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글을 올리기 전 복사를 해두었어야 했는데, 깜빡 잊어서 게시판 오류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습니다. 이 전 글에서 워낙 오류가 심해서 지우고 새로 글을 썼습니다. (덕분에 양이 조금 줄었습니다) 기다리신 분들과 댓글 달아주신 분께 죄송합니다. 지금도 계속 오류가 나서 사이트 링크를 하려고 하는데 되지 않는군요.
원래 이번 글에 중고차와 렌트카를 모두 쓰려고 했는데 분량 관계상 이번에 중고차만 쓰도록 하고 다음 글에서 렌트카를 이어 쓰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운전을 하려면 운전면허가 있어야 하는데, 많은 분들이 한국에서 국제운전면허증을 발급받아 외국에 나갑니다. 유효기간은 발행 후 1년이지만, 호주에서는 입국 후 3개월만 인정을 한다고 합니다. 이 국제운전면허증이 웃긴 것이 국내에서는 아무짝에 쓸모없는 종이쪼가리이고(관공서 등지에서 신분증으로도 사용할 수 없습니다), 국외에서도 라이센스가 아닌 Permit이라서 여권, 국내의 운전면허증과 함께 소지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면허를 공증받아 사용하거나, 호주 면허를 취득하는 것이 오래 있을 거라면 더 낫지 않겠나 싶습니다. 주변에서 국제운전면허증만 가지고 있다가 유효기간이 지난 후에도 계속 차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도 보았습니다만 무면허 운전을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는 않군요.
호주같이 땅이 넓은 나라에서는 차가 없이는 다니기가 상당히 힘이 들지요. 인구밀도가 높지 않다보니 우리나라처럼 버스 노선을 오밀조밀하게 만들어 놓을 수도 없고, 설사 버스가 있다고 해도 배차 간격이 뜸한 편입니다. 특히 나들이를 다닐만한 곳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는 곳이 많아 차가 없으면 가기가 어렵지요. 어떤 것이든 기름먹고 굴러다니는 것이 갖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돈이 없어서 포기하고 말았지요. 이번에는 곧 귀국할 친구의 차량을 강탈할까도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ㅋ
우선 호주의 자동차 시장은 글로벌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곳인데요. 40여개의 브랜드가 경쟁 중이라는 기사를 전에 본 적이 있는데 정확한 개수는 생각이 나지 않네요. 현대차그룹이 최근 피치를 올리며 홍보에 나서고 있는데요, 광고도 자주 볼 수 있고, 기아차는 호주오픈 테니스의 공식 스폰서더군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호주에서도 한국 차량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은 좋은 편이 아닙니다. 보수적인 일부 딜러들은 현대차를 산다고 하면 위험하다는 이유로 만류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더 과격한 표현을 듣기는 했지만, 직접 쓰기는 그렇군요) 거리에서 현대, 기아차와 대우차도 가끔 찾아볼 수 있습니다만, 역시 인기 있는 브랜드는 도요타, 혼다 등의 일본 브랜드입니다. 닛산과 미츠비시, 스바루 등도 인기가 있는 편입니다.
엘란트라라는 이름으로 팔리는 현대 아반테.
도요타의 코롤라.
일본 브랜드의 장점은 경제적인 연비와 튼튼한 내구성인데요, 호주에서는 최대 30만km까지를 차량이 달릴 수 있는 한도라고 보는 것 같습니다.(물론 사고 없이 잘 관리된 차량에 한해서지요) 늘 따뜻하고 습도가 높지 않아서 차량이 유지되기 좋은 기후조건 덕분도 있다고 하는군요. 그런데 도요타의 경우에는 평균적으로 10만km를 달려도 엔진오일과 브레이크 패드만 바꾸어주면 멀쩡하다고 합니다.
홀덴의 스테이츠맨
호주 자동차 회사인 홀덴(Holden)도 꽤 자주 볼 수 있는 차량인데요, 아무래도 현지 생산되는 차량인만큼 가격이 저렴한 탓도 있지요. 홀덴은 GM의 계열사 중의 하나인데, 오펠의 디자인을 고쳐서 내놓은 코모도어(Commodore)가 이 회사의 가장 큰 히트작이지요. GM대우에서 홀덴의 스테이츠맨(Statesman)을 수입해서 국내에 시판하기도 했었지요.
미국의 빅3 회사의 차량은 대개 3000~4000cc급의 대형 차량입니다. 덕분에 연료를 잡아먹는 괴물 노릇을 합니다. 약 5~6km/L의 연비를 보이고 있으니, 중고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도, 연료비로 더 많은 돈이 들어가는 것이지요. 거기에 잔고장이 많아서 가격도 낮은 편에서 형성된다는군요. 포드 팰컨 4.0 15만km 이런 것은 가격이 의외로 저렴하게 나오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중고차량 구입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우선 가격대에 따라서 방법이 달라지는데요..
가장 좋은 방법은 판매자와 직접 만나서 거래를 하는 것이지요. 이런 판매 광고는 신문의 개인 광고란에서 찾을 수 있는데요, 차를 보기 위해 판매자에게 가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하고, 차량에 대한 지식이 꽤 있어야 하지요. 그리고 상대가 호주인인 경우에는 꼼꼼하게 물어볼 수 있는 영어 실력도 필요할 것 같군요. ㅋ 그러면 패스하기로 합니다.
그 다음으로는 메이저 회사들의 판매 딜러들에게서 중고차를 매입하는 것입니다. 원래 이들은 새 차를 판매하는 딜러들입니다만, 호주에서도 차량을 구입한 지 3년 이내에 교체하는 고객들이 종종 있어서 보상판매같은 것을 실시한답니다. 그 때 구입한 중고차량 중 상태가 양호한 것을 딜러 제공 품질보증 1~3년을 더해서 내놓는데요, 새 차와 같은 중고차를 구입할 수 있는 기회라고 합니다. 당연히 가격은 새차 가격의 60% 이상에서 형성이 되고, 만만치 않은 가격입니다만, 상당히 좋은 품질의 차량을 저렴하게 소유할 수 있겠지요. 가족 단위, 그리고 호주에 장기간 계실 분이라면 솔깃할 수도 있겠군요.
이 그림은 도요타 딜러의 웹사이트입니다. 좌측 하단에 중고차 코너가 있습니다.
세 번째는 중고차 딜러를 통한 중고차 구입입니다. 늘 중고차 시장에는 레몬이 등장을 해서 문제가 되기도 하는데요, 이 딜러들은 우리 나라의 중고차 매매상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차를 잘 살필 수 있는 능력과 살살 달래서 좋은 조건을 이끌어내는 협상의 기술, 비싸서 살 수 없다는 배째라 정신의 깡과 배짱이 있는 것이 좋은 가격을 끌어내기에 필수지요. 브리즈번에는 무루카역(Moorooka) 근처에 중고 딜러들이 잔뜩 있어서 차가 엄청 쌓여 있다고 하는군요. 이 곳에서 주로 거래되는 차량은 3년 이상 약 $10,000 전후의 차량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보다 저렴한 차량은 레몬이라고 보시면 될 듯..
네 번째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 구매입니다.
새 차도 아닌 중고차를 눈으로 보고 사기는 좀 꺼림칙하지만 일단 가격대를 파악하는 데는 도움이 많이 되겠지요. 제가 자주 갔던 곳은 카포인트와 레드북(http://www.redbook.com.au)인데요, 특히 레드북에서 시장가를 대충 확인할 수 있습니다. 카포인트는 주소가 입력이 되지 않는군요. 이 곳의 주소를 올리면 이상하게 게시판 에러가 발생합니다.
http://www.drive.com.au
http://www.carsguide.news.com.au
http://www.tradingpost.com.au/home
http://www.carsales.com.au
그 다음에는 옥션이지요. 경매를 통해서 중고 차량을 싸게 구입할 수도 있는데요. Sydney Morning Herald를 보면 일정과 장소가 나오기도 한다네요. 시승을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고도 하는군요. 이 밖에도 몇몇 인터넷 사이트에서 정보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http://www.manheimfowles.com.au/
http://www.caa.com.au/
http://www.pickles.com.au/cars/
운 좋게 걸리면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경매에 임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는군요. 다만 역시 옥션은 차량의 품질에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것을 주의하시길..
매년 차량 교체를 한다는 렌트카업체 허츠가 차량을 옥션으로 매각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호주 단기 체재자 유학생, 여행자들이 처분하는 차량을 구입하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이들은 차량이라는 자산을 최대한 빨리 현금화해야 하므로 일반 판매자보다 낮은 가격에 차를 팔게 됩니다. 학교 근처 또는 여행자들이 주로 거주하는 유스호스텔, 백패커스 게시판, 혹은 근처의 벽에 붙은 전단지를 잘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한국인들이 자주 드나드는 교민 사이트에서도 차량 매매에 대한 글이 올라오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호주 워킹간 친구가 샀다는 $2,000짜리 차량은 도대체 어떤 것일까요? 그런 것은 대개 15년, 20만km, 2.5L 이상의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을 가능성이 큰 차량입니다. 이 경우에는 가격이 뚝 떨어지게 되는데요, 1년 더 탄다고 해서 가격이 크게 요동칠 것도 없으니 그런 면에서는 안정적이기도 합니다. 다만 늘 언제 멈출지 모른다는 불안함을 가지고 있고, 정비할 경우 배보다 배꼽이 더 클 가능성 역시 무시할 수 없습니다. 호주의 인건비는 상상을 초월하므로 차량 정비비 역시 엄청나다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차량 구입시 주의사항은 무엇일까요?
안전 확인증과 도난 차량 혹은 담보 차량 여부의 확인이 필수고, 차량 운행 거리에 따라 주의를 해아한다고 합니다. 10만km는 중고차에 있어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하는데요, 우선 자동차회사들의 보증거리가 10만km라는 점, 그리고 엔진에 무리가 조금씩 올 수 있는 거리라는 점에서 보다 전문적으로 차량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중고차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을 좀 더 살펴보자면..
연식이 좀 된 중고차는 배기량이 적을수록 싸다. (연비와 관련이 있는 듯합니다.)
일본차의 가격은 중고차 시장에서 더 강세를 보인다. (가격이 잘 안 떨어진다)
1년된 중고차의 가격 낙폭이 가장 크다. (신차 프리미엄, 약 60~70%)
일단 예를 볼까요.
이것은 도요타 캠리 배기량 2.2L 이고
도요타 캠리 3.0L 입니다.
도요타 코롤라 1.8L 입니다.
신차의 경우 코롤라 1.8L가 캠리 2.4L보다 약 $10,000 저렴한 수준에서 팔리고 있지만, 중고차의 경우에는 코롤라가 더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다만 위의 자료 사진은 제가 웹사이트에서 10년 이하, $7,500 이하의 조건으로 검색한 것이기 때문에 정확한 가격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같은 차량에서도 보급형, 고급형 등 다양한 모델이 나오기 때문에 절대적인 것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통상적으로 연비가 작은 차량이 가격 하락이 작다고 하네요.
또다른 이유 중의 하나는 도요타의 캠리와 오리온은 호주 현지 공장에서 조립이 되는데, 코롤라를 비롯한 다른 모델은 일본에서 생산되어 수입되기 때문이라는데요. 중고차라도 일본에서 만들어진 제품이 더 좋을 것이라는 인식이 어느 정도 밑바탕에 깔려 있다고 합니다. 캠리와 혼다 어코드의 가격 차이도 어코드가 살짝 급이 높다는 사람들의 인식과 함께 그런 부분이 작용했다는 말도 있습니다.
현대차는 도요타에 비해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거나 $1,000 정도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군요. 여기서도 2000cc 차량과 3000cc차량의 가격이 오히려 2000cc제품이 비싸군요. 물론 2000cc 차량의 주행거리가 짧기는 하지만, 어지간한 주행거리 차이는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군요. 그래도 최근 현대차의 이미지가 많이 상승해서 격차를 줄여가는 편이지요.
또 하나 특기할만한 점은 호주에서 시판되는 차량의 배기량이 국내에 팔리는 것보다 다소 높다는 점입니다. 같은 크기의 바디에 더 강한 엔진이 얹힌다고 하는데 땅이 넓고 구릉지대 등이 많아서일까요?
이것은 렌트카업체 웹사이트에서 긁어온 것인데, 가격이 싸다고 흥분하지 마시고..
현대 겟츠 1.6L는 3도어 모델로, 국내에는 출시되지 않은 차량입니다. 렌트카 업체에서 가장 싼 차량이지요.
닛산 티다의 1.8L 차량은 마치 우리 나라의 마티즈를 타는 느낌. 도저히 1.8L 배기량의 차량같지 않더군요. 억지로 밀어넣으니 다섯명이 들어가기는 했지만 뒷좌석의 사람들은 찌그러지더군요.
그렇다면 차량 구입 후에는 무엇을 해야할까요? 취득세(차량 구입 가격의 3%) 및 이전등록비를 내고 명의 이전을 할 수 있습니다. 이전등록비는 $20~30 정도라고 하는군요. 이후에 차량에 유효한 등록증이 있다면 만료일까지 운행을 할 수 있으며, 등록이 되어 있지 않다면 6개월 약 $350, 1년 약 $650의 금액을 지불하고 등록증을 받아야 합니다. 이 등록은 한국의 자동차 등록과는 달리, 자동차 세금과 강제로 들게 되는 대인보험료, 검사비를 내는 것인데요. 차량 등록은 주인 기준이 아니라 차량 자체를 기준으로 이루어지므로, 주인이 바뀌어도 등록 유효기간이 남아 있다면 그대로 이용 가능합니다. 그래서 중고차 중 등록기간이 많이 남은 차량은 약간 더 비싸다고 합니다.
이렇게 등록을 마치면, 보험에 가입해야 합니다. 일단 강제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제 3자에 대한 피해 보상에 대한 보험 외에 다른 종류는 선택이라고 합니다. 운전자의 보험가입경력, 차종, 지역별로 보험료는 달라진다고 하니 가장 좋은 보험을 선택해야겠군요. 보험에 대한 정보는 제가 차를 강탈하게 되면 그 때 쓰도록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