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루야렐입니다. 요즘 한국은 날씨가 많이 풀렸다고 하던데, 몬트리올도 요즘 제법 따뜻해졌답니다.
하지만 따뜻해진 날씨와 그닥 달갑지 않은 손님이 함께 찾아왔는데, 바로 스노우 스톰!
체감온도는 겨우 영하 15도 정도밖에 안되지만,
강한 바람과 함께 눈이 내리는 날씨는 차라리 좀 더 추워도 좋으니 눈이 안 왔으면- 하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게다가 그냥 STORM도 아닌 LARGE STORM SYSTEM 이네요.
구체적으로 경고까지! 15~30cm 정도의 눈이 강한 북풍과 함께!
저도 왠만하면 이런 날에 외출은 자제하고 싶었지만,
수요예배에 가야했기 때문에 용기를 내서 밖으로 나왔답니다.
버스를 타려다 험난한 날씨 때문에 지하철을 타고 가기로 했는데...지하철에서 내린 후가 문제더군요.
평소에 지하철 역에서 교회까지 10분이면 걸어갈 수 있었는데
이 날, 저는 무려 30분동안 눈보라를 헤치고 교회까지 걸어갔답니다.
캐나다에서 눈은 수직이 아닌 수평으로 내린다고 친구들과 농담으로 말한 적이 몇 번 있는데
정말 바람이 너무 심해 눈이 옆으로 내리더라구요.
버스정류장은 버스가 자주 다녀서 눈을 금방금방 치우는데,
길 상태가 안 좋으니 평소같았으면 5대도 넘게 서 있어야 하는 버스가 달랑 2대 뿐이더군요.
이 곳은 제법 큰 길이라 그래도 눈 치우는 차가 한 번 다녀가서 인도가 제법 말끔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모든 인도가 이렇게 깔끔하진 않지요.
옆 차도와 대조될 정도로 지저분한 인도입니다.
마음같아선 차도로 걸어가고 싶지만,
혹여 교통사고가 날 지도 모르니 좀 걷기 힘들고 불편해도 인도로 꿋꿋하게!
이런 날엔 내리막길을 내려오는 차들이 경적을 자주 울리는데요,
이건 자신이 브레이크를 잡더라도 눈 때문에 제대로 못 멈추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주위 차들에게 조심하라고 알리는 것입니다. 신나서 혹은 비켜! 이런 뜻으로 울리는 게 아니에요.
크고 번화한 도로는 눈 치우는 차들이 부지런히 눈을 치워 깔끔합니다.
하지만 도로는 깨끗해도 그 주변은 아수라장이 되지요.
그리고 요렇게 건물 앞은 눈을 나중에 치우기 때문에 지나갔던 차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빨간색 동그라미 안을 자세히 보시면 눈 치우는 차를 보실 수 있어요.
불도저처럼 생겨서 눈을 밀어내는 차인데,
처음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눈 치우는 차가 여러대 함께 붙어있는 것을 보실 수 있을거예요.
눈보라가 아름답게 인도를 막아놓은 풍경입니다. 저런 길을 걸을 때마다 정말 집이 간절히 그리워져요.
그럼 큰 도로와 작은 도로의 차이점을 살짝 보실까요.
제법 큰 도로는 그래도 눈을 치워놓아 차들이 잘 다닙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작은 골목으로 들어가면 저렇게 눈을 좀 더 적게 치워놓아 차이가 여실히 드러납니다.
오우, 누군가 쌓인 눈 위에 주차를 하려다 포기하고 나간 흔적이네요.
눈 치우는 차가 지나가고 나면, 주차된 차들의 주인은 눈 치우는 차가 밀어놓은 눈을 치우느라 고생한답니다.
하지만 주차하기 위해서 쌓인 눈을 치우는 것보단 조금 덜 힘들다고 생각해요.
전 예전에 눈을 무척이나 좋아했는데...
캐나다에 와서, 이렇게 몇 번씩 스노우 스톰을 경험하니 눈이 그닥...좋다고 말은 못하겠더라구요.
그래도 가끔 바람이 적게 부는 날 예쁘게 내리는 눈을 보면 역시 아름답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스노우 스톰을 경험하고 싶으신 분이 있으시다면
겨울철의 캐나다 동부 혹은 서부의 캘거리 지역을 강하게 추천해드릴게요.
그럼 여러분, 건강 유의하시고 다음에도 재밌는 이야깃거리 들고 찾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