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동안 LSAT을 공부했고 현재 LSAT 과외하고 있는 대학생입니다. 혼자 LSAT을 공부하던 시절 한국 학부여서 인맥도 많이 부족했고 7sage에 등록하지도 않아 어둠 속에서 혼자 공부하는 기분이였지만 해커스 게시판을 안 후로부터는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었습니다. 저보다 뛰어나신 분들도 많기에 조심스럽지만 앞으로 LSAT 공부하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 싶어 후기글 및 과외하면서 학생들이 제일 어려워하고 궁금해하는 점들에 대한 제 의견을 남깁니다.
[초기]
1. 독학 / 학원
독학: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LSAT은 공인 답안지가 없기에 자신의 오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료 온라인 게시판을 활용해야 하는데, 여기는 공식 LSAC 직원이 해설을 다는게 아니기 때문에 틀린 해설이 은근히 많습니다. (여기서 해설을 읽고 너무 끼워맞추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면 그냥 스스로 정답/오답의 이유를 찾아보기를 추천드립니다). 여기서 7Sage가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참고로 7Sage에는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기능이 있습니다. 해설 제공 및 어려워하는 문제 유형만 따로 모아서 보여주는 기능은 독학하는 사람들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지극히 개인적으로 Bind Review가 과연 제 값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입니다. 도움이 된다는 학생들도 굉장히 많았지만 저는 Blind Review를 하고 맞춘 문제는 그냥 넘어가는 점이 별로라고 생각하고, BR하고 맞춘 문제도 오답으로 볼거면 애초에 왜 BR의 필요성도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주관적인 개인 의견입니다)
다만 Flex를 보실 계획이시라면 Lawhub/7Sage는 필수입니다. 종이로 푸는 거랑 온라인으로 푸는건 완전히 다릅니다. Flex를 보시는 경우 Ctrl+F랑 친해지시는 연습도 해야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RC 문제 풀 때 어떤 선지든 읽으면서 일단 Ctrl+F 해봤습니다.
학원: 한국의 유명한 LSAT 학원이 있죠. 이 학원이 고수하는 원칙은 "너는 막상 시험 날 지문 다 못 읽을 것이다. 그러므로 지문 안 읽고 푸는 법을 알려주겠다"입니다. 절반 동의하고 절반 반대합니다. 학원에서 배우는 툴들은 LR 기본 개념 및 문제 풀이 방식들이 기저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유용할 수 있고 Question Stem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특히 많은 미국학부생들이) 지문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문을 아예 읽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Bible을 읽어보시면 알 수 있듯이 LR/RC 개념들은 읽으면 이해하기 쉬운 개념들입니다. LSAT 문제가 어려운 이유는 개념이 어려운 것도 있겠지만 지문을 이해하지 못해서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즉, 지문을 이해하면 개념 적용은 자연스레 되는 케이스가 대부분입니다. 영어 실력이 어느 정도 되시는 분들에게는 학원 방식이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영어 실력에 자신이 없는 분들에게는 내용 중심 풀이보다는 학원 식 풀이가 훨씬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2. Powerscore? Manhattan?
개인적으로 둘 다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둘 다 사서 보는 것보다는 하나 사서 두번 보는 걸 추천드립니다.
3. 하루 공부 시간?
하루 공부 시간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저는 하루에 피티를 두개씩 풀었고 그래서 하루 공부량이 조금 많았습니다. 반면에 하루에 적은 양을 풀고도 높은 성적을 받으신 분들도 있습니다.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생각합니다.
1) 피티를 전부 풀고는 가자: 피티가 90+개로 굉장히 많기는 하지만 풀수록 새로운 것을 알아갈 수 있는 기회입니다. LSAT은 같은 Question Stem이더라도 풀이 방식이 천차만별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능력을 요구하는 시험만큼 기출이 중요한 시험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기출을 많이 풀고 이와 익숙해져야 시험에서도 다양한 문제들에 대처할 수 있게 됩니다.
2) 반복적으로 풀수록 좋다: 오답을 열심히 봐도 피티를 또 풀면 몇 문제는 틀리기 마련입니다. 이는 어떻게 생각해보면 제가 볼 시험 문제를 부정행위로 미리 확보하더라도 그 문제 갯수만큼은 틀릴 운명이라는 겁니다. 이를 줄여야 실력이 올라가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반복적으로 풀어야 합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은 "답이 생각나서 도움이 안 돼요."라고 생각하는데 정 반대입니다. "난 저번에 이렇게 생각해서 틀렸지. 근데 답은 어떠한 원리로 나왔더라...? 아 맞아 이 논리였지"라는 사고과정은 기존의 잘못된 사고과정을 교정하는 문제풀이 과정입니다. 이 문제와 비슷한 문제가 나올경우 올바른 사고과정을 맞추기 위해서는 복습이 정말 중요합니다. 저는 모든 피티를 3번은 다시 풀었고, 세번 째 풀때는 지문 내용까지 다 기억이 나는데도 어김없이 몇 문제를 틀리고는 했습니다. 이 문제들을 맞출 수 있도록 사고과정을 교정하는게 LSAT 공부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3) LSAT같은 시험 공부할때는 머리가 맑아야 한다: 저는 졸린 순간 바로 침대에 가서 10분이라도 잤습니다. 조금이라고 머리가 아프면 당을 충전하고 공부하는 순간에 전념할 수 있는 컨디션을 만들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머리가 아픈 것"과 "공부하기 싫고 글 읽기 귀찮아 머리가 안 돌아가는 것"은 자신이 구분해야 합니다. 암기 위주 시험보다는 쉬는 시간이 많아야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를 핑계로 하루 공부량을 너무 줄여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유튜브 볼 정신이 있으면 공부할 정신은 있다라고 생각하고 정한 공부량이 다 끝난 이후에만 핸드폰을 봤습니다.
4. 6달 이상 공부해봤자 성적 좋아지지 않는다?
눈에 쉽게 보이지 않을 뿐이지 분명히 공부할 수록 성적은 올라갑니다. 공부하기 힘드실 때 저런 의견들을 보면 혹하실 수 있겠지만 묵묵히 밀고 나가는게 유일한 길입니다. 물론 너무 오랜 기간을 공부하는게 좋지는 않지만 마지막 한 달까지도 사용해보자는 의미입니다. 만약 시험을 한번 더 볼까 고민중이시라면 정말 보기 싫고 고통스럽겠지만(저도 그랬습니다) 조금 더 공부해서 보는 걸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하루 공부량에 따라 수험기간은 차이가 나게 됩니다. 하루에 매우 적은 양을 풀고 6개월이 지났을 때 진전이 더이상 없다고 느껴지신다면 그건 단지 성적 향상이 아직은 매우 미세하기 때문에 안 보이는 겁니다. 하루 공부량이 많은 분들은 1개월에도 큰 성적향상을 보이고는 합니다.
5. 책 많이 읽던 애들, 국어 시험 잘 보던 애들만 잘 본다?
그런 친구들이 더욱 유리한 점은 있지만 저는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고등학교나 대학교 때나 국어 성적이 정말 엉망이였고 독해력이 정말 꽝이였고 일년 독서량이 0.1권 정도였지만 시험 공부를 하면서 독해력이 향상된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중반]
LR
1. Must Be True: 강한 어조의 단어 조심하기, 오답노트를 할 때 선지가 답인 이유만큼 다른 선지들이 답이 아닌 이유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 근거를 단순히 "Scope가 다르기 때문에", "작가가 하는 이야기는 이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처럼 추상적이고 내 머릿속에서 만들어내지 말고 문장을 근거로 구체적으로 만드는 능력을 길러야 함. 은근슬쩍 단어 바꿔치기/추가/삭제 조심
2. Assumption: Assumption은 NA던 SA던 일단 지문의 Flaw/Gap이 존재한다면 이를 채워주는 것이 중요. SA는 지문에 Flaw/Gap이 무조건 존재함. 이를 찾아내야 문제풀이 가능. NA는 Flaw가 없어도 존재할 수 있음. 없으면 안 되는 Assumption이기 때문에 없애보고 안되는지 보는 Negate 방법 사용해야 함. 그렇기에 선지에 "not" 혹은 매우 약한 어조가 들어가 있으면 LSAC이 Negate하라고 힌트 주는 것임. ("not"은 지우고 생각하고 메우 약한 어조는 Negate하면 메우 강한 어조가 되기에 훨씬 쉽게 지문의 결론 반박 가능 ex: at least some -> None)
3. Flaw: 이건 솔직히 좀 답이 없는 유형. 너무나 다양한 Flaw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많은 문제를 풀어보는 것이 중요. 중요한 것은 Flaw는 Flaw 질문에만 등장하는 것이 아닌 Assumption, strengthen, weaken 유형 모두에 등장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지문을 읽을수록 다양한 Flaw를 알게 됨. 반면에 자신의 사고 방식이 LSAC과 비슷하다면 매우 쉽게 풀리는 유형이기도 함.
4. Strengthen: 지문에 Flaw가 있다면 Flaw해결하는 선지가 급선무. 그런 선지가 없다면 강화하는 선지 선택. 단 if true 문제에 속하기 때문에 지문에서 유추할 수 없는 내용이더라도 답이 될 수 있고, 지문의 내용과 너무 똑같으면 굳이 큰 strengthen의 역할을 못할 수도 있음.
위 내용 다 Bible 같은 개념서에 기본으로 있는 개념입니다. 그래도 이에 충실하면 생각보다 정답률이 올라간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문제 풀이 방식에 일관성이 생긴 이후에야 점수가 안정화 되기 시작했고 오답을 한 후에 성적향상이 더 잘 보였습니다.
RC는 제가 수험기간에 제일 어려워한 분야이기 때문에 함부로 조언을 드릴 수 없을 것 같아 말을 아끼겠습니다. 다만 저는 귀찮아도 지문을 자주 왔다갔다 하는 습관이 생긴 후로는 문제풀이 시간이 오히려 줄고 정답률이 올라가는 걸 느꼈습니다. 생각보다 머릿속으로 고민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그 시간에 그냥 문장 찾기가 더 빨랐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문을 읽고 워드에다가 한 문장씩 외워서 옮겨 적는 연습을 했었습니다. 이 연습을 하면 지문 이해력이 좋아진다기보다는 글을 읽을 때 태도가 달라지는게 느껴졌습니다. 정말 고통스러운 작업이여서 빨리 끝내고 쉬려면 단어 하나하나를 진심(?)으로 마음 속에 새겨야 했고, 그때부터 읽은 후 머리에 남는 정도가 정말 향상됐다고 느꼈습니다.
또한 저는 제 수험기간에서 휴일이 없었습니다. 빡세게 했다는 뜻이 아니라 쉬는 시간을 가질거면 매일 나눠서 쉬어야지 주말인 특정 날은 통째로 논다는 마인드를 가지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이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뭐냐면 LSAT은 암기가 아니라 사고과정을 학습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부하면서 얻은 것을 저장하는 형식이 아니라 뇌를 이에 맞게 변형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럴 때 뇌를 진짜 이 사고방식에 오랜 기간 푹 담가놓으면 문제풀이가 수월해집니다. 근데 풀다 안 풀다를 반복하면 사고과정이 원래 상태로 돌아가기 때문에 쉬는 시간을 매일 4시간씩 하는게 낫지 일주일 중 하루에 몰아서 하루를 아예 노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모두 지극히 주관적인 이야기입니다.
Q) 공부방법에 전환이 필요해요...!
성적이 잘 오르지 않아 공부방법을 바꿔야 하나 고민이 되실 수도 있지만 모든 수험생들에게는 Slump가 오기 마련입니다. 예전에는 뚜렷하게 보이던 성적 향상이 갑자기 보이지 않는다면 공부방법이 문제라기 보다는 단지 큰 언덕을 만난 것이라고 생각하면 편합니다. 학생들에게 언덕은 보통 165점과 170점에 위치해 있는 것 같습니다.
[후반]
1. LSAT Writing
온라인의 예시 지문들 몇 개 보고 들어가셔도 무방합니다. 시험 날 프록터랑 만나는 것 예습한다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2. 시험이 이번주인데 공부가 안 됩니다.
지극히 정상입니다. 마음이 싱숭생숭하면 집중하기가 당연히 어렵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시험을 볼때마다 긴장하는 정도가 줄어들었고 줄어들수록 성적이 좋게 나왔습니다. 그럴 때에는 무작정 펜을 잡는 것 보다도 마음을 가라앉히고 오답을 보는게 더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정해놓은 공부량이나 아직 풀지 못한 기출이 존재한다면 마음 잡고 푸셔야 합니다! 긴장한 상태로 문제를 푸는 것에 익숙해지는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3. 프록터가 제 시험을 방해했어요.
프록터의 작디작은 실수로 시험 풀이 시간을 뺏기거나 한다면 무조건 컴플레인 거세요. 환불/재시험을 볼 수 있게 됩니다. 재시험은 보통 시험을 본 날짜 일주일 후입니다. 일주일 후에 또 시험이라니 청천벽력같은 소리이지만 그래도 방해받은 시험보다는 다시 보는데 훨씬 나을겁니다.
더이상 적으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여기서 말을 아끼겠습니다. 한국 학부생들이 미국 로스쿨 가봤자 리턴한다는 슬픈 이야기도 존재하지만 LSAT 망하면 리턴도 못해보는 사람이 됩니다. 일단 점수 잘 받아보고 그때 가서 갈지 말지(?) 결정하고, 공부를 일단 시작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밀어붙이는 것이 유일한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해커스 게시판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위로를 받았던 것처럼 제 글로부터 많은 분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모두 화이팅하고 성공적인 2022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