꿨네요. 세번을 바꾸면서 매번 힘든 시간이였습니다.

' 요새 뭐하냐', '하기 싫음 관둬라', '박사 학생이면 책임감과 인내심을 가지고 똑바로 해라'... 책임 떠넘기기와 푸쉬의 나날이였습니다. 뜻깊게 배운 것도 없었고, 제가 개처럼 굴러서 해가면 똑바로 가이드해주고 토론할 생각은 하고, 그저 열심히 하라는 말만 하더라고요.

어떤 교수랑은 연구진전이 안 좋아서 트러블이 있었는데, 가족에 굉장히 안 좋은 일이 터졌고 결국 누가 돌아가셨는데, 그 상황에서도 교수는 "Oh I'm sorry... 그래도 난 너랑 일 못하겠다"라고 변명으로 점철된 답변으로 손절치더라고요.

그 와중에 학과장이라는 사람 마저도 "너네 박사학생들이 교수를 잘 이끌어줘야 한다" 같은 원론적이고 떠넘기는 소리만 하고 있었고요.


학과에서 다른 대안이 보이는건 더더욱 문제였습니다. 교수들이 하나같이 저런식이였어요.

제가 위에서 이야기한 원로교수중에는, 자기 학생에게 세차를 시킨 (ㅋㅋㅋㅋ) 교수도 있었고, 기본적으로 RA 시키는데 자기 수업 준비, 채점, 강의 때리는건 패시브더라고요. 수업시간에 폰하지 말라고 꼰대질은 당연한거였고, 졸았다고 사람들 있는데 면전 앞까지 가서 '가서 세수 쳐하고 오던가 꺼져'라고 폭언하는 교수도 있었고요. 거기에 교수들의 정치질에 학생 뒷담화까지, 말하려면 정말, 정말, 정말 끝도 없습니다.

. 돈으로 장난질하는 교수들도 수두룩했습니다. 똑바로 알려주지도 않고 일 시키다가, 학생이 뭣 좀 상세히 물어봤다고 수틀렸다고 펀딩 끊는 교수도 봤고요. (수틀렸다고 박사시험 탈락시키고 집에 보낸 교수도 있었는데요 뭘.) 당장에 저도 공황 때문에 양해를 구하고 쉬고 있었는데, 저에게 말도 없이 펀딩을 잘라버리더라고요.


여기 와서 제일 많이 들은 말이


'You guys are PhD students, you should be more responsible.'


이였습니다. 본인들은 모범 하나 보이는 것 없으면서, 강요는 그렇게나 하더라고요.

이런 마인드로 하니 수업도 끔찍했습니다.

교수들 맨날 수업 기본적으로 5-10 늦고, 채점도 하고 (혹은 RA한테 짬때리고), 그저 (공부도 안 되고 이해도 안 되는) 과제를 위한 과제는 미친 듯이 내주면서 '알아서 감내해라, 똑바로 해라, 잘 해라' 하는 자세는 진짜... 말이 나왔습니다.


학년때 수업들을 들으면서 박사시험 퀄을 준비해야 하는데, 수업들 때문에 9명중에 3명이 나가 떨어지더라고요 (다른 프로그램으로 이적). 6명중에 혼자 한명만 패스했고, 3명은 결국 짐을 싸서 떠나야 했습니다. 끔찍했습니다. (결국 이런 사단이 났는데도, '학생들의 피드백을 듣겠다'며 애들을 초청해놓곤, "책 펼쳐서 꼼꼼히 읽고 하나하나 다 해봐야 한다, 니네는 박사학생이다, 열심히 해야 한다"라는 개소리만 당연하듯이 읊더라고요.)



이러한 고통의 시간들을 돌파하고 결국 남는데 성공해서 연구를 했는데도, 결국 남은건 허탈함밖에 없더라고요.

결국 세번째 교수랑 연구를 하다가, 교수가 '너가 학생중에 제일 느리다', '박사학생이면 XX해야 한다, 그것보다 잘해야 한다'라는 폭언을 듣고서는 결국 공황장애가 와버리고, 저도 에라 모르겠다 하고 놔버렸습니다. 못하겠다고. 안할꺼라고.


재지원을 해서 학업이 늦춰졌다는 사실이 저의 발목을 심리적으로 엄청 잡고 있었어요. 그 와중에 나이는 들어가고, 주변인들은 자리 잡아서 잘 나가고...

게다가 이미 한번 재지원을 했기에, 재재지원을 하는건 상상도 하기 힘들더라고요. 또 도피한다는 느낌이 들 것 같더라고요. 무엇보다 다른 학교 갔다가 (분야 & 사람 측면에서) 사단이 나면 어떡할까 싶어서 계속 주저하고 결국 못하겠더라고요.


3년동안 단 하루도 후회하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왜 여기를 왔는지, 왜 나는 거기에 남질 않았는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렇게 와서 못하는 놈 된건지. 박사에 대한 열망은 점점 사라지고, '다 때려치고 일이나 하고 싶다'라는 생각은 몇백번이고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공황상태에서도 자신을 돌이켜보니, 분명 잘해왔고, 원하는 특정 주제들이 많이 있고, 내가 장기를 발휘할 있는 분야도 많더라고요. 이런 것들을 학교에서 발휘하지 못했던 것이 너무 컸습니다. 심리적으로 억압도 받고, 무엇보다 제가 동기부여가 되더라고요. 재미도 없고 깊이도 없는 연구 하려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것들을 다 떠나서 결정적으로, 전 아직 공부와 연구가 하고 싶더라고요. 분명 마음 한 켠에는 열망의 불씨가 남아있더라고요.


그래서 정말정말 길게 고민을 하다가, 친한 친구와의 새벽 대화가 결정적인 촉매제로 작용하게 되었습니다.

비슷한 분야에서 같이 동고동락해서 사정을 알고 처지를 딱하게 여기는 친구랑 전화를 하면서, 제가 여태껏 다른 학교들에서 해왔던 연구와 여기에서 했던 연구들을 상세히 설명해줬습니다.

친구는 조심스레 들으면서, 제가 생각했던 '얕은 깊이' 매우 동감하는 톤이였습니다.

그리고 그의 마디.


" 친구야. 기분 나빠하지 말고 들어.

...

XX 때려쳐 그딴 ! 너가 잘해왔던 학교들로 돌아가!"


순간에 광명이 보이는 한마디였습니다. 정말이지, 인생에 영향을 제일 지대하게 끼친 한마디였습니다.

친구는 "그건 도피가 아니라 제 갈 길 찾아가는 거다"라고 힘차게 위안을 해주더라고요.


생각을 여태 했던걸까요.

제가 분명히 빛났던 곳들이 있는데, 이런 곳에서 원치도 않는 사람이랑 원치도 않는 일을 하며 구르고 있었던 걸까요.

몸을 내내 감싸고 있던 철각반이 순간에 떨어져나가는 기분이였습니다.



학교(대학원) 다시 연락을 했습니다. 다시 돌아가도 되냐고, 혹시 받아줄 있냐고.

교수님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더라고요. 당연하다고. 16명의 교수님들께서 만장일치로 제가 와도 좋다고 하셨고, 중에 할아버지 은사교수님은 정말 물심양면으로 당연하다는 듯이 도와주셨습니다. (제가 재지원할 당시에도 좋은 곳으로 가라고 추천서 써주시고 SOP 봐주면서 도와주셨던 교수님이였습니다. 정말 감사드리는 분이에요...)


제가 돌아가려는 결론을 내리고 상담을 드리려고 이메일을 보내니까, 몇분만에 교수님이 전화를 하셔서 하셨던 말씀이 너무 인상 깊었습니다.


"얘야 기억하니? 떠날때 말했잖아, 혹시 돌아오고 싶으면 언제라도 오라고."


3년동안 말을 까먹고 지내고 있었더라고요.

잊혀졌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좋은 시간들도 다시 생각이 났고요. 너무 감사드렸습니다.


제 의지를 가지고 원하는 걸 찾으려니까, 제 자신을 되찾은 느낌이더라고요.

그리고 하고 싶은 일로 돌아가려고 하니까, 도움의 손길도 백방으로 날아오기 시작했습니다. 몸이 아직 돌아간 것도 아닌데 벌써 집에 돌아온 느낌이였습니다.

무엇보다, '힘들면 때려쳐라'는 자세로 회의적으로 대하던 여기와는 다르게, 누구 하나 포기해라, 늦었다는 말은 전혀 없었고, 제가 제 갈 길 찾아서 원하는 걸 하러 가는 것에 있어서 하나 같이 다들 진심으로 축하와 환영을 해주더라고요. 너무 감사드렸습니다, 정말로.


이후 교수님께서 re-admission 프로세스 백방으로 알아봐주시고, 추천서까지 도와주셨습니다.

원래는 내년에나 생각이였는데, 여름에 갑자기 알아보고선 다음 가을학기에 가기로 합격을 하게 되었습니다.


너무 감사드리더라고요 정말.

3년동안 순간도 감사하지 못하고 억압받고 나답지 못한 나날들을 지내다가, 자신을 찾은 느낌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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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와서 느낀건 결국, 각자에게 맞는 곳이 있다는 것이였습니다.

랭킹만을 보고 왔다가 낭패를 봤고, 너무 이상적으로만 분야를 보면서 하고 싶은걸상의 나래 펼치다가 정작 와서는 원하는 연구에는 근처에 가지도 못했습니다.

사람보다는 결국 일이 중요하다고 믿었지만, 일도 되는 와중에 사람까지 별로니까 되는게 하나도 없더라고요 진짜.


무엇보다, 나를 사랑해주고 내가 사랑하는 곳에서 있는게 결국 정답이였습니다.

학교가 조금 부족한 점도 있었지만, 제가 많이 배우고 좋아했던 곳이였습니다.

금전이 짠거는 아끼고 살면서 다른 일도 찾아보면 되었고, 연구 같은 경우에는 제가 원하는 연구들이 그래도 보이더라고요. 느끼기에 재밌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뜻이 있다면 무언가는 어떻게든 찾아지더라고요. '스스로 부여한 한계 속에서 더 빛을 발하는 창의력'이라는 영화평이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돌아갑니다. 정확히는 복귀 프로세스지만, 공식적으로는 re-admission 프로세스를 했기에 재재지원이라고 제목에 표기를 했습니다.



디테일한 학과나 학교 등을 표기하지 못한 죄송합니다. 뒷담화라고 보이는 부분이 많기에...


하지만 글을 쓰면서, 대학원 어딘가에서 힘들어할분이 보시고 조금이라도 힘을 내시고 나은 길을 찾아가셨으면 하는 바람에서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우리가 최고의 아들딸, 최고의 아내 혹은 남편, 최고의 학생일테니까요.


지금 억눌려있다고 해서 본인이 보잘 없는 절대 아니며, 분명 빛나실 있는 곳과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곳을 모두들 찾고 다들 행복하셨으면 하는 바람에서, 포스팅을 마칩니다. 길고 주저리하는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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