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완료]알바 다녀오느라 늦었습니다. 죄송-.-;;
Annus Mirabilis | 02. Sleepless in Seattle
안녕하세요!^^또 뵙네요.
이번에 소개해드릴 이야기는 지난번에 살짝 언급한 대로 자원봉사에 참가했던 과정이에요.
캐나다는 그 어떤 곳보다 자원봉사 체계가 튼튼하고 또 참여율도 높은 곳입니다.
만약 오신다면 공부, 일 어떤 목적으로 오시던 한 번 해 보시길 권하고 싶어요.
그러면 어떻게 내가 원하는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찾을 수 있을까요?
이렇게 집 주위에서 전단지를 보고 급 땡기면! 신청하는 방법이 있어요
집 바로 근처였는데 공교롭게도 야드 세일 때문에 가지 못했어요.
다음에는 내친 김에 야드 세일 소개를 하기로 해 봅니다.^^
멀리 갈 것 없이 집 근처에 양로원이 있다면 가서 문의해 보는 것도 Good idea!
하지만 시설 봉사는 일정 기간 이상 해야 한다는 제약이 있으니 꼼꼼히 살펴 보고 내 적성에 맞나 확인해 보세요.
벤쿠버에서 모르면 간첩인 크레이그 아저씨네 리스트에도 자원봉사 섹션이 있습니다.
자기네 집에 와서 일 도와 달라는 글부터; 엑스포나 축제 등 공식 행사 글도 활발하게 올라오지요.
역시 기간과 내용을 확인한 후 재미있겠다 싶으면 문의 메일 보내면 되겠습니다.
저는 BC 암 협회에서 매년 주최하는 'Weekend to End Breat Cancer'에 미리 봉사 신청을 했는데요,
이 행사는 걷기 운동을 하면서 모금한 금액으로 유방암 환자들을 돕는 자선 행사에요.
이곳에서 'Ride to End Cancer' 행사로 시애틀에 갈 인원을 모집한다는 공고가 떠서 덥석 물었습니다!
(셔틀 버스를 태워준대서 혹했죠ㅋㅋ)
여튼 그래서 처음으로 미국엘 가게 되었네요.^^ lucky!
새벽 5시 반에 모여서 버스에 탄 사람들은 떡실신 모드로 열심히 잤습니다. -_-Zzz
국경을 넘기 전 잠깐 내려서 출입국 사무소에 들렀습니다. 서류 작성하고 돈 내는 절차가 기다리고 있는데;
돈 내는 걸 몰랐던 제가 당황하고 있으니 일본인 히데가 고맙게도 내 주었습니다. (US $6 only)스..스미마셍ㅠㅠ
행사 중간에 참가자들이 묵었던 Vernon Park에 도착했습니다. 어이쿠 썰렁해라.
저희의 첫 임무는 tent set-down였는데요,
밤새 텐트들이 습기를 머금은데다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비가 내리기 시작!
비를 피해 텐트를 옮겼다가 해가 나서 다시 햇볕 쪽으로 텐트를 옮겨서 말린 뒤 철거..
'자원 봉사란 사실 삽질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강렬하게 들어 버렸어요^^;
부속품을 해체하고 텐트를 돌돌 말아서 케이스에 넣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만난 일본인 친구 루미와 2인 1조로 함께 작업했어요.
"루미, 이거 김밥 마는 것 같애. 진짜 왕 큰 김밥ㅋㅋ"
"그러네, 코리안 푸드ㅋㅋㅋ"
텐트 작업중 시간이 되어 우르르 이동..
가는 길에도 조금은 흐리던 날씨에 살짝 걱정이 됩니다.
가다가 커피 브레이크를 주겠다고 들른 이곳은 프리미엄 아울렛! 그런데 쉬는 시간 15분!!
갈등하던 저는 뛰쳐나가 아디다스에서 얼른 운동화 한 켤레를 골랐어요.
그런데 캐나다 데빗 안 될 뿐이고..저는 뭐 현금도 크레딧도 없을 뿐이고!!
짜게 식고 돌아왔습니다. 이거 뭐...시애틀을 보내 줘도 뭘 못 하네요-_-)y~
시애틀의 워싱턴 대학에 도착했습니다. 벤쿠버에서 온 자전거 마라톤 참가자들의 결승점이에요.
대학 건물이 예뻐서 둘러볼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뭐 저희의 미션은 그게 아니죠!
벌써 도착한 사람들은 쉬고 있네요.
이곳에서 시애틀 셔틀 팀 모이세요! 하고 불러서 체크인 후에 역할을 배정받고 이동합니다.
같이 놀던 루미랑 헤어졌어요.ㅠㅠ
저는 Bike & Transportation 섹션을 맡았어요. 뭐하는 거냐고요?
참가자들의 손목에 있는 번호와 이곳에서 가지고 나가는 짐 번호가 맞는지 확인하는 역할이죠.
일종의 시큐리티 가드?^^ 다행히 도난이나 그런 사고는 나지 않았고 분실물이 1건 발견되어 사무실로 직행했죠
봉사자들도 들어오는 참가자들을 격려하고 참가자들도 수고한다면서 환한 미소로 답해 주고
그래 이런 게 봉사활동이지! 하고 다시 기분이 좋아졌답니다. 제가 좀 귀도 마음도 펄럭펄럭ㅋㅋ
다들 마지막까지 결승점에 서서 골인하는 참가자들에게 박수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답니다:)
분홍색 티셔츠가 한가족 팀인데 아이가 너무 귀여웠어요!
나름 도촬인데 얼굴을 돌려 버렸네요;ㅁ;
저녁이 되어 일과를 모두 마치고 워싱턴 대학을 떠났습니다. 시원섭섭^^
조용하던 아침에 비해 친해진 뒤라, 사진도 돌리고 수다도 떨며 버스 안이 마치 수학여행 같았답니다.
잠도 별로 안 자고! 썰렁하지만 그래서 sleepless in Seattle였어요ㅋㅋ
천천히 지던 석양이 참 아름다웠어요.
누군가 틀어놓은 영화에서 잔잔한 기타 선율이 흐르고, 하늘은 장및빛으로 물들어 가고..
다들 한숨을 폭 내쉬었어요. 'Beautiful!'
공교롭게도 오늘은 하지였네요. 영어 단어로 뭐더라?
'저가, 가장 낮이 긴 날을 뭐라고 부르죠?'
'하지Solstice라고 하지.'
'아...'
그리고 우리는 다시 한동안 말이 없었어요.
자원봉사는 왜 하는 걸까요? 나라와 지역 사회를위해?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저는 결국 자신을 위해서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 날 하루를 생각하면 정말 행복해 지거든요:)
여러분도 한번 느껴보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