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크리스마스 잘 보내셨나요?
전 크리스마스 아침부터 일찍 병원에 다녀왔답니다.
병원 건물 치고 제법 그럴싸해 보이나요? 이 곳은 Royal Victoria Hospital과 Montreal Neuro, 그리고 McGill University Health Centre 가 모두 합쳐져 있는 곳이랍니다.
파란 간판에 영어와 불어로 McGill University Health Centre 라고 써 있군요.
Center가 아닌 Centre? 오타로군. 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는데, 캐나다는 불어와 영어가 공존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몇몇 영단어들은 불어식으로 표기가 된답니다.
ex) Colour = Color, Centre = Center 이런 식으로요.
눈이 잔뜩 쌓여있네요, 하지만 환자분들이 다치시면 곤란하기 때문에 인도와 차도의 눈은 말끔히 치워져 있어 너무 좋았답니다. 지난 밤 내린 비가 눈을 녹였고, 곧바로 다시 추워진 날씨로 인해 길이 빙판이 되어버려 병원까지 가는 게 너무 힘들었거든요.
역시 크리스마스라 그런지 병원도 한산합니다.
중환자가 아닌 이상, 크리스마스 하루 정도는 집에 돌아갈 수 있다고 하네요.
병원 로비에도 알록달록한 크리스마스 트리가 놓여져 있습니다.
병원 곳곳에 크리스마스 장식이 되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제가 병원에서 제일 자주 가는 봉사활동 Department도 화려하게 문을 장식해놓았네요.
옆에 걸려있는 갈색 폴더에는, 봉사활동을 하기 원하는 사람들이 Sign-Up을 하는 곳이에요.
워낙 신청자가 많아 인터뷰도 해야하며 제출해야하는 서류도 까다롭답니다.
각 문 마다 나름 신경 쓴 크리스마스 장식이 되어있지요?
이제 저는 저 방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비밀번호를 잊어버리면 큰일이라 늘 비밀번호를 적은 종이를 갖고 다닙니다.
비밀번호를 누르면 문이 열려 들어갈 수 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봉사활동자들 전용 락커가 보입니다.
전용 락커에는 자신의 ID를 나타내는 이름과, 봉사활동자라는 태그가 붙어있는 가운이 들어있습니다.
이것을 입지 않으면, 일반인은 못 들어가는 병원 제한구역을 돌아다닐 수 없어 제일 먼저 병원에 도착하면
탈의실에 들어가 가운으로 갈아입어야합니다.
겨울철 독감 예방주사를 맞은 봉사활동자들에겐 저런 뱃지도 줘서,
환자들에게 백신을 맞은 봉사활동자란 것을 알려줍니다.
참고로 봉사활동자들에겐 병원측에서 무료로 백신을 제공합니다.
그럼 가운으로 갈아입고 어딜 가서 무엇을 해야할까요?
저는 병원측에서 크리스마스에 2시간만 캐롤을 연주해달라는 부탁을 받아 크리스마스에 병원에 간 것이었어요.
그래서 병원에서 제공해 준 키보드를 가지고 선물을 나눠주는 산타와 함께 각 병실을 돌아다니며 캐롤을 연주했답니다.
아쉽게도 그것에 대한 사진은 없는데, 제가 전자제품을 하나도 가지고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에요.
요로코롬 키보드를 가지고 복도를 따라 돌아다니며 복도에서 혹은 병실에서 캐롤을 연주하면
산타가 환자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식이었답니다.
집에도 돌아가지 못할 정도로 많이 아픈 분들이 계셨는데, 캐롤을 듣고 많이들 즐거워해주셔서 너무 보람있었어요.
이것저것 많은 음악을 들고 가길 잘했단 생각이 들었답니다.
크리스마스의 시작을 이렇게 봉사하며 시작했더니, 제 이번 크리스마스는 좀 특별하게 느껴지더군요.
여러분은 어떻게 크리스마스를 보내셨나요?