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온지 어느덧 5개월!
'그동안 뭐했어?' 라고 묻는다면 '놀았는데?' 라고 대답할 수도 있지만 -사실 이것도 맞는 말이지만-
'비즈니스 영어랑 테솔 코스 마쳤어-' 라고 한다지요. (그냥 놀았어- 보다는 낫잖아요ㅋㅋ)
아직도 한국에서 인기를 끌고있는 테솔(TESOL)~
모르는 사람도 많지만 아는 사람은 안다죠?
쉽게 말하면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에게 영어를 영어로 가르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코스' 에요.
영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는 것인 만큼, 기본적인 영어 실력이 있어야 입학이 가능해요.
보통 upper-intermediate ~ Advanced level이 되어야 하는데, 학원마다 자체시험을 보고 있으니
여러 곳에 시험봐서 되는 곳에 가는 경우도 있어요. 하지만 입학이 쉬운 것 같지는 않아요^^;
(전 한국에서 유학원에 '테솔 공부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어볼 때마다 '그건 학생 실력에 달렸어요' 라는 대답밖에 못들었었죠;;;)
입학 후에는 배울때나 가르칠 때 영어를 쓰긴 하지만 - 가르칠 때 쓰는 용어가 어차피 한정되어 있으니까,
반복하다보면 괜찮아요. (책 어디 펴라, 우리 뭐 배울거다 요런 거?)
물론... 배우는 내용이 어렵긴 해요. 네. 쉽지 않아요 -_ ㅜ;
하지만 우선 코스가 시작하면 내치지는 않으니까ㅋㅋ 우선 들어가면 됩니다.
테솔 입학이 어려운데 꼭 공부하고 싶다면 텍솔도 있죠- (테솔과 동일하지만 단지 가르치는 대상이 어린이)
어린애들 대상으로 가르치니까 고급영어가 필요하지 않거든요.
하지만 텍솔 한 친구 말에 따르면 매일같이 귀엽게 자르고 붙이고~ 학습자료 준비하는 게 많이 귀찮다네요-ㅅ-;;
그럼 기간은?
어학원의 4주코스부터 대학의 1년짜리 마스터 코스까지 - 참 다양하죠?
전 10주과정을 들었는데요, 음- 좋았어요. 4주는 짧은 것 같고, 1년은 너무 길고.
(코스 마지막 날이에요. 얼굴은.. 초상권 보호를 위해 모자이크 처리^^;)
TESOL + TKT가 제가 배웠던 코스인데요-
티칭 이론을 배우고 나서 TKT(teaching knowledge test) 시험을 보는거에요.
수료증도 나오고 시험 성적도 나오고 2개가 나오니 좋지 않냐는 어학원 언니의 말이 있었죠=ㅅ=;;
그래서 코스 끝날즈음에 시험을 무려 3일동안이나 봤네요. 시험 덕분에 뭘 배웠나 돌아보는 시간이 되긴 했어요.
사실 테솔 학생은 말할것도 없이 대부분 한국사람이죠. 아니면 일본인이나.
11명 중 8명이 한국사람이었던 저희 반은 반 구성이 좋았죠.
말레이시아, 타이, 토고 사람과 함께했거든요.
(참고로 옆학원은 100%한국인 학생이었는데- 이 부분은 등록할 때 알 수 없는 부분이니..어쩔 수 없겠죠?
하지만 한국인끼리 있으면 학생끼리 한국어로만 대화하게 되잖아요~~)
저도 테솔 배우기 전에 영어과외 했었거든요.
그땐 그저 책 따라가기에 바빴죠~~ 애한테 문법 대충 설명해주고. 책 읽으라고 하고.
그런데 배우고 나니까, 다르더라구요.
가르치는 스킬을 괜히 배우는 게 아니에요!
어떻게 하면 더 간결하고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쉽게 배우도록 만들까- 고민하는거죠.
설명 못해서 뭐라고 하는지 못알아듣는 선생님 있고, 콕콕 찝어줘서 쏙쏙 들어오게 만드는 선생님 있는 그런 식이죠?
제가 봤을 때 정말 중요한 건 '실습시간' 이에요.
아무리 이론을 배우면 뭐하나요~ 실습을 못하면 막상 가르칠 때 못하잖아요.
(사진은 제 친구)
제가 다녔던 학원은 수업 시작 2주차부터 실습으로 내몰더라구요. 아는것도 없는데!!!
밤새 계획 짜서 대사(할 말) 달달달 외우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ㅂ;
실제 학원에 다니는 초급반 학생들 앞에서 방과후 수업처럼 가르쳤거든요.
어찌나 떨리던지!! 한국어로도 어려운데 영어로 해야하잖아요!!
전 미리 같은 집 사는 애들한테 가르치고, 학원 가서 또 가르치고- 2번씩 했다니까요.
그래도 하다 보니까 다 늘더라구요~ 하하핫
가장 난관은 제가 모르는 부분을 질문하는 학생!! 이었긴 하지만요.
그때는 '자 지금은 수업중이니까 끝나고 나중에 알려줄게' 하면서 슬쩍 피하는 스킬이 필요하죠ㅋㅋ
마지막에는 실제 수업에 들어가 1시간동안 학생들을 가르쳤는데, 저 잘했다고 칭찬들었어요ㅋㅋㅋ
공식적으로는 4시간 실습인데, 비공식적으로는 그 이상이죠.
할때마다 피드백을 주니까 단점도 고치고, 친구들 가르치는 거 보면서 또 배우고.
진짜 할수록 는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더라구요~
그런데 다른 학원을 보니까 9주 내내 이론 공부하다가 마지막 10주차에 실습 1시간 있대요;;; 허걱.
아니 그건 좀;;; 너무 부족하지 않나 싶은 거 있죠.
다 마치고 난 지금은-
가르치는것에 흥미가 없었다가, 그 가르치는 맛을 좀 알았달까요?
이게 의외로 재미있더라구요.
하지만 '이력서에 한줄 넣기 위해, 영어 좀 한다는 증거'로 하는 테솔은 반대하고 싶어요.
테솔이 정말- 누구 가르칠 것 아니면 아무짝에도 쓸데가 없거든요.
배우는 영어라봤자 티칭용어고, 어떻게 하면 쉽게, 잘 가르칠까 이런거밖에 얘기 안하니까~~~
이걸 어따 써먹어요. -_-;;;
수업시간에 영어 안가르쳐줘요. 니가 영어 가르쳐라- 이거지.
영어는 그저 공부를 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해요.
가르칠 거 아닌 분들은 차라리 아이엘츠나 캠브리지 코스를 공부해서 시험 점수를 따시길.
진심으로 말하건대- 돈낭비 시간낭비에요.
그래도 여기에 관심있는 분들 있다면 꼭! 배울 수 있길 바랄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