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물었었어요. "넌 (호주) 멜버른에서 어디가 가장 인상깊게 남아?"
흐음... 어딜까. 어디지? 어디??? 고심끝에 나온 대답은 State library!!
제 친구도 여기에 동의했다죠ㅋ
전 처음에 여기가 도서관인지도 몰랐어요~~ 어찌나 건물이 멋있는지!! +ㅂ+
박물관인 줄 알았다니까요. 항상 사람들이 북적북적하는 장소! 양 옆 잔디밭에는 쉬는 사람들로 가득하고~
시내 중심가에 위치해서 눈에 잘 띄어요. (Melbourne central station 역 바로 앞이에요)
안에 들어서면, 왼쪽에 이렇게 서점(!)이 있어요.
생긴 지 얼마 되지는 않았다는데~ 도서관에 있는 서점이라'ㅂ'! 신선한 충격이었달까요.
책 사는 사람도 많더라구요. 아이디어가 좋은 것 같아요^^
오른쪽에는 박물관이 있는데- 뭐 이것저것 있더라구요. (딱히 기억에 남는 건 없는;;)
사진은 찍으면 안된다니까 카메라는 곱게 가방속으로~
안으로 슬쩍 들어가서 오른쪽으로 빠지다 보면 놀이공간이 있어요~
큰 TV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ㅂ+
오오오~ 재밌게 생겼더라구요
위층으로 올라가면 겔러리가 나옵니다!
넓죠~ >_ < P>
인물화, 풍경화 할것없이 전시되어 있어요.
어찌나 분위기 있는지~
가운데 있는 문을 지나가면,
이렇게 커다란 열람실이(!!!!)
저 처음 도서관 갔을 땐 '뭐 이렇게 작아?' 라고 생각했는데, 여기 들어서는 순간 '두둥~' 하는 소리가 들린 것 같았달까요.
우와~ 소리가 절로 나와요!!
게다가 평일, 휴일 상관없이 사람들이 가득해요~!!!!!
여기 가면 친구 하나 둘은 꼭 만난다니까요ㅋㅋ
(저 마지막에 간 날엔 5명을 봤다는-ㅂ=;;)
책장에 가득한 책~~!!!
또 위로 올라가보면, 체스를 위한 공간이 나옵니다!
체스판이 주욱 늘어서 있고, 체스를 두는 사람도 많구요-
체스에 관한 책도 쭈우욱 진열되어 있어요.
혹은 이렇게 책을 보는 사람도 있고 말이에요.
이 공간 안에는 체스에 대한 모든 것이 들어있는 것 같았어요~
도서관의 4층, 5층은(우리나라로 치면 5,6층) 박물관이에요!!
진짜 넓구요, 볼것도 많아요.
무료로 보기에는 미안할 정도로 말이지요~
책의 역사를 옮겨놓은 듯한, 손으로 만든 두루말이 책부터 10년 전 한 작가의 노트북까지.
고지도도 있구요.
그 외에도 각종 책들과-
옛날 모습을 옮겨놓은 모형들과- 만화책까지! 있다죠.
이거 보는데만도 한참 걸렸어요.
그리고 마지막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 ☆
이건 진짜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광경인 줄 알았어요.
웅장한 열람실....!!
와우~ 입이 떡 벌어졌다니까요!! +ㅂ+!!
정말 멋져요. 실제로 보면 더 멋져요!!
입구에서 한참을 넋놓고 있는 사람이 자주 보이죠ㅋㅋ
여기까지- 제가 본 가장 멋진 도서관이었습니다^^
city library 도 소개하려고 했는데, 그것보다 제가 어제 경험한 일을 적고싶어서 뒤로 슬쩍 미뤘어요.
단순히 도서관이라고만 하기에는 부족한, 지적 생산물의 결정체랄까요.
꼭 책 보러, 공부하러 가지 않아도 '관광지'로서의 도서관도 참 볼만해요.
한국사람은 해외에 나오면 도서관에서만 콕 박혀 있는다고, 바깥생활을 안한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었는데요.
이정도 도서관이라면 밖에서 노는 것 만큼 문화적 소양을 쌓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멜번에서 꼭 가봐야 할 곳- 2탄, 비치를 쓰고 싶은데. 하루에 2건 쓰면 안되나 싶어;; 조용히 물러나고요.
그리고 다음은 보너스~!!!
제가 어제 간 병원 응급실!! 방문기입니다.
사실 계획대로라면 지금은 시드니여야 하는데 말이죠.
어제 공항으로 가다가 사고가 났어요.
캐리어가 무거워서 뛰었는데, 캐리어가 넘어지면서 저는 같이 날아가버렸어요. 부웅~ 쿵.
그런데 앞뒤로 있는 무거운 짐 덕에- 넘어진 것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상처가 심해요.
미간은 깊게 쭉 찢어지고. 인중도 푹 파이고. 치아는 세개가 깨졌구요(반쪽이 휑하게 날아가버렸네요;)
입술은 말할것도 없이 퉁퉁 붓고. 피는 철철철 흐르고.
(나중에 병원 갔더니, 너 어제 술먹고 넘어졌니? 이러더라구요. 다들 '넘어져서 이렇게 됐다고?' 하는 반응;)
실컷 맞다가 ko당한 복서의 얼굴이랄까;;;
순식간에 눈앞에 바닥이 보이며 치아가 바스러지는 광경을 본 적이 있나요?
이제 막 여행을 시작하려던 차에 이러니까..;
치아는 보험도 안되는데. 여기는 엄청 비싸사던데. 도로 한국 가야하나. 캐나다는 못가는건가. 비행기표들은 어쩌나.. 걱정이 많았어요.
더 문제는- 내가 시드니를 못가면 줄줄이 다른나라들도 못가는 거였거든요.
시드니-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퀸스타운 - 오클랜드 - 캐나다 벤쿠버.
이게 제 여행 계획이었는데. 하나가 틀어지니까 줄줄이 사탕으로 날아가버리는 거죠.
터미널 앞에서 다친거라 가드들이 뭐라뭐라 하다가 엠뷸런스를 부르고 응급처치만 한 다음, 병원은 택시타고 가기로 했어요.
엠뷸런스 이용하는데 $800 (한화 약 84만원) 래요. 허거거걱;;;
나 걸어갈 수 있다고. 그냥 간다고 했죠;;
그래서 병원 응급실에 갔는데, 아픈 저에게 이것저것 적으라고 시키고.
그것까진 좋은데 거기서 진료받기까지 3시간을 넘게 기다렸어요. 4시간 정도??
치과의사가 없어서, 나중에 따로 치과도 가야하는데 말이죠.
토요일 아침이라 사람도 별로 없더만... 이게 무슨 응급실인가.
나중엔 아픈건 둘째치고 의사 얼굴좀 봤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빨리 치료해야 흉도 덜질텐데 ㅠ_ㅠ
찢어진 상처는 이상하게 변해가고, 치아는 시려오고.
사실 이런 경험은 이탈리아에서도 했었어요.
이탈리아 베니스에 있는 병원 응급실에 갔는데.. 그땐 몇시간이었더라. 5시간 기다렸던가?
사람도 많았고, 병이 심한 사람 순서대로라 오래기다렸던 점은 있었지만요.
어쨌거나 너무 오래걸린다니까요.
우리나라였다면 이정도는 아니었을텐데 ㅠ_ㅠ~~~~
한참을 기다려 미간 3바늘을 꿰메고.
의사 선생님이 저에게 최선의 방법을 찾는다더니, 치과 선생님을 불러줬어요~!!
운이 좋은 거겠죠?? 토요일 오후인데다가 응급실에서 너무 많이 기다려 치아 치료 못받는구나 했거든요.
사실 의사 선생님의 모든 영어를 알아들은 건 아니었어요;;
하지만 그분이 최대한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을 했고, 저도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알아듣기위해 애쓰고.
뭐.. 한국이었어도 의료용어는 알아듣기 어려웠겠죠.
치과 선생님이 와서 진단을 하고(=그냥 보기만 하고) 견적을 내줬어요.
응급치료같은거 안해도 되냐니까 그런거 못한다고;;; (안하는건지 못하는건지)
얼마정도 드냐고 하니까, 대략 $2000 라더라구요. (한화 약 210만원)
보험도 안되는데.... 아흑.
어차피 다친거고. 돈은 들어가고. 최선의 선택을 해야만 했죠.
비행기표 사서 한국으로 가 치료 받는거나 여기서 치료 받는거나 금액은 비슷할 것 같았구요.
그리고 앞니가 다 깨진 채로 살 수는 없잖아요(ㅠ_ㅠ)
전 아직 창창한 나이의 여자란 말입니다!!
그 치과선생님을 따라 치과에 갔어요.
이렇게 개인 병력을 적고-.
우선 사진을 찍고, 컴퓨터로 뭘 한댔는데- 알고보니 사진을 찍어 (어쩐지 뭔가 스프레이를 뿌리더라)
3D 입체화면으로 만든 다음에
어떻게 치아를 새로 만들까 그림을 그리고,
그게 그대로 치아 만드는 기계로 전송되어 내 새 치아가 만들어졌어요. 한번에!!
오오오오~ 신기술이야!!!
호주는 다 낙후된 줄만 알았더니 이건 한국보다 나은듯??
저 여기 오기 전만 해도, 제가 다니던 치과가 그래도 나름 선진화된 치과였는데 언제나 치아 본만 뜨고 있었으니까 말이에요.
(아.그러고 보니 치아가 날아가서 치아 본을 떴다면 제 치아는 통째로 뽑혔을지도;;;)
그렇게 내 새 치아가 만들어지는 광경을 구경했어요.
강한 물살로 돌처럼 생긴 네모를 치아 모양으로 바꿔가고 있었었는데요- 신기했어요.
게다가 굉장히 빠르잖아요!! 몇일 기다려야 하나- 여행은 이제 완전 쫑났구나- 했는데 말이에요.
아래 사진이 제 새 치아 만들어지는 도중이랍니다.
치료를 하다가 갑자기 의사는 블루투스로 전화통화를 하면서 제 치료를 했어요... .....
간호사에게 저거 진짜 중요한 전화에요? 라니까 엄청 중요한 전화라더라구요.(그 전화를 1주일 기다렸다며)
아니 아무리 중요해도 그렇지!! ;ㅂ; 전 뭐가 되나요!!
무서웠죠. 이는 윙윙 갈리고 있지, 말은 못하지, 의사는 전화하면서 치료 계속 하고있지.
그래서 컴플레인 걸었는데 미안하다고만 하고 신경을 안쓰더라구요. 뭐 이런...
그러다가 치아가 생겼는데. 와... 예전의 예쁜 내 앞니가 그리워라 ㅠ_ㅠ!!!!
역시 인공은 자연산만 못해요.
울엄마가 교정에 쏟아부은 돈이 얼만데!!!! 다 날아갔네요.
이렇게.
시드니 가는 비행기는 이미 날아가 버렸고.
전 제대로 빈털털이 되어버렸고.
얼굴은 만신창이가 되고.
그렇지만 이게, 언젠가는 추억이 되겠죠?
살다 보면 이런 일도 있을 수도 있죠. 씩씩하게!! +ㅂ+
어떻게 보면 이 날이 최악의 날이었지만, 더이상 안다친 게 어디냐 싶기도 해요.
순식간에 일어난 일, 이제 와 후회하면 뭐하나요.
계획대로 시드니 갔다가, (최저의 경비로) 뉴질랜드 여행할겁니다!!
이 글 보는 모든 분들~~!! 해외에 있건 한국에 있건, 안다치게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